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性을 곧추세운다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 중년 이후 자연스런 노화현상 중 하나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패턴도 원인, 부부가 함께 치료받아야 효과적

[클리닉 탐방] 중앙대의료원 <남성 클리닉>
고개숙인 性을 곧추세운다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 중년 이후 자연스런 노화현상 중 하나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패턴도 원인, 부부가 함께 치료받아야 효과적


‘새벽에 그것이 서지 않는 남자에게는 딸을 내주지 마라’는 속설이 있다. 남자 구실을 못하면 매사 의욕과 능력이 떨어질 것이니 장래성도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고개 숙인 남자’를 벌떡 일으켜 세우는 각종 발기 부전 치료제와 첨단 의학 기술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와, 60~70대 고령자는 물론이고 ‘성불구자’라고 낙인 찍힌 사람들까지도 이젠 20대 못지않은 열정을 과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발기 부전이란 성행위가 가능할 정도로 발기가 되지 않거나, 설령 발기가 돼도 성행위를 지속하거나 혹은 부부가 만족할 수 없는 상태. 성행위를 4회 시도했을 때 이런 현상이 1회 이상 나타나면 발기부전이란 진단을 내린다. 국내 비뇨기 분야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중앙대의료원(mc.cau.ac.kr) 남성클리닉 김세철(58ㆍ대한 비뇨기과학회 이사장) 교수는 ‘우리나라 남성들이 외국 남성들에 비해 각종 노인 질환에 아주 취약한 상태’라고 걱정한다.

“40~80대 중 발기 부전 환자가 27.9%에 달해 세계 평균(17.8%) 보다 훨씬 높다”는 김 교수는 반면 치료를 받는 사람은 고작 2%에 그친단다. ‘섹스가 즐겁지 않다’는 응답률도 각각 40대 12%, 50대 18%, 60대 20%, 70대 21% 등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세계 평균을 웃돌았다.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좋은 약
40대 문턱을 넘어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찾아 오는 발기부전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인체 현상 중 하나. 하지만 영양 과다나 인스턴트 식품 섭취, 운동 부족, 컴퓨터 중독 등 잘못된 생활 패턴이 발기부전을 촉진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당뇨 관상 동맥 질환 고지혈증 비만 등 한결같이 소위 ‘현대병’이라는 사실이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당뇨병에 걸리면 성 건강이 10년 이상 뒷걸음친다. 40대 당뇨병자의 성적 능력은 50대 중년만도 못한 것이다.

김 교수는 “최근의 성능력 저하 현상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 예전보다 훨씬 중요한 이슈가 됐다”면서 하지만 “발기가 안 되면 무턱대고 약부터 찾는 등 사회 인식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돼 있다”고 꼬집는다. 김 교수는 “발기부전을 고쳐 주는 가장 좋은 약은 바로 운동”이라고 단언한다. 하루 30분씩 속보만 해도 발병률을 65%나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잘못된 생활 습관부터 뜯어 고치라는 말이다. 김 교수가 이 병원 남성클리닉을 찾은 환자들에게 맨 처음 설문지를 내미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약물·자가 주사 등 3가지 치료법
치료법은 크게 △비아그라 레비트라 시알리스 등 경구용 치료제 복용 △음경에 환자 자신이 직접 혈관 확장 유도제를 주입하는 주사 요법 △음경 내 인공 구조물을 삽입하는 보형물 삽입술 등 3가지다. 경구용 치료제 복용은 가장 우선적으로 내리는 처방. 비아그라 레비트라 시알리스 등을 주로 이용하는데, 치료율이 60~70% 수준으로 효능이 좋단다.

약물 복용으로 효과를 못 보거나 관상동맥 질환, 쇼크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우 자가 주사 요법으로 치료한다. 발기 유발제를 환자가 직접 자신의 음경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발기유발 주사제로는 알프로스타딜(상품명 카브제트)이 주로 이용된다. 또 이것과 펜토라민, 파파베린을 섞은 혼합제도 있는데 값이 더 싸고 효능도 강력하기 때문에 호응이 높다. 주사요법은 치료율이 평균 85%에 달할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지만 환자들이 매번 기기를 작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보형물 삽입술은 이것도 저것도 다 안 될 경우를 위한 최후 수단. 말 그대로 음경에 인공 구조걋?삽입, 자신이 원할 때 이것이 발기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발기부전을 100% 가까이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반면 일단 시술하면 음경 해면체 조직이 파괴돼 원상 회복이 안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남성 80%가 성기능 이상이 나타났을 때 친구에게 달려가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부인에게 맨 먼저 상의하는 것이 순서”라면서 “성기능 장애는 부부가 함께 치료받아야 효과가 높다”고 말한다.

남성클리닉 김세철 교수
"남성의 건강기준 새롭게 마련해야"

“평균 수명 80세를 바라보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 든 지금, 남성들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 기준이 조속히 마련돼야 합니다”중앙대의료원 비교기과 김세철 교수는 매주 150명의 환자들을 치료하랴, 대학 출강하랴 빡빡한 일정에 쫓기면서도 우리나라 남성들의 성기능 장애를 통합적으로 다룰 ‘콘트롤 기구’를 구상하는 데 요즘 푹 빠져있다.

김 교수는 소위 ‘성인 질병의 태아적 발병(Fetal Onset of Adult DiseaseㆍFDAD)’이론을 국내에 소개한 사람. 아기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의 환경은 성인이 된 후에도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그를 기반으로 해 하나의 대안을 찾아 낼 수 있다는 것.

즉, 남성들의 의학적 연령을 15세 간격으로 나누면 각각 △사춘기전 병리기(0~15세) △사회 심리 병리기(15~30세) △전구(前驅) 병리기(30~45세) △대사 혈관 병리기(45~60세) △암 및 퇴행성 병리기(60~75세) △노화 병리기(75세 이상) 등으로 구분되는데, 각각의 시기는 전ㆍ후 시기와 영향을 서로 주고 받는다는 것. 예를 들면 대사혈관 병리기(45~60세)는 노화에 대한 저항력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각종 성인병 발병으로 커다란 타격을 입는 시기, 암 및 퇴행성 병리기(60~75세)는 인체 내 축적된 독소가 각종 암이 독버섯처럼 들고 일어나는 시기다.

하지만 노화 진행 과정이나 그것이 건강에 미치는 정확한 영향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 의료계의 실정 이란다. 마땅한 치료법을 확립하지 못 하고 있는 실정도 거기서 비롯된다. 김 교수는 따라서 이것을 심혈 관계, 골, 성(性), 내분비 등의 중점 영역으로 나눈 뒤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성기능 장애의 경우만 하더라도, 노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닙니다. 부부간 갈등을 풀어 주는 상담 또는 스트레스 퇴치 등 성생활 전반을 꿰뚫고 있어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다음에는 <메디컬 에스테틱>편이 소개됩니다.

송강섭 의학 전문 기자


입력시간 : 2005-01-19 18:51


송강섭 의학 전문 기자 speci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