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챙겨야 할 해외여행 필수품해외여행·장기출장자의 출국전후 건강상태 종합관리말라리아 등 풍토병 감염, 사전접종으로 80% 이상 예방

[클리닉 탐방] 삼성서울병원 <여행의학클리닉>
꼭 챙겨야 할 해외여행 필수품
해외여행·장기출장자의 출국전후 건강상태 종합관리
말라리아 등 풍토병 감염, 사전접종으로 80% 이상 예방


삼성서울병원 여행의학전문의 송재훈 교수가 해외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감염성 질환과 풍토병의 예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임재범 기자

여행의학(Travel Medicine)이란 해외여행 중 생길 수 있는 건강상 문제를 연구하고 예상되는 질병에 대한 예방법과 대응책을 제시해주는 진료 분야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서울병원이 1995년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 여행의학클리닉(www.samsunghospital.comㆍ과장 송재훈 교수, 담당 백경란 교수)은 해외여행객과 출장자들의 예방진료를 위한 대표적인 전문 클리닉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몇 해 전 탤런트 김모 씨가 촬영을 위해 동남아로 갔다가 말라리아에 감염, 사망한 사건은 관련 클리닉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전문의들은 여러 풍토병중 말라리아와 장티푸스는 사전접종을 통해 80%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풍토병은 미리 준비해 대책을 세우면 문제가 없지만 생각 없이 나섰다가는 허탈하게 당할 가능성이 높다. 황열의 경우 100% 예방할 수 있는 질병. 그러나 몇 해 전까지 국내에서는 대학병원에서조차 해외 풍토병에 대한 전문 진료는 황무지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항생제 내성 감시를 위한 아시아연합(ANSORP)’을 조직해 세계 의학자들과 함께 관련분야의 연구활동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삼성서울병원 송재훈(감염내과) 교수다. 그런 점에서 송 교수가 주축이 되어 운영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여행의학 클리닉은 해외여행이나 장기출장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출국 이전부터 귀국 후까지 전기간에 걸쳐 건강을 전담하는 산실이다.


- 여행객 불안감 최소화

송 교수는 “출국 4~5주전 예약을 한 후 병원을 방문하면 건강진단과 함께 결과를 통보해준다”면서 “영문 건강증명서와 여행대상국의 풍토병에 대한 예방과 진료 등 모든 지원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빈발하는 질병의 종류와 주의사항, 응급상황 시 대처요령, 긴급연락처를 수록한 여행의학 안내서를 지급함으로써 여행객의 불안감과 불편을 최소화 하고 있다. 귀국 후 검진과 장기체류자를 위한 특별검진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스템은 여행전후 모든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송 교수는 “그 동안 여행의학 클리닉에서는 응급상황 시 현지 의료기관 연결과 귀국 후 말라리아ㆍ뎅기열 등 열대성질환 치료로 많은 인명을 구했다”면서 “해외여행 계획이 섰다면 건강부터 챙기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행의학 클리닉은 환자들의 신뢰에 힘입어 개설 당시인 95년(8월~12월)에는 196명에 불과했지만 99년에는 3,000명, 2003년에는 5,000명을 훌쩍 넘어 반향이 높다.

해외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즐거움만큼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여행 중 건강이다. 평소 지병이 있는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낯선 곳에서는 몸을 상하기 쉽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연구결과를 보면 열대지역을 여행하는 여행객 중 50%는 건강상 문제가 생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약40%는 여행자 설사라고 불리는 세균성 장염을 경험했다. 특히 6%는 침대에 드러누울 정도로 증상이 악화, 제대로 여행을 하지 못했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해외여행 시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건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여행지역이 어디인지, 기간은 얼마인지, 여행지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평소 건강상태는 어떤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유명 휴양지나 대도시로 간다면 큰 문제가 없다.


- 오지여행 시 치밀한 건강계획 세워야

그러나 배낭여행이나 선교활동 등 오지로 간다면 보다 치밀한 대책을 셀裡?않으면 후회하기 십상이다. 특정 지역에서 유행하는 풍토병 대부분은 세균이나 기생충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지역별로 보면 아프리카ㆍ동남아시아ㆍ중남미는 풍토병을 조심해야 할 대표적인 곳이다. 이런 지역에서 유행하는 풍토병은 전파경로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벌레나 모기에 물려 생기는 질환으로 말라리아ㆍ뎅기열ㆍ황열ㆍ일본뇌염ㆍ수면병ㆍ리슈마니아증이다. 음식이나 물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는 여행자설사ㆍ이질ㆍ장티푸스ㆍ콜레라ㆍ주혈흡충증이 있고, 성 접촉에 의한 AIDSㆍ매독도 조심해야 한다.

이 중 말라리아는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 중의 하나인데, 아프리카 전지역과 동남아시아 대부분 및 남미에서 많이 발생하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이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여행의학 클리닉을 찾아 대책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지역, 기간, 일정 등을 검토한 후 약을 복용해야 한다. 보통 여행 1주 전부터 시작해 여행 중, 그리고 여행지역을 빠져 나온 후 몇 주동안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물갈이 설사라고도 부르는 여행자 설사는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객 3~4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이나 물을 철저히 가려먹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며 증세가 심하다면 항생제를 복용한다. 중부 아프리카나 열대 남미지역에 있는 황열은 예방주사 한번으로 10년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필수다.

송 교수는 “감염성 질환으로부터 안전하게 여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지역에 어떤 질병이 유행하고 있는지 먼저 알고 떠나야 한다”면서 “여행의학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풍토병 예방뿐만 아니라 특수 상황에 대한 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특히 평소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라면 장시간 비행기를 탈 때 인슐린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알아야 한다. 또 심장병이나 만성호흡기 질환자라면 응급상황 발생에 대비해 적절한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송 교수는 “해외여행은 국내여행과 달라 사전준비 없이 ‘괜찮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떠나기보다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대책을 세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여행의학 클리닉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외래에서 주2회(화, 목)운영하며 송재훈 박사와 백경란, 오원섭 교수가 진료한다.(02)3410-3114

◆다음호에는 ‘사시 한방치료’편이 소개됩니다.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건강의료전문기자


입력시간 : 2004-10-13 11:25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건강의료전문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