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성? 예민한 성격? 뚱보?

[이태후의 웰빙보감] 잘 자라기 위한 조건 (2)
야행성? 예민한 성격? 뚱보?

아이의 키 문제로 한의원을 찾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나는 아이의 성장 치료에 앞서‘키가 크지 않는 원인’을 알게 하도록 노력한다. 왜냐하면 성장 치료에 있어서 의사가 할 수 있는 부분 외에도 부모와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성장이 지연되는 습관이 대체 무엇인지’를 알고 스스로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원인을 알고 병을 고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성장 치료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주에는 ‘운동하지 않는 아이’와 밥 안 먹는 아이’에 대하여 언급했고 이번 주는 다른 여러가지 성장 장해 경우에 대해 알아본다.


- 잠을 늦게 자는 아이

칭얼대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살도 안 찌고 잘 크지 않는 이유를 옛 어른들은 잠을 잘 못 자서라고 했다. 아이가 짜증을 많이 내면 밤에도 숙면하기 어려워 자주 깨기 쉽고, 이런 수면 부족은 성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키 성장에 꼭 필요한 성장 호르몬은 사람이 자는 동안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

또 요즈음 아이들은 부모의 생활패턴이 늦게 자기 때문에 늦게 자는 경우도 많다. 또 게임을 하거나 채팅을 하면서 밤늦게까지 안자는 아이들도 많다. 잠을 많이 자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 때나 많이 잔다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성장 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시간은 보통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이므로 부모는 가능한 저녁 10시가 넘으면 씻고 잠자리에 누워서 잠을 청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보통 잠이 들고 난 약 한 두 시간 이후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최고조에 이른다. 잠이 들고 난 이후에도 이보다는 적지만 세 시간 간격으로 성장 호르몬이 파동성 분비를 한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10시 이전에 자고, 자는 동안 깊은 숙면을 취해야 키 성장에 꼭 필요한 성장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지게 된다. 아이가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저녁 늦은 시간에는 불을 끄고 TV나 라디오도 모두 꺼야 할 것이다.


- 짜증이 많고 스트레스 잘 받는 아이

무딘 아이보다 예민한 아이가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더 받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혼자서 잘 노는 아이가 키도 쑥쑥 크게 마련이다.

중추신경계가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치고 시상하부는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는 성장 호르몬 방출 호르몬 및 성장 호르몬 방출 억제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스트레스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결국 성장 호르몬 분비 억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많이 받으면 성장 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든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신체적인 질병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밝고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심리적인 위축은 몸을 이루고 있는 조직의 위축을 가져오고 이로 인해 아이는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가정 불화나 부모의 사랑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아이를 억압하는 주변 환경은 아이의 정서 발달뿐 아니라 성장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정서발달을 위하여 좋은 음악 (비트가 강한 메탈음악보다는 ‘바하’ 같은 클래식음악이 좋다고 한다) 등을 자주 들려 주며 먹는 것과 자는 것의 리듬을 규칙적으로 하도록 도와준다.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은 기본이지만 밥은 세끼를 꼬박꼬박, 잠은 가능하면 밤12시를 넘지 않도록 하며, 운동은 힘들지 않은 정도로 하루 40분 이상 꾸준하게 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 뚱뚱한 아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비만 인구가 늘어나면서 소아 비만도 급증하는 추세다. 소아 비만은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춘기를 앞당기는 등 간접적으로 성장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성장 호르몬이 불필요한 지방 대사에 소모되어 성장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므로 비만이면서 키가 크지 않는 경우에는 체중 감량을 유도하고 대사량을 늘려주어서 비만한 몸을 재조정함으로써 부피성장을 길이 성장으로 바뀌도록 해야 한다. 살 빼야 건강해지고 키가 크게 되므로 아이가 지나치게 비만한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살을 빼도록 하여서 정상적인 호르몬 대사가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입력시간 : 2004-09-01 15:20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