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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산딸나무
순결한 흰색꽃빛 숲속의 천사



6월 숲의 주인공은 단연 산딸나무이다. 층층나무나 쪽동백 혹은 때죽나무도 그 나무들의 때가 이르렀을 때엔 그러했지만 이제 숲엔 산딸나무의 순결한 흰 만이 눈길을 잡는다. 나무 전체를 모두 희게 뒤엎은 그 깨끗한 아름다움을 그 누가 흉낸들 낼 수 있을까.

산딸나무는 층층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이 지는 큰키나무이다. 활엽수로 이루어진 좋은 숲의 살지만 산딸나무를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것은 숲 가장자리이다. 볕을 받으며 펼쳐진 가지에서 꽃들이 가득 달리기 때문일 것이다.

산딸나무는 갈피를 이루고 줄기가 달리는 수형이나 타원형의 잎이 잎맥이 잎의 모양을 따라 나란히 발달하며 진초록이 반짝이며 아주 예쁜 것이 층층나무나 말채나무를 아주 많이 닮았다. 알고 보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형제나무니까.

하지만 꽃만큼은 아주 다르게 달려진다. 두 나무의 꽃들이 작아서 쟁반모양을 만들어 모여 달리지만, 산딸나무는 그냥 보기에는 꽃 한송이의 크기가 어린아이 주먹만한 큼직하고 개성있게 생겼으니 말이다.

그런데 만일 산딸나무의 꽃잎이 몇장이냐고 물었을 때 4장이라고 하면 이는 잘못이다. 우리가 꽃잎이라고 생각하는 그 희고 멋진 부분은 바로 포(苞)라고 하는 식물의 기관이기 때문이다. 조금 어렵다면,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산딸나무의 꽃들은 아주 작다. 우리가 산딸나무의 꽃을 보며 수술이 모여 있으려니 생각하는 꽃의 중간에 둥근 부분이 바로 수십 송이의 꽃들이 모여 달려 있는, 말하자면 꽃차례(花序)이다. 많은 꽃들이 모여 달려도 지름이 1cm남짓이니 가뜩이나 우거진 초여름 숲에서 눈에 잘 뜰일 리가 없어 생겨난 부분이 바로 이 흰색의 포이다.

식물학적으로는 꽃잎에 달려 있는 것은 꽃받침이지만 꽃차례 밑에 달려 있어서 포라고 부른다. 꽃잎이 극복할 수 없는 문제를 포가 대신 발달하여 그 누구보다 크고 화려한 꽃나무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자신의 결점을 극복하고 다른 특징을 개발하여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 멋진 성공을 거둔 나무이다.

꽃이 지고 나면, 아니 꽃가루받이가 잘 이루어진 순간부터 포는 그 기능을 상실하고, 꽃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둥근 부분이 열매로 익어간다. 열매 역시 작은 열매들이 모여 산딸기 같은 하나의 둥근 열매모임을 만들어 다는데, 하늘을 향해 달린 딸기 같은 그 모양이나 붉은 빛깔이 꽃 못지 않게 멋지다.

산딸나무라는 이름은 바로 이 열매의 모양이 산에서 자라는 큰 나무에 딸기같은 열매가 달린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들매나무, 박달나무, 쇠박달나무, 미영꽃나무라고도 한다.

물론 조경수로 많이 쓰인다. 전세계적으로 몇 종류의 산딸나무들이 있어 미국과 같은 서양에서도 인기가 높다. 산딸나무의 꽃빛은 흰색이지만 더러 그 끝에 분홍빛이 돌기도 하고 이를 잘 선발하거나 아니면 열매의 크기를 아주 큼직하게 하여 가을까지 아름다움을 즐기도록 조경수품종을 연구하는 학자도 있다.

한때는 이 나무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만든 나무라고 하여 파동을 겪은 일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믿음 대신 외형을 쫓는 사람들에게 경고하듯 잘못된 이야기임이 알려졌다. 하지만 신의 뜻은 이러한 쉬운 변심에 진실된 마음이 중요함을 알리듯, 4장의 포를 열십자 모양으로 만들어 나무 한 가득 수백송이의 십자가를 달아 놓았다. 굵은 나무를 켜서 대패질한 나무표면 역시 희고 깨끗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단단하고 질기므로 옷감을 짜는데 필요한 북을 만들거나 농기구, 자루, 망치, 절구공이 등을 만든다. 이름에 나타나듯 붉은 열매는 먹을 수 있고 꽃과 잎을 야여지라 하며 약으로 쓰기도 하는데 지혈과 수렴의 기능이 있다고 한다.

태풍이 스쳐지나간 흔적으로 마지막 절정을 이루었던 산딸나무의 자취가 흩어질까 안절부절이다. 지금.

입력시간 : 2004-06-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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