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지중해의 맛과 향이 그대로

[맛이 있는 집] 그리스 음식 전문점 <산토리니>
담백한 지중해의 맛과 향이 그대로

아테네 올림픽 열기에 힘입어 그리스 음식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꽤 많아졌다. 올림픽 기간 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그리스를 포함한 지중해 음식이 소개되며 호기심을 자극한 것도 한 몫 거들었다. 유럽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이탈리아나 프랑스 요리에 비해 그리스는 음식보다는 쪽빛 바다와 갈매기 떼가 날아다니는 신비한 모습으로 기억된다.

다시 말해 그 신비감은 막연하다는 얘기도 된다. 그렇지만 한 나라를 이해하는 데 음식만큼 중요한 코드도 없다는 전제로 접근한다면 그리스 음식은 꽤 흥미롭다. 어떻게 보면 이렇다 할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이는 모든 이들이 그리스 음식을 좋아한다는 얘기로 해석 할 수 있기 때문. 향이 너무 강하다거나 매운 음식을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는 보편타당(?)한 음식이라고나 할까.

지중해 기후에서 잘 재배되는 올리브와 그 기름은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며 맛을 부드럽게 해준다. 올리브유는 불포화지방으로 비타민과 철분이 많아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샐러드에도 올리브유를 듬뿍 곁들일 정도로 그리스음식을 이야기 할 때에는 올리브를 빼 놓을 수 없다.

고기도 좋아하지만 바다와 접해 있어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도 발달했다. 대부분의 요리들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꾸밈이 없다. 가장 일반적인 음식은 바베큐의 일종인 기로스(Gyros)와 꼬치 요리인 수블라끼(Souvlaki), 담백한 맛이 일품인 무사까(Mousaka) 등이다.

이태원에 자리한 산토리니(Santorini)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현지인이 직접 요리를 하는 그리스 전문 레스토랑이다. 요리사인 사파리카스 코스타스(Safarikas Costas)는 올 4월 한국에 오기 전까지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그리스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메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애피타이저로 샐러드와 사가나끼(후라이팬을 이용해 굽거나 튀긴 요리)를 비롯해 주요리로 기로스와 수블라끼, 무사까, 그릴드 치킨, 양갈비, 미트볼 등을 맛볼 수 있다.

무사까는 언뜻 라자냐와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맛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무척 담백하다. 감자 양파 토마토 고기 가지 등을 함께 볶은 뒤 크림, 치즈 등으로 씌운 요리로 로제 와인과 잘 어울린다.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원두를 곱게 갈아 끊여 마시는 그리스식 커피로 입가심해도 좋다.

흔치 않은 그리스 와인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정책적으로 개발, 홍보된 프랑스나 이탈리아 와인에 비해서는 지명도가 떨어지지만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3000년 경부터 와인이 생산되었을 정도로 그 역사가 깊다. 여러 가지 포도를 함께 섞기 보다는 단일 품종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각 지방에서 생산되는 포도의 맛과 향을 살린 것이 그리스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그리스에는 포도 종류만 300여 종에 이른다고. 산토리니는 그리스 와인 수입 전문업체인 리쿼 타운(031-916-7905)으로부터 와인을 공급받고 있다.

* 메뉴 : 짜지끼(요구르트에 마늘을 넣은 소스) 6,000원, 문어 샐러드 11,000원, 호리아띠끼 살라따(그리스식 샐러드) 10,000원, 새우 사가나끼 13,000원, 띠로삐따꺄(치즈파이) 7,000원, 기로스 17,000원, 수블라끼 17,000원, 그릴드 치키 16,000원, 무사까 15,000원, 미트볼 15,000원. 음료 3,500원~4,000원, 그리스 와인 30,000원 대.
* 찾아가는 길 :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KFC 골목으로 들어간 뒤 좌회전.
* 영업 시간 : 오후 12시부터. 연중무휴. 02-790-3474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4-10-20 16:46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