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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즐겁다] 봉화 청량산
수묵화에 핀 연꽃이 이러할까
12봉우리의 빼어난 산세, 꽃술에 해당하는 청량사


어풍대에서 바라본 청량사 전경

곳곳에 기암절벽이 우뚝우뚝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청량산((淸凉山ㆍ870m)은 낙동강 상류에 그려진 한 폭의 수묵화다. 조선시대 지리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밖에서 보면 다만 흙묏부리 두어 송이 뿐이나, 강 건너 골 안에 들어가면 사면에 석벽이 둘러 있고, 모두가 만 길이나 높으며 험하고 기이한 것이 이루 형용할 수 없다’고 그 비경을 찬탄하였다. 또 주세붕은 기행문 <청량산록>에서 ‘단정하면서도 엄숙하고 밝으면서도 깨끗하며 비롯 작기는 하지만 가까이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청량산이다’며 청량산의 기품을 표현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구름으로 지은 산문, 청량사. 청량산 봉우리는 흔히 육육봉(六六峯)이라 불리는데 이는 빼어난 12봉우리를 말하는 것으로 주세붕이 처음 붙인 것이다. 청량산엔 어깨동무하고 늘어선 암봉들과 잘 어울리는 절집이 깃들어 있다. ‘구름으로 산문을 지은 청정도량’이라는 청량사(淸凉寺)다. 절집과 산이 멋들어지게 조화를 이루었다. 최근 불사를 했음에도 청정도량이라 불리는 데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로 정갈하다.

청량산 열두 암봉 한가운데에 연꽃처럼 자리잡은 청량사(淸凉寺)는 663년(신라 문무왕 3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설도 있다. 본전인 유리보전(琉璃寶殿ㆍ경북유형문화재 제47호)은 모든 중생의 병을 다스리는 약사여래불을 모신 전각. 부처님은 종이를 다져 만든 ‘지불(紙佛)’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지금은 금칠을 했다. 전쟁 때 불에 타서 폐사가 된 문수전의 문수보살과 명부전의 지장보살을 옮겨 약사여래불 좌우에 모셨다. 현판은 청량산으로 피신을 왔던 공민왕의 친필이라 전한다.

유리보전





금탑봉 중간 절벽 아래에 있는 응진전(應眞殿)은 원효대사가 머물렀다는 암자다. 유리보전에 비하여 소박하지만 금탑봉과 잘 어우러진 전망이 아주 빼어나다. 남쪽의 축융봉을 바라보는 전망이 좋다.

청량사에서 응진전으로 넘어가는 길목의 어풍대(御風臺)는 산과 절집 감상의 최적지. 청량산 12대 중 이렇게 조망이 좋은 명당을 찾기도 힘들다. 여기에 서면 누가 봐도 ‘산은 연꽃이고, 절터는 꽃술’이라는 사실을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이러한 맑은 정기 때문일까. 청량산은 명필, 명문, 석학과 유독 인연이 깊다. 우선 최치원의 유적지인 고운대와 독서당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치원이 마시고 머리가 맑아졌다는 총명수(聰明水)는 이젠 입술 대기도 어려울 정도로 지저분하다.

김생이 10년간 글공부하던 김생굴엔 9년 공부한 후 하산하던 김생에게 부족함을 일깨워줘 10년을 채워 공부하게 만들었던 청량봉녀의 전설이 전한다. 청량산에서 글씨를 연습하여 입신의 경지에 도달한 김생의 글씨는 이름 그대로 당대의 제1인자였다. 그가 쓴 불경 40여권이 청량산 연대사(蓮臺寺)의 불당 내에 보존되고 있었으나 어느 때인가 없어지고 말았다고 한다.


- 청량산의 아름다움에 반했던 퇴계 이황.

신라명필 김생이 10년간 글시 연습을 했다는 김생굴.

청량산과 가까운 곳에 살던 퇴계 이황은 청량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스스로 호를 ‘청량산인’으로 이름 짓고 벼슬 후 이 산에 머물며 후학을 가르쳤다. 청량사 아래의 오산당(吾山堂)이 그러한 장소다. 또 남쪽의 축융봉엔 공민왕이 1361년에 홍건적의 침입을 피해 쌓은 청량산성과 공민왕이 은신한 공민왕당 등 많은 역사적 유적지가 있다. 주민들이 매년 공민왕┯?지낸다.

청량산 입구인 낙동강변에 자리한 청량산 박물관은 봉화의 문화유산과 자연환경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봉화의 역사ㆍ민속ㆍ문화재 관광지, 특산물 등을 소개하는 봉화홍보관이다. 또 청량산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모든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청량산 산행은 매표소(054-679-6321)를 지나 청량산휴게소 500m 앞의 ‘입석’에서 시작한다. 입석∼오산당∼내청량사∼정상∼보살봉∼김생굴∼응진전∼입석 원점회귀코스는 약 3∼4시간이 걸린다. 자세한 사항은 봉화군 홈페이지(www.bonghwa.go.kr)를 참조하거나 문화관광과(054-679-6394)에 문의.

■ 여행정보

* 별미: 청량산과 가까운 봉성면은 돼지숯불구이로 유명한 곳. 암퇘지 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소나무 숯불에 석쇠로 구우면서 소금으로 간을 하면 고기가 연하면서도 쫄깃쫄깃해진다. 또 비린내도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름이 빠진 고기에 솔향기가 스며들어 아주 담백하다. 두리봉식육식당(054-673-9037), 봉성숯불식당(054-672-9130) 등 20여 곳이 있다. 2인분(500g) 8,000원.

* 숙식: 청량산 입구의 청량산휴게소(054-672-1447), 청하식당(054-672-1385), 산성식당(054-672-1133) 등의 식당은 민박도 함께 친다. 이외에도 민박집이 여럿 있다. 명호면 소재지의 이나리 강변 유원지에도 민박집이 많고 낙동강 강변을 따라 야영할 만한 곳이 있다.

* 교통: 중앙고속도로 풍기IC→5번 국도→영주→36번 국도→봉화→918번 지방도→봉성→명호→35번 국도→청량산. 영남지방에서는 남안동IC→5번국도→안동→35번 국도→와룡→도산→청량산.

입력시간 : 2004-08-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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