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신간안내] 연탄·신경제 이후 外


::::: 책꽂이 :::::


▲ 연탄 / 김지하 등 지음

시인 김지하 안도현,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소설가 이순원 방현석 신경숙, 영화배우 오지혜, 방송인 임백천, 화가 황주리, 드라마작가 노희경 등 각계 인사 24명이 연탄불을 가운데 놓고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6월 발족한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이사장 변형윤)에 힘이 되고자 각자 연탄에 얽힌 추억을 털어놓았다.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은 매년 연탄 100만 장을 모아 저소득 가정, 북한 동포에게 전달하기 위해 발족한 단체.

김지하는 유독 가스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도 만들지만 온기로 사람을 살리는 연탄의 모순의 미학을 발견하고 “바로 그 연탄이 곧 분단된 나라, 흩어진 겨레, 황량한 한반도에 대해 죽음 속에서의 살림의 불이 되기를” 기원한다. 안도현은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시 ‘너에게 묻는다’를 쓰게 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문학동네 발행ㆍ8,000원.


▲ 살아있는 우리 신화 / 신동흔 지음

자신을 버린 부모를 구하러 저승세계로 떠나는 바리, 작은 가슴에 우주를 품어 안는 들판의 딸 오늘이, 사랑을 찾아 불구덩이에도 뛰어드는 자청비, 거친 바다든 광활한 대륙이든 거침 없는 영웅 궤네깃또, 목이 잘린 채로 눈 부릅뜨고 불의에 항거하는 양이목사. 이들이 누구인지 아는가? 서양, 중국 신화에 밀려 잊혀졌던 우리 신화의 주인공들이다. 오랜 세월 겨레의 가슴 속에 희망으로 살아 숨쉬어 왔던 그들이다.

신동흔 건국대 국문과 교수는 구전 민간신화, 무속신화에 우리 민족의 본원적 표상이 담겨있다고 보고 지역ㆍ구전자에 따라 차이가 나면서도 가장 원형에 가깝다고 판단한 25편의 이야기에 78명의 주인공들을 불러냈다. 그들은 화려한 서양 신화나 기괴한 중국 신화의 신들과 달리 소박하고 친근하다. 그들에게는 또한 유난히 고난과 시련이 많다. 현재는 신이지만 원래는 인간이었던 존재의 특성이다. 한겨레신문사 발행ㆍ1만3,000원.


▲ 4의 규칙 / 이안 콜드웰, 더스틴 토머슨 지음

‘다빈치 코드’가 올해 한국의 독서시장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또 한 편의 흥미로운 역사추리소설이 번역됐다.

소설의 수수께끼는 실존하는 책 속의 책인 ‘히프네로토마키아 폴리필리’. 서양의 초기 인쇄물 중 가장 귀중하면서도 판독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이 책은 1499년 베니스에서 출간돼 세계에 260권 정도의 사본이 존재하는데, 그 중 한 권이 소장된 프린스턴대가 작품의 배경이다. 아직도 신비의 베일에 가려있는 이 책의 저자인 프란체스코 콜론나는 누구이며 그가 책을 쓴 의도는 무엇인가를 대학 졸업반 학생들이 추적한다. 르네상스 미술, 건축학, 묵학 이야기가 의문의 살인사건과 얽혀 종횡무진 펼쳐진다. 흡인력 있는 지적이고 고급한 추리물이다. 단짝 친구인 두 저자는 각각 프린스턴대, 하버드대 졸업을 앞두고 그들의 우정을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정영문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발행ㆍ전2권 각 권 8,000원.

::::: 신간안내 :::::

- 신경제 이후
저널리스트 더그 헨우드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신경제'(New Economy)로 추앙 받던 미국의 정보 기술 중심 경제 호황 이면에 숨겨진 허구와 환상을 고발한다. 이강국 옮김. 필맥 발행ㆍ1만3,000원.


- 본성과 양육
'게놈'. '이타적 유전자' 등의 저서로 알려진 매트 리들리의 신작. 인간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등 본성 대(對) 양육의 오랜 논쟁을 소개하고 '양육을 통한 본성'을 주장한다. 김영사 발행ㆍ1만7,900원.


-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실상사 전 주지로 지금은 전국을 탁발 순례하고 있는 도법 스님의 글 모음. 한국 불교의 문제는 출가자들에게 있으며 승단의 변화가 있어야만 불교가 세상에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주장. 아름다운 인연 발행ㆍ1만1,000원.


- 돈과 인간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화폐의 변천사, 권력과 결탁한 돈, 종교를 움직이는 돈의 힘, 사기 등 돈의 위력과 인간 탐욕이 빚어낸 역사적 사건들을 다뤘다. 독일 경제학자 클라우스 뮐러 지음. 이마고 발행ㆍ1만5,000원.


- 뭉치의 38가지 행복 비결
사람보다 개가 낫다? 강아지 '뭉치'의 행동을 통해 행복의 비결을 알려 준다. 씩씩하게 짖어라, 뛰어 넘을 ?없다면 기어서라도 들어가라 등. 내용과 어우러진 삽화도 유쾌하다. 샘터 발행ㆍ8,000원.


입력시간 : 2004-10-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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