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신간안내] 알렉산더·하비로 外


알렉산더 / 닉 맥카시 지음. 박미영 옮김

신화적 영웅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알렉산더’ 개봉에 맞춰 영국 BBC의 전문 작가가 알렉산더 대왕의 일생을 책으로 펴냈다. 애초에 영화를 염두에 두고 집필한 전기는 출생부터 사망까지 연대기 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게다가 알렉산더의 동방 원정 당시 행군로와 전투가 치열했던 격전지, 다채로운 유물과 유적지, 알렉산더를 주제로 한 각종 회화와 조각품을 담은 120여점의 컬러 화보가 페이지마다 실려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일리아드’나 ‘플루타르크 영웅전’ 등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 및 그리스의 웅변가 데모스테네스 같은 동시대 인물들에 대한 소개도 곁들여져 당대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알렉산더는 위대한 정복자이자 잔인한 살육자였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균형과 공평의 미덕을 배운 이지적인 정치가이자 말다툼을 벌이다 친구를 죽여 버리기도 했던 다혈질 청년. 정복욕에 불탔던 전쟁광이라 말하는 이도 있고 거대 헬레니즘 세계를 건설한 위대한 영웅이라고 칭하는 이도 있다. 저자는 알렉산더야말로 당시의 시대상에 가장 충실한 삶을 산 인물이라고 평한다. 루비박스 발행. 1만2,900원.


문화 아시아 / 문화관광부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

아시아인으로 살아가면서도 많은 한국인들은 다른 아시아인들을 이해하고 함께 연대하는데 인색하다. 심지어는 같은 아시아인, 특히 동남아시아인들을 내려 보는 경향마저 있다. 지금 우리에게 아시아는 어떤 의미인가?

세계가 지역으로 묶이고 개편되며 교류와 협력이 확대돼 나가는 지금, 아시아만은 아직도 지역 공동체로서의 비전이 불투명한 채 남아 있는 듯 하다. 아시아의 민족 국가들 사이에는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할 만한 역사적, 문화적, 정서적 조건이 부족한 탓이다. 비정규 무크지 ‘문화 아시아’는 아시아인들의 삶에서 우러나는 문화 이야기를 담는 그릇을 자처한다. 아시아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해 보고 아시아인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 담론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것.

창간호답게 깊이 있고 의욕적인 기사들이 가득하다. 아시아에 대한 이슈 도두보기, 대만 칭화대 첸콴싱 교수가 제기하는 아시아 연계를 위한 인식전환의 필요성, 사진가 김수남이 소개하는 인도의 ‘떼이얌제’ 의례, 19세 몽골 소년이 말하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의 여와 신화 이야기, 전후 일본 근대 영화 평론 등 아시아의 삶과 문화를 폭 넓게 담았다. 비매품으로 발행되며 12월말까지 정기 구독 신청을 받는다.


루시퍼의 초대 /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뒤마 클럽’, ‘플랑드르 거장의 비밀’ 등을 통해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했던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그의 베스트셀러 소설 ‘알라트리스테 시리즈’가 번역 출간되었다. 에코에 비견되는 지적 소설의 대가인 그가 이 시리즈에서 차용한 것은 16~17세기에 유럽을 휩쓸었던 피카레스크 소설 기법이다. 피카레스크 소설은 불량배같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당대 사회상을 예리하게 비판한 풍자 문학의 일종.

시종인 이니고 발보아의 눈을 통해 전직 군인이자 청부 검객인 알라트리스테의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배경 또한 쇠락으로 접어들기 시작하던 17세기의 스페인이다. 문화 예술은 융성했지만 극심한 경기 침체와 부정 부패, 종교 재판소 등이 맹위를 떨치던 당대 스페인의 사회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시리즈의 1부인 ‘루시퍼의 초대’에서는 종교 재판관 에밀리오 보카네그라 수사, 왕궁의 실세 올리바레스 백작 등 실존 인물들이 모의한 영국 왕세자 살해 음모를 둘러 싼 박진감 넘치는 사건이 전개된다. 책의 말미에 헌시와 출판 승인서를 수록하여 17세기 출판 양식까지 재현했다. ‘순수한 피’, ‘브레다의 태양’ 등 2, 3부도 나왔다. 시공사 발행. 8,500원.

하비로
세계 최대의 마약 시장이었던 1937년의 상하이, 조선인 청년예술가집단 단원들의 연쇄 살인이 벌어진다. 기억 장애를 앓는 조선인 형사의 사건 추적 과정에서 조조의 보물 지도를 뒤쫓는 중국과 일본, 조선인 폭력 조직의 격전이 난마처럼 얽힌다. 이인화 지음. 해냄 발행. 8,500원.

우리는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는가
현대 과학계를 주도求?천재 과학자 27명이 직접 밝히는 어린 시절 이야기. 영재 교육을 받았던 니컬러스 험프리, 아버지의 푸줏간에서 쇠고기를 다듬었던 조지프 레덕스 등 과학자들의 흥미로운 어린 시절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존 브록만 지음. 사이언스북스 발행. 1만5,000원.

미래 예측 리포트
미래에 대해 막연히 걱정만 하고 있는가? 개인도 이제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2015 CIA 리포트’ ‘2020 영국 - 호주 정부 리포트’를 토대로 한 생동감 넘치는 미래 사회 전망, 그리고 개인의 전략 수립을 위한 조언. 박영숙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1만2,000원.

칼에 지다 1, 2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신센구미(新選組) 대원이 된 촌뜨기 무사 요시무라. 귀신같은 칼솜씨와 지성을 소유했으나 돈벌이에 환장했다고 멸시 받았던 한 사무라이가 진정한 의리의 길을 보여준다. 영화 ‘바람의 검 신선조’의 원작. 아사다 지로 지음. 북하우스 발행. 1만2,000원.

여론을 만든 사람, 에드워드 버네이즈
‘PR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에드워드 버네이즈는 심리학을 PR에 접목시켜 현대 PR 분야에 한 획을 그은 인물. 정치적 담론을 형성하고 사회적 이슈의 방향을 이끌었던 버네이즈의 성공적인 PR캠페인을 접할 수 있다. 래리 타이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발행. 2만원.


입력시간 : 2004-12-2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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