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신간안내] 법의 힘·확장된 표현형 外
■ 법의 힘 / 자크 데리다 지음 현대 해체철학의 근간을 마련한 프랑스 철학자 데리다가 정치적ㆍ윤리적 문제에 대한 자신의 철학적 입장을 명료하기 밝힌 책이다. 데리다의 저작 중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임에도 그의 주저 중 하나로 꼽힌다. 책에 실린 두 편의 강연이 발표된 시기는 1989~90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사회주의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붕괴하던 때다. 20세기가 종언을 고하고 정치적 근대성이 해체되면서, 법과 정치에 대한 새로운 문제 설정이 절실히 요구되던 때이기도 했다. 데리다는 이 강연으로 자신에게 가해졌던 니힐리즘, 혹은 공적인 책임 의식 없는 사적인 지적 유희라는 비판을 일소했다. 책에는 데리다의 강연과 함께 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발터 벤야민의 글 ‘폭력의 비판을 위하여’도 함께 실었다. 역자 진태원은 난해하기로 소문난 데리다 데리다 철학의 주요 개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용어 해설을 권말에 실어 도움을 준다. 문학과지성사 발행ㆍ1만2,000원. ■ 자연달력 제철밥상 / 장영란 지음 저자 장영란은 서강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사회운동, 대안교육운동에 뛰어 들었다가 농사꾼의 삶을 선택해 지금은 전북 무주에서 가족 전부가 자급 농사를 짓고 있는 이다. ‘자연 달력 제철 밥상’은 그렇게 자연과 함께 하는 한 해의 먹거리 생활을 풀어 놓고 있다. 저자가 10여 년 농사를 지으며 알게 된 것은 우리의 전통 달력이 음력은 물론 양력에 육십갑자까지 썼기 때문에 자연의 흐름에 가장 가깝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입춘은 2월 5~6일쯤이라 겨울 기운이 한창일 때지만, 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분명 땅에서 꼼지락거리는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 이런 자연달력에 따라 무농약은 갬?무경운 농업이라 해서 전혀 땅을 갈지 않고 지은 농산물로 만든 제철 음식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대표적인 된장, 밀가루는 물론, 채집 경제로 얻은 나물 등으로 그가 차려보이는 밥상이 푸짐하다. 들녘 발행ㆍ9,500원. ■ 한국 최고경영자 100인의 좌우명 / 이인석 지음 ‘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의 좌우명이다. 이 말은 원래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범은 병든 것처럼 걷는다(鷹立如睡 虎行似病)’는 ‘채근담’ 중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맹수는 기회가 올 때까지 조는 듯 앓는 듯 있는 것 같지만 일단 기회가 오면 반드시 그것을 낚아 챈다. 한편으로 강한 것은 평소에는 조용하고 부드럽다는 뜻도 된다. 이 책은 소설가 이인석이 국내 대표적 기업의 창업주, 경영자들의 좌우명을 모은 것이다.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했던 ‘경주 최부잣집’으로 불리는 백산상회 최준 창업주, ‘맨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는다’를 좌우명으로 삼았던 교보생명 신용호 창업주 등 기업인들의 성공 철학과 인생관이 짧지만 큰 울림이 있는 좌우명에 담겨 전해진다. 청년정신 발행ㆍ1만2,000원.
입력시간 : 2004-08-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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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