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따라 입맛따라, 골라먹는 재미

[맛집 멋집] <미가미담> 샤브샤브
계절따라 입맛따라, 골라먹는 재미

‘미가미담’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맛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10월 김달중 사장이 음식점을 열 요량으로 전각서예가 이준호 선생에게 부탁한 이름으로 그때 그가 한국 전통음식에 잘 어울린다며 지어준 것이다. 미가미담(味家美談)이라는 붓글씨도 함께 써주어 현재 식당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홀에 들어서면 전통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한국의 멋을 느끼게 한다. 제법 넓은 공간 덕에 다른 손님으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도록 했다. 간단한 점심식사에서부터 상견례 등 각종 모임에도 분위기가 잘 어울릴 듯하다.

미가미담의 주 메뉴는 버섯 샤브샤브 요리. 직접 만든 평양식 만두를 비롯해 소고기, 해물, 쌈 샤브 등 계절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재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S, H 등 강남의 유명한 샤브샤브요리 전문집 출신의 권영수 이사가 요리를 맡아, 정갈하면서 깔끔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샤브샤브는 원래 ‘살짝살짝’ 또는 ‘찰랑찰랑’ 이란 일본어 의태어에서 온 말이다. 13세기 징기스칸이 투구에 물을 끓이고 즉석에서 양고기와 야채를 익혀 먹은 것에서 유래한다. 일본에서 현대적 의미의 샤브샤브 요리가 개발된 후 국내에 알려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조리법에도 ‘토렴’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샤브샤브보다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시대 몽고군에 알려진 토렴이 일본을 거쳐 국내에 다시 들어왔다는 설이 정확한 것 같다. 지금도 우리나라 전통 음식점에서 꿩 토렴, 한우 토렴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샤브샤브는 육수에 소고기, 야채 등을 살짝 익혀 먹는 요리다. 육수와 육수에 넣는 재료의 신선도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미가미담의 육수는 사골 잡뼈를 곤 일반적인 육수와는 달리 국산 은멸치를 사용해 시원하고 깔끔하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아 재료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평양식 만두는 두부를 많이 넣어 먹기가 뻑뻑한 일반 만두와는 달리 두부량을 줄이고 부추 등 야채를 많이 넣어 부드럽고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다. 만두만 포장해가는 손님도 꽤 된다고. 만두에 야채를 많이 넣은 것은 만두의 제 맛을 살리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사실 건강을 소중히 여기는 이른바 웰빙주의 미식가를 위한 배려다.

식후에는 현미, 대파, 당근, 표고 등을 넣고 끓인 영양죽을 내놓는데 그 하나만으로 요기가 될 정도로 영양가가 높다.

샤브샤브를 먹는데도 요령이 있다. 김사장은 육수가 끓으면 젓가락으로 만두를 집어 끓는 육수에 휘휘 저은 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만두가 무거워 그냥 두면 바닥에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버섯, 대파, 깻잎 등 야채를 넣고 잠시 끓인 후, 소고기를 넣고 익혀 미가미담만의 독특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옛날 임금님 수라상에 올리던 떡과 소고기를 갖은 야채와 함께 볶은 궁중떡잡채는 식전에 애피타이저로 먹을 만한 일품요리다. 맛도 맛이지만 영양 만점이다.

인근에 서울레저, 오금성당이 위치해 주말에는 조금 붐비는 편이다. 일행이 많다면 반드시 예약하는 것이 좋다.

* 위치: 송파구 방이역에서 올림픽공원 방향으로 가다 올림픽사거리에서 우회전해 약 200m가면 현대자동차와 SK주유소 사이(50m전방)길에 위치한다. 오금초등학교 후문 앞. 방이역사거리 1번 출구에서 걸어가면 된다.

* 메뉴: 해물 샤브샤브 23,000원, 버섯 샤브샤브 18,000원, 소고기 샤브샤브 14,000원, 샤브 만두전골 8,000원, 샤브국수전골 8,000원, 점심메뉴 쌈 샤브특선 9,000원. 소고기 샤브샤브 10,000원, 궁중떡잡채 10,000원. 02-409-2654~5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5-05-12 16:08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