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성 사시 치료, 불가능에 도전현대의학으로 치료 불가 분야. 침술과 한약으로 증상 개선

[클리닉 탐방] 김중호 한의원 <사시 한방치료>
마비성 사시 치료, 불가능에 도전
현대의학으로 치료 불가 분야. 침술과 한약으로 증상 개선


흔히들 눈을 ‘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그 사람의 눈을 보면 속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이상한 느낌을 주는 눈이라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시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김중호한의원(원장 김중호ㆍhttp://kjh.doctor.co.kr)은 한방으로 사시를 치료하는 남다른 노하우로 호평을 받고 있다. 한방외관학회장과 경희대 분당한방병원 안이비인후과 과장을 역임한 김 원장은 지난 1992년부터 전국 한의학 학술 대회 등에서 7차례에 걸쳐 사시의 한방 치료 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김중호 원장은 “ 사시는 한방에서 침 치료와 한약 복용을 병행해 치료한다”면서 “ 침 치료의 경우 눈 주위 경혈(經穴ㆍ침을 놓는 부위)을 주로 사용하고 약물 요법은 간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열을 내리게 하며 풍을 제거하는 방법(平肝淸熱祛風)이나 풍담을 제거하고 잘 소통 시켜(祛風濟痰 舒筋通絡) 증상을 개선한다”고 말했다.

눈은 오관중의 하나로 시각을 담당할 뿐 아니라, 생리 병리적 측면에서도 인체 내부 장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눈을 오륜(五輪)과 팔곽(八廓)으로 구분하며 안과 질환이 발생되는 원인에 대해 내부 장기 활동이 부족하거나 너무 지나친 경우로 보고있다.

- 뚜렷한 원인규명 안된 사시

사시는 어린이로부터 성인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환자 분포를 이룬다. 원인은 유전적 배경에서 비롯된다고 하지만 뚜렷하게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진단 기준은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한쪽 눈이다. 정상적인 눈이 어느 고정된 물체를 응시하는 동안 다른 눈동자가 안(내사시) 밖(외사시) 위(상사시) 또는 아래(하사시)로 몰려 있다면 사시로 진단한다.

김 원장은 “ 한방에서는 사시 질환을 소아통정(小兒通睛), 목편시(目偏視), 신주장반(神珠將反), 동신반배(瞳神反背), 타정(墮睛) 등이라 부른다”면서 “소아 통정의 경우 공동성 사시에 해당하며 신주장반 동신반배 타정 등은 마비성 사시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소아통정은 어릴 때부터 안구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사시를 말하며 발육 상태가 불량한 허약 체질의 아이가 근락(筋:눈 주위를 지나가고 있는 경락의 일종)이 약할 때, 눈이 풍열(風熱)로 손상을 받아 뇌근(腦筋)이 긴축되었을 때, 경기(驚氣) 또는 밝은 불빛을 바라보아 안구 근육이 막혔을 경우에 발생한다. 신주장반이나 동신반배 타정 등은 정기(精氣)가 부족하거나 체내의 열로 인해 풍담(風痰)이 발생, 기혈순행에 장애로 근맥(筋脈)이 손상을 받았을 때 또는 중풍후유증(뇌손상)으로도 발생한다.

생후 6개월~3세라면 침을 자극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하며 4~5세 이상은 침을 15~20분간 유침(침을 경혈에 꽂고 있는 방법) 시키고 한약 복용을 병행한다. 소아 사시의 경우 사시쪽의 시력이 대부분 떨어지는데, 한방치료시 시력의 향상으로 양쪽 눈의 시력차가 차차 좁혀지며 장기간 (약1년~ 2년) 치료를 하면 사시쪽의 안구위치가 가운데로 교정이 된다.

치료경과에 따라 간혹 둘로 보이던 물체가 하나로 보인다. 치료 시 안경사용은 가급적 피하고 있으나, 계속 사용한 환자라면 단계적으로 줄여 차츰 안경을 사용하지 않게 하고 있다. 선천성으로 발생해 10~20년 이상 오래된 사시의 경우에도 증상 회복이 가능하다. 다만 한쪽으로 치우친 안구나 운동 제한 회복은 가능하나 시력 회복은 미진한 편이다.

장기간 사시로 인한 안면 근육의 위축도 한방 치료를 통해 미용상 불균형된 상태를 약간 회복시킬 수 있다. 마비성 사시는 발병일로부터 치료 기일이 빠를수록 회복되는 정도나 치료율이 높다. 원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급성의 경우 적어도 4~6개월 내에 치료가 가능하며 만성으로 오래됐더라도 부분적인 회복은 된다.

김중호 원장이 사시환자의 치료진행 자료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 임재범 기자

침과 약물 요법은 안과 영역에서 사시질환 뿐만 아니라 안검하수, 안검경련, 근무력증, 약시 또는 안면 마비의 경우에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마비성 사시’의 경우, 한방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원장은 지난 92년부터 마비성사시 환자를 약물과 침으로 치료해 오고 있다. 한약은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갈근을 주약재로 사용하며 침은 눈 주변에 있는 6개 근육을 풀어 줘 증상을 개선한다.

- 한의학계 사시 치료의 일인자

김 원장은 지난 92년 12월 경희의학 제 8권 4호를 통해 ‘마비성 사시 환자의 한방 치험 3례’를 발표한 이래 그 다음해부터 같은 학회지에 ‘안검하수 및 마비성 사시 환자의 한방치험 1예’, ‘ 마비성 사시 환자의 한방 치험 5예’ 등 지금까지 마비성 사시와 소아사시에 대한 임상 결과를 지속적으로 발표, 한의학계에서는 사시 치료의 일인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 마비성 사시의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교통사고 후유증 등 외부 충격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 한방 치료를 4~6개월 받은 환자의 경우, 대부분 치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기억하는 환자 중 대표적인 사람은 내원 당시 28세였던 A모(남)씨. 어느날 운전을 하면서 출근을 하는데 시력에 아무런 이상이 없던 그에게 어지러움증과 함께 시야가 뿌옇게 보이면서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기 시작한 것.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마비성 사시’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아무리 치료를 받아도 호전기미를 보이지 않아 치료를 중단했던 그는 한방 치료를 받은 후 증상이 개선되어 6주일 만에 치료를 끝냈다. 그리고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1개월간 혼수상태로 있다가 사시가 온 30세 환자의 경우 신경 외과 치료로도 증상개선이 불가능했으나 4개월간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김 원장은 “마비성 사시는 현대의학적으로는 치료를 할 수 없지만, 한약을 복용하면서 침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면서 “침 치료의 경우 초기에는 매주3~4회, 중기에는 주2회, 말기에는 주1회 시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치료를 받은 가장 고령의 환자는 68세.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몇 주만에 개선할 수 있지만 오래된 경우라면 6개월~1년은 잡아야 한다.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건강의료전문기자


입력시간 : 2004-10-19 17:49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건강의료전문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