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의 건강백세] 미래를 위한 투자 '운동'


최근에 만난 모 은행의 지점장은 6개월 전에 볼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색이 좋아지고 활기에 넘쳤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러닝 머신에서 40분씩 달렸다”며 그는 몇 년은 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 몸은 매일 격렬한 전투를 치른다. 밀고 밀리는 전투의 치열함은 이라크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다. 외부의 바이러스와 세균은 항상 우리 몸의 방어망을 두들긴다.

이미 몸 속에 침투해 있는 바이러스도 게릴라처럼 몸의 저항력이 약해질 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피로가 가중되고 몸이 약해지면 방어력이 약해져 병이 난다. 때가 되면 한 번 씩 걸리는 것이라고 간단히 생각하는 감기도 실상 우리 몸의 방어력이 약해진 탓이다.

우리 몸의 방어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적절한 운동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제일 먼저 심혈 관계가 튼튼해진다. 산소와 영양소를 보낼 도로가 잘 정비되는 것이다. 도로망이 잘 정비돼야 국가의 물류 흐름이 원활하게 되고 경제가 활성화 되듯, 심혈관계가 튼튼해지면 몸에 탄력이 생긴다.

또 세포의 산소 요구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혈류 속도가 빨라진다. 혈류가 빨라지면 혈관에 붙어있던 노폐물도 제거된다. 몸을 청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운동을 하면 혈색이 좋아지는 이유다.

다리가 튼튼해지고 온몸의 근육이 탄탄해지는 것을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욕이 되살아 난다는 사실이다. 한의학에선 몸과 마음은 분리될 수 없다고 본다.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도 건강해지고, 몸이 아프면 의욕도 사라진다.

이 글을 읽으며 “운동하면 좋은 것을 누가 모르냐”며 “운동할 시간이 안 나서 못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꼭 헬스 클럽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주말에 산에 올라야만 체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전 직장에서 모시던 상사분 중에 매일 만보를 걷는 분이 있다. 점심 식사 후에 직장 근처의 공원에 가서 산책을 하고 퇴근 때엔 한 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집까지 걷는 분이다. 특별히 다른 운동을 하는 것이 없어도 하루 만보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TV를 보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이도 있다. 퇴근한 후에 뉴스를 보면서 실내용 자전거를 30분 이상 타는 일을 3년째 하고 있단다.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며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을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시작하지 못했다면 이처럼 생활 속에 운동을 녹여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 두 시간 일한 후에 간단한 체조를 한 번씩 해도 좋을 것이고, 앉았다 일어서는 다리 운동을 하루 100번 정도 해도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는 습관만 키워도 운동량이 늘어날 수 있다. 점심 식사 후 빠르게 걷기를 해도 좋다. 잠자기 전에 한 두 번 체조를 해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한다고 수영장이나 헬스 클럽을 끊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자투리 시간과 일상 생활에서 몸을 많이 움직이는 방법을 고안해 실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상에서의 운동이 생활화되고 몸의 변화를 느낀 후라면 주말 산행이나 퇴근후의 운동도 지속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요즘엔 조기 퇴직 바람 때문에 믿을 거라곤 건강밖에 없다며 운동을 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맞는 말이지만 생각을 바꿔 보길 바란다.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들이다. 성공을 위한 자기 관리의 기본 덕목으로 운동을 한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바람직하다.

운동은 현재를 위한 투자이면서 노후를 위한 준비다. 평균 수명이 늘었다곤 하지만, 질병 상태나 반건강 상태라면 오래 사는 것이 결코 좋지만은 않다. 나이 먹어 병원에 다니며 배우자 고생을 시키지 않고,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으려면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를 위한 투자인 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황치혁 황&리한의원 원장


입력시간 : 2004-12-08 17:17


황치혁 황&리한의원 원장 sunspap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