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해협을 건너는 바이올린 최하나


‘아시아의 스트라디바리우스’로 불리는 재일 한국인 바이올린 제작자 진창현(74)씨의 반생을 그린 ‘해협을 건너는 바이올린’이 11월 27일 첫 전파를 탔다.

후지TV가 개국 45주년을 기념해 특집극으로 제작한 이 드라마는 진씨가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저술한 논픽션 ‘해협을 건너는 바이올린’을 그대로 옮긴 것.

일제 치하에서 경상도 시골에서 태어난 진창현은 어린 시절 일본인 선생님으로부터 들어봤던 바이올린 음색에 푹 빠져 14살 때 혼자 일본 유학길을 떠난다. 그러나 한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 때론 좌절하기도 했지만, 거의 독학으로 바이올린 제작법을 터득한다. 마침내 그는 76년 국제 바이올린ㆍ비올라ㆍ첼로 제작 콩쿠르 6개 부문 중 5개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드라마는 한국에 잘 알려진 SMAP의 쿠사나기 츠요시(한국명 초난강)가 진씨의 18세 모습부터 70대까지를 연기한다. 진씨의 아내역은 칸노 미호가, 주인공의 초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바이올린을 가르친 교사역은 오다기 리죠가, 바이올린 교실을 운영하며 제작 노하우를 전수하는 역은 다나카 쿠니에가 출연한다. 또 야마다 요시아키 편성국장, 스기타 시게미치 PD 등 드라마 제작의 황금 콤비가 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후지 TV는 2년 전 시청자의 한 e메일에 아이디어를 얻어 이 드라마를 기획했으며, 일본, 한국, 캐나다에서 4개월 동안 로케를 거쳐 제작했다. 드라마 담당 프로듀서는 “방송시간이 제한돼 70분 분량 정도의 필름을 자를 수 밖에 없었다”면서 “쿠사나기의 배우 인생에 깊게 새겨진 정열 드라마로 완성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역경을 극복한 진씨의 생생한 삶을 담아내기 위해 태풍 속에서도 촬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연을 맡은 쿠사나기는 바이올린 제작자 역을 성실하게 소화하기 위해 촬영에 앞서 바이올린 연주법을 익혔다.

첫 방송을 앞두고 19일 개최된 제작설명회에서 쿠사나기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경험과 연기력을 동원해 진씨의 진지한 삶을 재현한 작품”이라면서 “작품의 힘을 느껴 달라”고 말했다.

최하나 해외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11-30 11:27


최하나 해외칼럼니스트 songchoi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