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신간안내]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학벌 사회 ▲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 신장섭ㆍ장하준 지음 현실이 IMF 사태 당시보다 훨씬 어렵다는 말이 피부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14년간 경제신문사 기자로 일했던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 사다리 걷어차기’로 2003년 군나르 뮈르달 상을 수상한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 IMF와 한국 정부가 실행한 기업 구조 개혁 프로그램 배후의 논리에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으며, 따라서 그것이 한국 경제의 성장 활력을 잠재우고 오히려 국민 경제에 커다란 비용을 초래했다”고 진단한다. 공저자들은 ‘ 주식회사 한국(Korea Inc.)’으로 알려진 전통적인 한국의 경제 시스템의 핵심적 특징을 ‘ 국가 – 은행 - 재벌’의 연계로 본다. IMF의 제도적 개혁들은 이러한 시스템 자체가 금융 위기의 주원인이었다고 보고 이를 영미식 시스템으로 바꾸려는 의도로 전통적 시스템을 파괴했지만, 그것은 국민경제에 과도한 비용을 부과했다, 한국은 새로운 추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원저는 영문판. 장진호 옮김. 창비 발행ㆍ1만3,000원. ▲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1880~1918 / 스티븐 컨 지음 1880년부터 1914년 제 1차 세계 대전 발발 이전까지의 서구 사회는 흔히 ‘ 벨 에포크’, 즉 아름다운 시절로 불린다.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좋았던 시절이다. 자본주의는 발전할 대로 발전해 제국주의로 치달았고, 과학기술의 발전은 일상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 왔으며, 기라성 같은 인물과 작품으로 문화는 만개했다. 이성의 정점에 있다고 스스로 믿었던 그 시절의 서구 사회가 왜 전쟁으로 빠져 들었을까. 그 시기에 도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졌던가. 스티븐 컨의 이 방대한 책은 벨 에포크 시대 서구 사회의 총체상을 그려내려 한 시도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이 시기를 서양이 시간과 공간을 인식하고 경험하는 새로운 방식을 창출한 시기로 파악한다. 저자는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교수로 박물학적 지식을 동원해 19세기 이후의 세계상을 정력적으로 그려 내고 있는 저명한 역사학자. 박성관 옮김. 휴머니스트 발행ㆍ3만원. ▲ 남자의 이미지 / 조지 L. 모스 지음 ‘ 남자답다’는 말은 무엇을 떠올리게 할까. 용기, 강함, 대담함, 냉정함에다 눈물을 흘려서도 안된다…. 요즘이야 이런 것이 남자의 전유물은 물론 아니다. 오히려 남성성이 여성성에 압도당하는 세상이기도 하지만, 하여간 남자다움이라는 말에는 이러한 스테레오 타입화 한 속성들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독일 역사학자 조지 L. 모스는 이 책에서 고대 그리스 조각부터 현대의 상품 광고에 이르기까지, 남성 스테레오타입이 형성된 역사를 훑고 있다. 육체적 건강ㆍ아름다움과 정신적인 그것의 관계, 기사도 정신과 귀족적 이상형, 18세기말 유럽에서 탄생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남성 이상형이 ‘ 국민’, ‘ 전쟁’ 등의 관념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핀다. 집시 동성애자 등 억압 받은 카운터 타입 이야기, 20세기말 이후 분열된 남성 이미지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 하는 예측 등도 흥미롭다. 이광조 옮김. 문예출판사 발행ㆍ1만3,000원.
입력시간 : 2004-11-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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