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 곳'에서 맛 보는 본토 딤섬

[맛이 있는 집] 중화요리전문점 <노독일처>
'오직 한 곳'에서 맛 보는 본토 딤섬

중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는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자장면이나 탕수육처럼 중국 요리인 듯하면서도 지극히 한국적인 음식도 드물다. 사실 중국 요리는 지지고 볶는 것을 기본으로 할 뿐 지역마다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다. 그 중 만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장면을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아시아 국가에서 서민적인 음식으로 사랑받는 메뉴다. 그 이름이 딤섬, 만두, 짜조, 춘권 등 각기 다르게 불릴 뿐, 만두가 갖는 편안하고 부담없는 이미지는 같다. 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피를 만들어 그 안에 고기나 야채 등을 넣고 찌거나 튀기면 되므로 만드는 방법도 간단한 편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해 딤섬은 만두를 포괄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딤섬은 ‘점심(點心)’의 광둥 식 발음으로 중국 고대 농경사회에서 농부들이 하루의 고된 농사일을 마치고 한데 모여 차를 마실 때 차만 마시는 것이 밋밋해 간단하게 곁들일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중국인들이 손쉽게 즐기는 군것질거리라고 할 수 있다. 그 종류만 200여 가지에 이르고 조리 방법도 튀기거나 찌거나 굽는 등 무척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 딤섬을 제대로 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지만 신사동에 자리한 ‘노독일처’ 정도라면 기대를 하고 찾아가볼만 하다. 노독일처(老獨一處)는 ‘오로지 한 곳’이라는 뜻. 대부분의 메뉴는 여느 중식당과 다르지 않지만 딤섬만큼은 본토 방식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시켰다.

주인을 비롯한 요리사들이 하얼빈, 옌타이, 선양 등 중국 본토에서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믿음이 간다. 포청천개봉만두는 노독일처에서 자체 개발한 것. 만두소 안에 스푼 가량의 육수가 스며들어 있어 입 안에 넣는 순간 톡 하면서 촉촉함이 배어나온다. 만두소에 첨가한 오렌지즙의 향도 은은하다. 단, 육수가 뜨거우므로 혀를 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포청천만두 외에도 부추만두, 수타만두, 찹쌀떡탕 등의 딤섬이 더 있다.

모두 주문이 들어오면 빚기 시작하므로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건관자새우완자는 새우를 다져 만든 볼에 관자를 입혀 한 입에 쏙 들어가도록 만들었다. 영양 만점인 관자의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면 요리 역시 기계가 아닌 손으로 전부 뽑는다. 주방도 두 군데로 나뉘어져 1층 주방에서는 면류, 지하에서는 요리류를 만드는 본주방이 있다.

* 메뉴 : 포청천개봉만두(10개) 5,000원, 부추딤섬(5개) 10,000원, 수타딤섬(5개) 10,000원, 군만두 4,000원, 건관자새우완자 26,000원~40,000원, 면류 3,000원~9,000원, 밥류 5,000원~10,000원, 점심 코스 12,000원(2인 이상 주문 가능)
* 영업 시간 :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추석, 구정 당일만 휴무.
* 찾아가는 길 : 3호선 신사역 5번 출구, LG주유소 지나 도보로 약 5분 소요. 02-517-4552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4-09-15 11:04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