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징키츠칸 후예들, 일본 스모판 정벌


징키츠칸 후예들이 일본 스모판을 정벌했다.

선봉은 천하장사 격인 요코즈나에 등극해 있는 아사쇼류(朝靑龍·본명 드르고르스렌 다그와드르지 ). 11월 27일 후쿠오카에서 열린 스모 규슈대회에서 몽골 출신 아사쇼류는 13승 2패로 올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했다. 올해 치러진 6차례의 스모 정규대회에서 5차례나 우승(통산 9승)했다. 1986년 지요노후지 이후 18년만에 연간 5번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다.

2002년 마지막 대회와 2003년 첫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스물 두살의 젊은 나이에 요코즈나에 오른 아사쇼류는 지난해부터 올 여름까지 35연승으로 역대 전적 4위에 올라 있다. 통산 전적337승 111패.

아사쇼류는 고교시절 일본으로 유학, 본격적으로 스모 수업을 받았으며 고교 시절부터 사귀어 온 같은 몽골 출신의 여성과 결혼, 두살배기 딸을 두고 있다.

184㎝, 140㎏로 스모판에서 비교적 작은 체구이지만 손기술, 발기술 등 몽골 씨름 ‘부흐’ 기술과 스모기술을 모두 겸비해 현역 최고의 스모 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순발력이 뛰어나 상대의 샅바를 먼저 쥐어 상대를 경기장 밖으로 밀어내며, 업어치기 기술도 능하다.

아사쇼류가 일본 스모판을 독점하자 그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감’도 적지 않다. 상대 선수가 아사쇼류에게 승리를 거둘 경우, 관중들은 방석을 경기장으로 집어 던지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천하장사를 물리친 상대 선수에 대한 환호인 동시에 아사쇼류에 대한 ‘반감’의 표시다.

최고의 신사도를 강조한 스모판에서 아사쇼류는 이따금 돌출 행동으로 ‘이방인’ 대접을 받기도 한다. 술에 만취한 채 호텔에서 행패를 부리는 가 하면, 요코즈나가 갖추어야 할 일본 전통의상도 이따금 파격적으로 착용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계 스모 담당 취재기자에게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아사쇼류의 뒤를 잇고 있는 몽골 전사는 하쿠호(19). 올 마지막 대회인 큐슈대회에서 아사쇼류를 물리쳐 파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두 사람을 포함해 스모 1부 리그격인 마쿠노우치에 몽골출신 선수가 7명이나 있으며 하위리그까지 포함하면 모두 36명이 맹활약하며 ‘저팬 드림’을 향해 돌격 중이다.

최하나 해외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12-17 16:22


최하나 해외칼럼니스트 songchoi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