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영웅' 스즈키 이치로


스즈키 이치로(30.시애틀 매리너스)가 2일 미 메이저리그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우자 일본 열도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치로가 메이저 리그 시즌 259안타를 기록한 이날, 경기를 생방송중인 NHK뿐 아니라 일본의 각 TV방송은 자막 방송을 통해 ‘낭보’를 전했다. 3일자 일본의 스포츠 신문은 이치로 관련기사로 도배를 했으며, 각 방송사 역시 이치로 관련 특집 프로그램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한 달여 전부터 이치로의 최다 안타 기록을 카운트다운한 일본의 각 방송사는 기록을 달성하기 2~3일 전부터 매리너스의 경기가 열리는 지역을 생방송으로 연결해 현지 표정을 전하는가 하면, 홈 구장인 시애틀의 표정을 일본 안방에 리얼타임으로 알렸다.

또 이치로가 일본 프로야구와 첫 인연을 맺었던 오릭스의 홈인 고베 표정은 물론 미국 야구 팬들의 반응과 이치로의 기록을 보도한 쿠바 언론도 소개했다.

그를 가르친 지도자의 회고와 각계 인사의 축하도 이어졌다.

이치로의 고교(나고야 전기고) 시절 감독은 “매일 밤 늦은 시간까지 혼자 연습을 해 밤이면 운동장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오릭스 팀 선수 기숙사 사감이었던 이라카와 케이이치로우는 “이치로는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혼자서 훈련했던 연습 벌레였다”고 말했다.

또 오릭스의 카와무라 켄이치로우 타격 코치는 “이치로의 현재 타격 감각이 최고조가 아니다”면서 “언젠가 이치로 자신의 기록을 다시 갈아 치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이즈미 일본총리는 “천부의 재능은 물론 남보다 많은 노력 끝에 대기록을 달성한 이치로 선수는 정말로 위대하다”며 “그에게 어떤 칭찬을 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축하했다. 고교 졸업 후 1992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 입단한 이치로는 94년부터 1군의 주전 선수가 됐으며 94~96년 MVP, 94~2000년까지 골든 글러브 영예를 안았다.

미국 진출 첫 해인 2001년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 겸 MVP를 거머 쥐기도 했다. 99년 말 일본 TBS 아나운서 출신인 후쿠시마 유미코와 결혼한 이치로는 미 메이저리그 진출 후 ‘눌변’이지만 영어에 능통한 아내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졌다.

최하나 해외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10-08 11:27


최하나 해외칼럼니스트 songchoi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