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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마타리
가을을 가을답게 만드는 황금물결



보름 아니 한 달전 쯤 되었을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아주 조금씩 감지하기 시작한 그 즈음부터 눈에 뜨이기 시작한다. 사실 이 즈음이면 여름 꽃은 이미 져버리거나 시들하여 이미 제 빛을 잃었고 가을꽃은 아직 제 때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므로 그 빈 시간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마타리가 더욱 의미있는지도 모르겠다.

깊고 깊은 백두산자락에서 부터 칡덩굴이외에는 자라지 못할 척박한 산에까지 혹은 들판에서도 언제나 우리의 눈길을 기다리며 피어나는 노란 마타리. 작은 꽃을 가졌지만 어른의 허리쯤까지 꽃대를 높게 올려 내서는 무리지어 피어나는 마타리들이 파란 하늘을 이고 바람에 살랑이며 여름과 가을을 완벽하게 이어주는 모습 이 계절에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광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마타리의 매력은 그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가녀린 줄기를 가졌으면서도 질긴 생명력을 느끼게 해주는 마타리를 자세히 살펴 보면 매우 독특한 꽃차례를 가진다. 아래에 달리는 꽃자루는 길고 위쪽으로 갈수록 점차 작아져 위쪽에서는 그 끝에 매달린 작은 꽃송이들이 일직선을 이루고 피어난다. 식물학적으로는 이러한 꽃차례를 산방화서라고 부르는데, 그래서 마타리가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 노란색의 역삼각형이 수없이 반복되는 기하학적인 구성인데 그 어울림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느껴지니 새삼 자연의 신비로움이 느껴지곤 한다.

마타리는 마타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평상시에는 다른 풀과 섞여 잘 돋보이지 않지만 늦여름부터 1~1.5m정도로 키가 쑥 올라와 예의 그 특별한 꽃차례를 매단다.

이 마타리는 이름도 매우 독특하다. 왜 마타리가 되었을까? 이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지게 된 연유가 씌여 있는 기록도 없으니 답답한 마음이다. 혹 알고 계신분이 있다면 연락을 바란다. 한자로는 뿌리에서 콩??는 냄새가 난다하여 패장(敗醬)이라고도 하고 들판에 피는 노란색 꽃이라 하여 야황화, 황화용아, 야근, 여랑화 등으로 불리운다. 우리 말로는 강양취, 가양취, 미역취(이 이름은 미역취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식물이 있으므로 그렇게 부르면 잘못된 것이다.) 등이 있다.

‘취’라는 글자가 붙어 있는 우리 말 이름을 두고 짐작했겠지만 마타리는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 어린 싹을 나물로 무쳐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요 쌀과 섞어 나물밥을 지어 먹기도 하고 기름에 볶아 먹기도 한다. 단 쓴맛이 약간 있으므로 물에 우려서 이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꽃대가 올라온 밑에 다음해에 커나갈 어린 싹들이 이미 올라와 있는데 이 나물 역시 아주 좋은 산채가 된다.

마타리는 약용식물로도 널리 이용된다. 간을 보호해 주고 진통, 해독, 배농 등에 효과가 있으므로 각종 간기능장애와 위장의 통증, 대하증 등 부인병에 처방한다고 한다.

관상용으로도 이용되지만 오밀조밀한 정원에 심기에는 키가 너무 크고 야성적이라는 나의 생각이다. 이 마타리가 정말 좋다면 정원에는 키가 작아 아담하고 노란꽃이 조밀하게 달려 훨씬 강렬한 금마타리나 돌마타리가 좋다. 하지만 식물체에는 그리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편이어서 보기에 좋아 심기에는 결점이 된다.

마타리가 피워낸 꽃송이들이 만들어낸 황금빛 물결과 함께 어느새 가을이 우리 곁에 다가서 있다.

입력시간 : 2004-09-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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