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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후의 웰빙보감] 카리스마와 질병


요즈음 우리사회에는 고집 세거나 목소리가 큰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의견들을 무시하고 드러날 문제가 뻔한 일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주의적 사회풍조 때문인지 아니면 흑백 논리에 익숙해 타협점을 찾는 데 미숙해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결과를 보면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고집은 질병 치료에서도 드러난다. 환자는 보통 몸이 아프면 자기 증세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불안감을 느낀다. 또 병이 위중할수록 의사 입장에서 보면 환자들은 변덕이 심하다. 때문에 의사는 처음 진료할 때부터 환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치료 전후 상황을 설명해주고 지속적인 환자 습관교육 즉 환자관리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할 전문가인 의사가 간혹 환자입장에 끌려가는 경우도 있다. 환자 본인이 결론을 내리고 자기방식대로 치료해 줄 것을 요구해 의사를 곤혹스럽게 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대개 환자는 질병에 대해 무지한 채 설익은 전문가 행세를 한다. 특히 환자 스스로 자기 확신이나 독선에 빠져 있으면 어떻게 설명을 해도 고집을 꺾기가 어렵고 이런 환자들에게는 종종 의사가 환자의 요구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런데 과연 그 결과는 어떨까?

극단적인 경우를 예로 든다면 종기를 치료하는데 아프다고 종기의 뿌리를 캐지 않고 표면만 치료하면 병을 치료할 수 없는 것과 같이 환자의 어설픈 의학상식에 기초한 요구에 따라 가다 보면 병의 뿌리를 뽑지 못하고 병을 더 악화시킬 수 밖에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라는 의사는 불안해 하는 환자에게는 강한 자신감과 치료될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 주어야 하고, 지나치게 자기 교만과 확신에 빠져 있는 환자에게는 알고 있는 상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확인시키고 단호하게 질병의 근본을 제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에 의사는 일단 진단을 통해 판단이 서면 환자의 잘못된 상식이나 요구에 흔들리지 않아야 병을 고칠 수 있다.

우리사회의 지금 시끄러운 문제들도 이 경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분야에나 전문가가 있다.

국가의 질병을 다루는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의사가 보기에 훌륭한 환자는 자신의 몸에 대한 궁금증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기 증상이나 과거 병력 같은 것을 메모해서 주치의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주는 사람이다. 불필요한 환자 자신의 의견이 아니라 현재의 증상과 과거력에 대한 설명을 바탕으로 정확한 진단을 하게하고 치료의 예후를 잘 판단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충분한 정보 제공은 의사가 양질의 진료를 하는데 필요한 요소 이다.

반대로 의사는 아픈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환자에게 정확히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충분하게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환자는 불필요한 자기 고집을 세우기 일쑤이고 의사는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진료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의사의 전문성을 인정해 자기 질병 치료를 위한 해법에 귀기울이고, 의사는 환자가 신뢰하고 따라올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하는 노력이 있어야한다.

독선에서 벗어나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고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은 질병 치료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필요할 것이다.

입력시간 : 2004-09-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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