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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있는 집] 전라도 향토 음식점 <쑥굴레>
쑥내음 가득, 쫄깃한 맛 '3대'



할머니의 손 맛은 어머니에게 전해지고 어머니의 손 맛은 자식에게 전해진다고 한다. 특별히 배우지 않고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결국엔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어 내려 올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그렇지만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음식의 맥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뿐더러 어려운 살림에 그저 입에 풀칠이나 하던 시절에 궁중이나 반가 음식을 지키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도 근근이 그 맥을 이어오는 곳들이 있어 가끔씩 작은 감동이 되기도 하고 그 감동이 은근한 뿌듯함을 주기도 한다.

압구정동에 자리한 ‘쑥꿀레’는 그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다.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어 만들어 낸 개성 만점의 신조어처럼 들리지만 이는 우리나라 전통 음식의 이름이다. 주인 오정희씨의 어머니가 50여 년 전 상품화 시킨 것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 홀로된 어머니가 자식 뒷바라지할 요량으로 집에서 만들어 먹던 쑥꿀레를 판 것이 그 시작이었는데 이미 목포에서는 쑥꿀레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본래 쑥꿀레는 경상도 음식이지만 오 사장의 어머니가 목포에 식당을 내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지금의 압구정점은 오정희씨의 조카인 김숙란씨가 맡고 있다. 오랫동안 일본에서 사는 동안 몇 대째 우동집이나 라면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느낀 것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할머니가 이루어 놓은 것들을 그냥 놔두면 영영 사라질 것 같은 불안함에 쑥꿀레를 맡게 되었다.

쑥꿀레는 쑥으로 찰떡을 만들어 흰팥 앙금과 한데 뭉친 떡의 한 종류. 봄기운이 움트는 3월 삼짓날에 만들어 먹던 음식이다. 조청에 찍어 먹는데, 열무 김치와도 제법 잘 어울린다. 하나하나 손으로 빚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정성이 많이 필요하지만 절대 기계로는 낼 수 없는 맛이다. 김치와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지만 젊은 손님들은 애피타이저 또는 디저트로 찾기도 한다. 낙지 비빔밥과 오징어 떡볶이 등과 함께 쑥꿀레를 함께 곁들이면 색다르다.

모든 재료는 목포에서 공수하며 최상급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인공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낙지 비빔밥은 곱게 갈은 땅콩 콩 깨 등을 넣어 만들어 웰빙 메뉴로도 손색이 없다. 낙지뿐만 아니라 오징어 떡볶이떡 조차도 모두 목포에서 가져온다. 쑥꿀레를 찍어 먹는 조청 역시 직접 만들어 내놓는다. 남들이 보면 요란스럽다고 할 정도로 정직하게 하는 것이 쑥꿀레를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절대 이러한 원칙은 바꾸지 않을 생각이란다.

* 메뉴 : 쑥꿀레 4,000원, 낙지 비빔밥 8,000원, 오징어떡볶이 5,500원, 소고기떡볶이 6,500원, 국수류 5,000원.

* 영업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10시 30분.

* 찾아가는 길 :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 아이스베리 뒤 건물 1층. 02-3444-2818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


입력시간 : 2004-08-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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