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관리가 키 크기의 8할

[이태후의 웰빙보감] 잘 자라기 위한 조건 (1)
성장기 관리가 키 크기의 8할

우리나라와 멕시코 간의 올림픽 축구경기를 보면서 승리의 감동과 함께 우리나라 선수들의 평균 신장이 정말 크다는 것을 다시 알았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청소년들의 최대 관심은 키인 것 같다. 얼마 전 한 재수생과 상담을 한 기억이 난다. 자신의 키가 175센티인데 180센티를 넘으려면 어떻게 방법이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옛날 같으면 별로 걱정 할 필요가 없는 키임에도 요즈음은 다들 크니까 자신의 키가 작다고 생각한 것이다. 성장은 효율적으로 관리해준다면 선천적인 원인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후천적인 원인으로 잘 자라지 않는 경우에는 미리 그 원인을 알고 성장시기별로 관리만 잘해 주면 성장 예정치까지 클 수 있다.


① 잘 안 먹는 아이

아이가 별 이상 없이 잘 크지 않는다면 일단 아이의 식 습관부터 잘 살펴보자. 잘 먹지 않는다면 키가 잘 자라지 않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잘 먹는 아이가 건강할 뿐만 아니라 키도 쑥쑥 잘 자라는 법이다. 우리 몸의 성장과 발육 속도는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영양 섭취에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영양은 성장에 영향을 주는 환경 요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키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성장에 가장 좋은 식생활이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무기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엄마들만큼 아이 영양을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 기운을 쏟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밥을 잘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키가 크는 건 아니다. 아이들의 키를 위로 쑥쑥 늘일 수 있는 음식이 따로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이들이 싫어하는 음식에 키를 크게 하는 성분들이 아주 많다. 예를 들면 단백질 콩 두부 우유 칼슘 야채 등이다. 반면 라면이나 햄버거 피자와 같은 패스트푸드는 키 크는 데 방해되는 음식이므로 피해야 한다.

내 아이가 별 이유 없이 잘 크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우리 아이의 식단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부터 꼼꼼하게 점검해 보자. 그리고 먹는 것은 잘 먹는데도 성장이 잘 안되거나 밥맛 자체가 없고 먹기 싫어하는 것이 어려서부터 심하거나 밥만 먹으면 화장실 가는 아이들은 먹은 음식의 흡수기능이 약해서 에너지로 바뀌지 않는‘비기허’증의 경우이니 전문적인 한방치료를 요한다.


② 운동하기 싫어하는 아이

나의 진료실를 찾는 아이들에게 “운동 좋아하니?”라고 물으면 대부분 “움직이는 거 별로 안 좋아해요.”라고 대답한다.

대개 키가 크지 않는 아이들은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많은 데 그 이유는 성장호르몬 때문이다. 잘 움직이지 않으면 기순환이 좋지 않고 동시에 성장 호르몬 분비도 잘 안되므로 키가 안 큰다. 성장 호르몬(Human Growth Hormone)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성장 호르몬은 체내를 순환하면서 뼈 연골 등의 성장과 지방의 분해를 촉진시키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킨다.

따라서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운동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앞으로 얼마나 키가 클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직접 이어진다.

병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운동만 꾸준히 해도 운동을 하지 않는 아이보다 많게는 20센티미터 정도까지 더 클 수 있다. 즉 적당한 운동은 성장판을 자극해 키 성장에 도움을 주고 또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운동을 시작한 지 30분 정도가 지나면 성장 호르몬의 분비량이 최대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너무 무리한 운동은 몸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운동 강도는 자신의 운동 능력의 70퍼센트 정도를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또 매일 40분 이상 운동을 계속해야 성장 호르몬을 만드는 데 효과가 있다.

키 크는 데 효과적인 운동은 맨손체조를 비롯 축구 수영 배구 농구 테니스 줄넘기 등이 있으며 체력에 비해 운동량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에는 오히려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무엇이든지 적절하게 하는 중용의 도가 필요하다.

입력시간 : 2004-08-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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