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신간안내] 말·말·말, 삼국지 오디세이 外 ▲ 말ㆍ말ㆍ말 / 권오문 지음 부제 ‘대한민국사를 바꾼 핵심 논쟁 50’. 해방 이후 지금까지 벌어진 대표적 논쟁 50가지를 정리했다. 논쟁으로 본 한국 현대사라 할 만하다. 1부 ‘분단과 통일, 그리고 미완의 논쟁’에서는 해방 공간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던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논쟁과 좌ㆍ우 갈등을 드러내는 논쟁들을 보여 준다. 임정과 인공의 주도권 논쟁, 미군을 해방군와 점령군으로 각각 파악한 시각 차, 한국전쟁 남침설과 북침설 등이 대표적이다. 2부는 문화계와 학계의 논쟁. 순수ㆍ참여 논쟁, 민족문학 논쟁, 김동리와 이어령의 논쟁으로 비화된 신ㆍ구세대 갈등, ‘자유부인’ 파동, 양주동과 이숭녕의 향가 해석 논쟁 등이다. 3부에서는 종교계의 갈등, 현실 참여 논쟁 등을 다뤘다. 4부에서는 세계화, 인간복제, 안락사, 가족법 개정, 일제 잔재 청산 등 바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을 정리했다. 저자는 권오문 세계일보 논설위원. 삼진기획 발행ㆍ1만5,000원.
강영주 상명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에 대한 20여 년 연구 성과를 결산한 평전이다. 해방 이후 월북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그늘에 가려져 있었던 홍명희의 생애와 사상을 본격적으로 조명했다. 한국 근대 작가들 가운데 양반 출신은 극히 드물며, 특히 왕조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체험하며 성장한 작가로는 홍명희가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벽초가 1928년부터 13년간 신문에 연재한 소설 ‘ 임꺽정’에서 조선시대 양반가의 풍속과 일상 생활을 유례 없이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이유에 힘입은 바 크다. 저자는 이러한 벽초의 출신과 성장 배경부터 신문물ㆍ근대사상과의 만남, 해외 독립운동의 모색, 해방 후의 활동, 북한에서의 만년을 다뤘다. 권두에 벽초와의 가상 대담을 싣고 그의 인간적 면모에 초점을 맞추는 등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배려했다. 사계절 발행ㆍ1만5,000원.
왕멍(王蒙ㆍ70)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여러 차례 추천된 중국 소설가다. “20세기 중국 소설에서 두 작가를 꼽으라면 전반기에는 루쉰, 후반기에는 왕멍”이라고 할 정도. 한국에도 ‘변신인형’ 등의 작품이 소개됐다. 지난해 출간된 이 책은 그의 인생 철학을 담았다. 젊은이들과 무릎을 맞대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14세 때 공산당 지하당원이 되었다가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에서 소설 한 편 때문에 우파로 낙인찍혀 사막의 땅인 신장위구르 지역으로 유배당한 경험, 16년간 직업도 없이 고통의 세월을 보내다가 복권, 당 중앙위원과 문화부장관을 역임한 자신의 인생 역정을 들려준다. “ 학생은 나의 신분만이 아니고, 나의 세계관이자 인생관이며, 성격과 감정의 세계를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단어였다”는 그는 언제까지나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과 해답을 찾아나가는 낙관적인 자세를 강조한다. 임국웅 옮김. 들녘 발행ㆍ9,800원.
입력시간 : 2004-10-2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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