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모양에 차돌박이 맛

[맛집 멋집] 우삼겹 전문점 <본가>
삼겹살 모양에 차돌박이 맛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사람도 서양인들만큼이나 고기를 즐기는 것 같다. 소나 돼지고기를 이용한 음식의 종류만 보더라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덕에 돼지고기를 부담 없이 즐기지만 오래 구우면 쉽게 딱딱해지고 또 특유의 누린내 때문에 기피하는 사람이 많다. 반대로 쇠고기는 부드러운 육질과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찾지만 다소 비싼 가격이 흠이다.

소고기를 좋아 하기는 하되 비싼 가격 탓에 망설여진다는 사람들에게 더 없이 반가운 곳이 있다. 논현동에 자리한 본가는 우삼겹이라는 독특한 쇠고기 부위를 개발, 판매하는 곳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우삼겹을 소개한 곳으로 현재 특허 출원 중에 있다고. 처음엔 생소한 이름에 반신반의하며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지만 직접 맛을 보고 나면 어느새 단골이 되어 버리는 곳이다.

쉽게 말해 우삼겹은 모양은 돼지고기의 삼겹살과 모양은 비슷하고 맛은 쇠고기의 차돌박이와 같다. 소 가슴의 지방과 적절히 섞여 있는 부위를 삼겹살 모양으로 잘라낸 것으로 돼지고기와 쇠고기의 장점을 두루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은 1인분에 9,000원 선으로, 삼겹살이나 목살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장점이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불고기나 양념 갈비와의 차이를 묻는다면, 미리 양념에 재어 놓는 것이 아니고 주문이 들어 오는 즉시 고기를 썰고 특제 소스가 뿌려진 채로 제공된다는 것. 이는 장시간 양념에 쟀을 경우 발그레한 쇠고기 특유의 색깔이 사라져 버리는 점을 보완한 것이다. 육질이 얇기 때문에 양념도 쉽게 스며들 뿐더러 숯불에 재빨리 굽기 때문에 쇠고기 특유의 고소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 고기를 먹을 때는 가위로 자르지 않고 젓가락으로 말아 한입에 넣는 것이 우삼겹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소스 역시 특이하다. 사과, 키위, 감초, 자염(아미노산이 풍부한 고급 소금) 등을 장시간 끓인 뒤 식용 숯을 가미해 색을 내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등의 정성을 기울였다. 보기에도 좋고, 맛을 더욱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국내는 물론 최근에는 중국 칭다오에도 직영점을 문 열었는데, 이는 일본의 야키니쿠에 자리를 빼앗겨 가고 있는 한국식 양념 고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된장찌개 역시 빼 놓을 수 없다. 본가의 우삼겹과 된장찌개는 환상의 콤비라고 해도 될 정도로 궁합이 잘 맞는다. 최소 1년 이상 숙성시킨 재래 된장에 차돌박이를 넣어 끓여 내는데, 이 때 양푼에 비빔밥을 해 먹을 수 있도록 유기농 야채와 무생채가 함께 제공된다. 오래 끓여 바특하게 졸인 된장을 함께 비벼 먹으면 맛도 그만이고 속도 든든하다.

* 메뉴 : 우삼겹 9,000원, 차돌된장찌개 5,000원, 겉절이국밥 5,000원, 양지머리 18,000원, 본가모듬(막등심, 갈비살, 우삼겹) 5만5,000원
* 영업시간 : 24시간. 연중 무휴.
* 주차 : 무료 주차
* 찾아가는 길 : 지하철 7호선 논현역 2번 출구, 강남역 방향으로 약 5분 가량 걷다보면 제일은행이 보인다. 제일은행 골목으로 들어와 우회전, 원조쌈밥집 맞은편에 자리한다. www.Theborn.co.kr 02-516-3284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5-03-22 18:47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