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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미국의 오만한 이기주의를 고발한다
미국과 대량학살의 시대 / 제국의 오만



미국과 대량 학살의 시대
사만다 파워 지음ㆍ김보영 옮김
에코리브르 발행ㆍ4만 원



미국이 르완다에서 하루 8,000명씩 100일 동안 80만명이 죽어갈 때 수수방관한 것은 세계의 경찰국을 자처하는 국가로서 정당한 것이었던가? 아니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친미 정권을 세우고 그 나라 국민들의 부족 중심 전통과 이슬람에 배치되는 미국식 정치제도를 실현하려고 했던 것은 정당한 것이었던가?

이 두 가지 의문은 세계 최강국 미국이 국제 문제에서 갖는 역할과 책임은 어떤 것인가를 묻고 있다. 이번에 번역된 ‘미국과 대량 학살의 시대’ 그리고 ‘제국의 오만’은 각각 이 의문들에 대한 미국의 오판, 오만과 무지를 파헤친 책이다. 공히 미국 대외 정책의 속내, 그 문제점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한다.

‘미국과 대량 학살의 시대’는 2003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및 미국도서비평가상 등을 수상한 역저. 저자 사만다 파워는 기자 출신으로 구 유고 전쟁 등을 취재했고 지금은 하버드대 존 F.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가르치고 있다.

사만다 파워는 이 책에서 캄보디아(1975~1979) 이라크(1987~1988) 보스니아(1992~1995) 르완다(1994) 코소보(1998~1999)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세계 강국으로 등장한 이후의 20세기 제노사이드(대량 학살)의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거기 대한 미국 정책입안자들의 대응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책은 무려 96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중앙정보국 의회 등의 주요 인물 300명 이상을 만나 인터뷰하고 해당 지역을 여행하며 그곳의 희생자 범죄자 목격자들을 취재해서 저자가 얻은 결론은 이런 것이다.

2차대전 이후의 미국은 대량 학살을 억제할 만한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그것을 방관했다, 그에 대한 정책입안자들의 가장 흔한 답변은 ‘몰랐다’거나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미국의 이익과 관련이 없는 분쟁에는 연루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대량 학살 희생자들의 인권을 철저히 무시했다…. 사만다 파워는 따라서 미국은 이들 20세기 제노사이드에 대한 도덕적 오명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제국의 오만
미 CIA 테러 분석가 지음ㆍ황정일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발행ㆍ1만3,500원

한편 ‘제국의 오만’의 저자는 익명이다. CIA에서 테러 분석을 담당하는 현직 간부로만 알려진 저자의 이 책은 사만다 파워와는 또 다른 면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철저히 비판한다. 회교도가 왜 서방 세계에 분노하는지, 미국은 그에 대한 오판으로 중동 지역에서 어떤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등 소위 테러와의 전쟁의 기원과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알 카에다로 대표되는 과격 이슬람과의 전쟁에서 완전히 패했으며 이라크 침공은 그들의 손에 놀아난 꼴이라고 비판한다. 이 역시 미국의 정보기관 지도부와 군 등이 알 카에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었음에도 조직이기주의와 자리 보전 욕망 때문에 이를 정치 지도자와 언론에 충분히 알리지 않은 것이 첫번째 이유이다. 두번째 이유는 미국이 이슬람의 역사와 신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친미정권 수립 등으로 미국식 정치제도를 이식하려는 데 있다.

빈 라덴과 그의 동맹자들은 재래식 전쟁으로 완전히 소멸시키지 않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저자는 미국이 석유 때문에 저지르는 중동 지역의 독재정권과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입력시간 : 2004-11-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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