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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오갈피나무
약이 되고 술이 되는 나무인삼



오갈피나무라면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알 듯 하지만, 숲에서 만나 이 식물을 알아보는 이는 많지 않다. 게다가 약이 되고 술이 되는 식물이므로 이 나무에 대한 많은 정보을 알고 있는 듯도 하지만, 진짜 오갈피나무에 대해 정확히 아는 이도 드물다. 그래서 더 잘 알아야 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오갈피나무는 잎이 다섯 갈래도 되어 있는 데다가 껍질을 약으로 쓰므로 이러한 이름을 얻었다. 오갈피나무를 좀더 쉽게 소개하자면 ‘나무 인삼’ 쯤으로 말해야 할까? 오갈피나무의 학명은 Acanthopanax sessiliflorus 인데 여기서 오갈피나무류를 모두 통칭하는 속명 Acanthpanx는 가시라는 뜻을 가진 아칸토스(Acathos)와 인삼이라는 뜻의 파낙스(Panax)의 합성어이다.

인삼과 함께 두릅나무과에 속한다. 사실 두릅나무과에는 이외에도 두릅나무나 음나무처럼 몸에 좋은 식물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 가운데서 오갈피나무는 오래 전부터 약효를 널리 인정받고 있는 식물이어서 나무인삼이라는 별명이 조금도 아깝지 않은 나무다.

오갈피나무는 낙엽성 활엽수이며 그리 높이 자라지 않는 관목으로, 다 자라야 4m 남짓이다. 우리나라에는 경상남도를 제외하고는 전국 각지의 산에서 다 볼 수 있으며, 나아가 만주를 거쳐 중국에 까지 퍼져 있다. 많이 나오는 흑갈색의 줄기에는 아주 드물게 가시가 달린다.

5개 혹은 3개의 길쭈한 잎들이 한 자리에서 둥글게 모여 달리는 덕택에 마치 손가락을 펴 놓은 것 같은 특색있는 모양이어서, 한번도 이 나무를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산에서 만나면 ‘아! 이 나무가 오갈피나무구나’하고 짐작 할 수 있다. 꽃은 이른 여름에 달리기 시작한다. 황백색에 자주색이 섞인 작은 꽃들이 공처럼 아주 둥글게 모여 달려 매우 특색있는 모습이다. 이 꽃송이들이이 만들어 놓은 모양그대로 열매가 성숙하기 시작하는데, 시월쯤이면 까맣게 잘 익는다.

우리나라에는 오갈피나무와 비슷한 형제나무가 몇 그루 자라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지리산이나 태백산 또는 계방산 같은 깊고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가시오갈피나무인데 가지 전체에 바늘 같은 긴 가시가 있을 뿐 아니라 꽃이 일찍 핀다. 중요한 것은 여러 오갈피나무로 가운데 이 가시오갈피나무가 가장 약효가 뛰어 나다는 점인데, 이 때문에 심산에 가뜩이나 드물게 자라는 이 나무가 수난을 당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갈피나무는 예로 부터 문장초, 오화, 오가 등으로 불리웠으며 생약 이름으로는 오갈피 또는 오가피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이 나무의 뿌리 껍질을 말하는 것이다. 간혹 수피를 함께 이용하기도 한다. 여러가지 약효가 있지만 특히 정력에 좋다고 하여 인기가 높다. 약으로 다려 마셔도 되지만 술을 만들어 매일 일정하게 약술로 마시기도 한다.

특히 이 뿌리 껍질로 담근 오가피주는 약효는 물론이고 향기와 빛깔 또한 일품이다. 대게 집에서는 오갈피 뿌리 껍질을 소주에 넣고 한달 이상 두었다가 마시지만, 제품으로도 나와 있는 그 유명한 중국의 오가피주는 누룩과 술밥을 섞어 빚으며 여기에 원지를 넣기도 한다.

잎은 나물로 무쳐 먹는데 피부의 풍습을 제거한다. 나물을 할 때에는 어린 잎을 따서 소금을 넣은 물에 살짝 떼쳐 놓고 찬물에 행구거나 담구어 두고 떫은 맛을 제거 한다. 대부분 나물무치듯 양념하여 먹으면 되지만, 겨자와 간장을 넣어 무쳐 먹어도 그 맛이 색다르다.

또 이 어린 잎으로 나물밥을 해먹기도 하는데, 이것을 ‘ 오가반’ 즉 오갈피밥이라고 하고 약간 간을 넣은 밥을 짓고 충분히 삶아서 행군 오갈피의 순과 잎을 잘게 썰어서 밥과 버무려 먹는 것이다. 청명을 전후해 제대로 벌어지지 않는 잎을 따서 구기자나무의 잎과 차나무 잎과 함께 다려 차로 마시기도 하고, 꿀이 많이 나서 귀한 밀원 식물이 되곤 한다.

이제 산자락의 오갈피나무는 잎을 떨구고 둥글고 검은 열매만이 남아 말라가고 있다. 쓸쓸한 이 계절에 오갈피나무 껍질의 향이 은은한 차 한잔, 혹은 술 한잔이 지인들과 함께 어우러 진다면 마음까지 훈훈해지지 않을까.

입력시간 : 2004-11-0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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