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1mm씩 늘리며 다리균형잡기일리자로프 수술법, 짝다리나 변형된 다리 치료에 탁월

[클리닉 탐방] 경희대병원 <사지교정재건치료>
뼈 1mm씩 늘리며 다리균형잡기
일리자로프 수술법, 짝다리나 변형된 다리 치료에 탁월


최근 들어 팔다리 교정과 재건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의술 및 최신 수술 장비 발달로 인해 과거부터 시행되어 오던 기본적인 팔다리 교정뿐만 아니라,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분야(짝다리ㆍ변형)도 교정이 가능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지 교정과 재건 치료 기술에 가장 앞서 가는 의료 기관이 바로 경희대병원(www.khmc.or.kr)이다. 이 병원에서 운영하는 클리닉에서는 짧은 팔다리나 다리 길이 차이 등으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우, 사고나 수술 후 생긴 관절 운동 장애, 소아마비나 뇌성마비로 인한 팔다리 변형, 다리 길이 차이로 인해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만족할 만한 교정과 재건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 클리닉의 핵심 멤버인 정형외과 정덕환 교수는 대한미세수술학회 이사와 미국 미세재건외과학회 회원 등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정 교수는 “대부분의 증상이나 질환을 치료할 수 있지만 특히 짧은 팔다리, 양측 다리 길이 차이로 걷는 것이 불편한 사람, 골절 및 피부나 근육 손상 후 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거나 기형ㆍ만성골수염ㆍ선천성 기형과 소아마비나 뇌성마비로 인한 팔다리 기형의 치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골절 후 부정유합 치료 가능

무릎 관절이 굽혀지는 굴곡 변형과 발끝만 닿는 첨족 변형, 발목이 안쪽과 바깥쪽으로 휘어진 발의 내반과 외반 변형, 관절염ㆍ혈우병 등으로 무릎 관절에 기형이 발생했을 때도 개선할 수 있다. 또 골절 후 뼈가 비정상적인 위치에 붙어 있는 부정 유합도 치료가 가능하다.

선천성으로 다리 길이가 짧을 때나 심한 변형을 보일 경우에는 일리자로프 수술(Ilizarov technique)을 시행해, 점진적으로 뼈 길이를 늘리는 교정을 시도한다. 이 치료는 성장 호르몬 장애나 외상 등으로 키가 자라지 않거나 양다리의 길이가 다른 경우, 키가 같은 연령의 평균 키보다 하위 5% 이하로 작을 때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원래는 교통 사고 등으로 뼈가 많이 부서졌거나 골수염을 앓아 뼈가 녹아 없어진 환자의 뼈를 재생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보통 허벅지나 종아리 부위를 늘리는데 종아리 부분을 손대는 것이 다리 균형을 자연스럽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늘리는 부위에 4~8개의 핀을 삽입하고 외고정 장치를 착용 시킨 후 피질골에 흠집을 내서 뼈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면 하루 약1㎜씩 늘어난다. 수술에 쓰이는 외고정 기구는 1840년 프랑스 말게인이 처음으로 고안했고, l938년 호프만에 의해 널리 활용됐다.

그러나 당시까지만 해도 뼈를 하루 1㎜씩 늘리면 새로운 뼈 조직이 몸 안에서 생긴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 후 1951년 러시아 정형외과 의사인 일리자로프(G. A. Ilizarov:1921~1992)는 독창적인 원통형 외고정 기구를 만들었는데, 자신의 기구를 써서 신경이나 혈관ㆍ근육뿐만 아니라 뼈도 하루 1㎜씩 조금씩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 후 이 치료법은 1970년대말 이탈리아를 통해 서방에 전파되어 1982년에는 일리자로프학회가 결성됐고, 미국ㆍ캐나다 등에서도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했다.

다만 치료 과정에서 핀 삽입 부위에는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삽입된 핀 중 1~2개가 부러질 수도 있다. 뼈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통증이 생기거나 수술 부위 근육이 약해지고 관절이 굳는 등 부작용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작용이 생길 경우 치료 기간이 다소 늘어 나지만 해결은 가능하다.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수술 전 환자나 보호자와 상담, 수술로 예측할 수 없는 결과까지 고려해야 한다. 입원 후에는 신체 검사와 신체 측정을 받아야 하며, 보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방사선 촬영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전문의들은 기구 제작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철저하고 정확하게 기구를 제작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만庸?수술 시간 단축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은 팔의 경우 전신 마취, 다리는 전신 마취 또는 척추 마취를 한다.

O자 · X자형 다리 비수술 치료

선천적이거나 소아 때 염증 후유증으로 발생한 O자형 다리나 무릎이 굽혀져 있는 굴곡 변형은 관절 가까운 부위에서 뼈를 절단하는 절골술로 치료를 시도한다.

그러나 O자형 다리나 X형 다리의 경우 일차적인 원인을 제거한 후 심한 변형이 있을 때만 절골술을 시행하고, 대부분 보조기나 자세 교정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이 시술을 통해 키를 5㎝를 늘리려면 수술 후 7~10일 정도의 휴지기를 거친 후 약50일은 잡아야 한다.

그 후 100일 정도 뼈를 굳힌 후 30일 정도 깁스를 장착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6~7개월 정도는 걸린다. 일리자로프 기구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목욕도 가능하다. 수술 후에는 일리자로프를 장착한 상태에서 관절이 굳지 않도록 물리 치료를 받아야 하며 보행 등 일상적인 생활로 뼈에 적극적인 자극을 줌으로써 뼈 강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 뼈를 늘리는 동안 하루 이틀만 이런 운동이나 물리 치료를 등한시 해도 쉽게 관절이 굳고 펴지지 않아 치료가 힘들다. 따라서 치료의 성공 여부는 시스템화 된 물리 요법과 환자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리자로프 기구를 이용해 최대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수술은 20%, 나머지 80%는 물리 치료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장 교수는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은 감염에 대한 우려”라면서 “관절이 굳어지면서 근육에 힘이 없어지는 증세, 또는 깁스로 인한 합병증 등도 역시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뼈와 관련 있는 합병증은 조기경화 지연 경화 재골절 등을 들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 다 자라기 전에 뼈가 굳어지는 일이 생길 수 있으나 성인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성인들의 경우 뼈가 굳어지는 시간(성숙기)은 아이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관절 주위 합병증으로는 근육 수축이나 관절이 빠지거나 굳어지는 증상이 있다.

다만 어린이들은 근육이 수축되고 관절이 굳어지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허벅지에 있는 큰 뼈를 길게 하는 과정에서 무릎의 운동 범위가 약45도 이하가 되면 길게 늘리는 치료를 중단하고 적극적인 물리 치료가 필요하다. 뼈를 늘리는 동안 발 모양이 뾰족하게 되는 첨족 변형이 발생할 경우 발꿈치 뼈에 철사를 삽입, 발목 관절을 서서히 펴면서 치료를 해야 한다.(02)9588-114

다음호에는 ‘코알레르기 치료’편이 소개됩니다.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건강의료전문기자


입력시간 : 2004-11-24 16:39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건강의료전문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