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후의 웰빙보감] 생존의 법칙


이라크 파병 문제로 말들이 많다. 복잡한 외교적 문제는 일단 접어 두자. 이 사건은 국민 개개인에게, 이제는 국제 사회에서 우리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는 항상 미리 준비하고 방어해야만 한다는 현실을 새삼 일개웠다.

이 같은 사정은 우리 몸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는 여러 질병 인자, 즉 병인(病因) 가운데서 나의 생명에너지가 그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한 결과이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는 항상 몸 안에서의 내공을 다져야만 (몸안의 정미로운 기운이 충만해야만) 밖의 나쁜 기운이 감히 침범하지 못하고 혹 침범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생존의 전투에서는 항상 정기(精氣)를 보강해야 하며, 만약에 약간이라도 문제(병)가 생긴다면 반드시 ‘허’한 것을 살피고 보강해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진리이다. 이 말과 너무나도 흡사한 한의학적인 표현이 있어서 적어 본다

정기존내 사불가간(精氣存內 邪不可桿), 사기소주 기기필허 (邪氣所注 其氣必虛) : 자신의 정미로운 기가 체내에 잘 저장되어 있으면 질병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반대로 병이 들었다는 것은 반드시 몸의 어느 곳에서인가 허약한 부분이 있는 증거이다.

예나 지금이나, 또 질병을 다스리는 것이나 정치적인 것이나 사회적인 것이나 반드시 어떤 갈등을 문제로 삼는다. 밖으로 드러나는 현상은 보이지 않는 투쟁의 결과이며, 특히나 건강과 관련해서 ‘항상성’(우리 몸이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컨디션(精氣)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좋은 컨디션(최상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하고들 많이 묻는다. 그런데 그것을 묻는 분들의 속사정을 조금 더 캐보면 대부분 자기 자신의 ‘현재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음주를 과다하게 즐긴다거나, 흡연이 지나치다. 또는 수면 장애를 호소하시는 분, 긴장과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고 있다는 등의 호소다. 대개는 건강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아직은 큰 문제가 나지 않으니까 버티고 있는 것이다. 내 몸의 ‘생체 방어 전선’에 무언가 중대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으면서 몸이 힘들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걱정과 관심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최상의 건강은 어떻게 만들어 나가고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그 답을 무언가 새로운 것에서 찾기를 원한다. 그러나 원래 진리는 가까이 있는 법이다. 기계도 일정한 간격으로 닦고 조이고 적절한 움직임을 해 주어야 이상이 없듯, 우리 몸도 항상 일정한 리듬을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연일 계속되는 과로에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음주를 하면서 늦게까지 잠을 안 자고 다음 날 아침에 식사를 건너 뛰게 되는 생활을 한다면 제일 좋지 않은 생활 패턴으로 꼽을 수 있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여야 우리 몸의 적절한 생체 방어 기전인 면역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법이다. 그 것은 우리가 생존하기에 꼭 필요한 조건이다.

가끔 똑같은 음식을 먹었는데 누구는 탈이 나고 누구는 아무렇지 않은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혹은 독감이나 눈병이나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인 경우, 개개인에 따라 고생을 하거나 아무런 이상이 없이 넘어가고 하는 경우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 몸의 저항력이 최상의 상태일 때와 그렇지 않은 상태일 때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특히 요즘같이 스트레스가 많은 시절에는 우선적으로 자기 관리를 통하여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존을 할 수 있는 최상의 방어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생존을 위하여 필요한 때이다.

입력시간 : 2004-09-0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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