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손맛이 그립거든 바다낚시 천국으로 가라사시사철 넘쳐나는 씨알 굵은 고급어종, 돔 종류 많아거침과 부드러움이 어우러진 섬 풍광도 빼어나
[주말이 즐겁다] 통영 연화도 짜릿한 손맛이 그립거든 바다낚시 천국으로 가라 사시사철 넘쳐나는 씨알 굵은 고급어종, 돔 종류 많아 거침과 부드러움이 어우러진 섬 풍광도 빼어나
통영항에서 뱃길로 24km 떨어진 연화도(蓮花島)는 부드러운 연꽃 향내와 용틀임의 거친 몸짓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섬이다. ‘바다낚시의 천국’이라는 연화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낚싯대를 꺼내기 전에 신발끈 묶고 연화봉(212m) 산책에 나서는 것도 이런 아름다움을 먼저 만나려는 소박한 욕심 때문이다.
연꽃 형국에 자리한 연화사 연화사를 빠져 나와 제법 널찍한 오르막길을 10분쯤 걸으면 3층석탑이 서있는 언덕마루. 연화도의 아름다움이 가장 빛나는 ‘네바위’와 ‘동머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최적의 자리다. 옅은 안개 사이로 보이는 뾰족뾰족 솟은 네 개의 바위섬들은 마치 망망대해를 헤엄쳐 나가는 용의 날카로운 발톱을 연상시킨다. 풍수에선 연화도를 용의 형국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때 네바위는 몸을 뒤틀며 헤엄치는 용의 오른쪽 앞발이 된다. 네바위엔 아슬아슬한 벼랑 바위틈에서 자라는 ‘외돌괴 천년송’,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형상의 ‘거북바위’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날이 맑을 때엔 멀리 대마도까지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연화봉 남쪽 가파른 사면엔 보덕암이 자리잡고 있다. 바위틈에서 솟는 시원한 감로수 한 모금 들이키고 바다로 향한 나지막한 담장에 기대면 네바위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양양 낙산사의 홍련암, 여수 향일암, 남해 금산 보리암 등 이 땅의 유명한 관음도량에 결코 뒤지지 않는 빼어난 조망이다.
배낚시도 있다. 3~4인 가족이 1인당 2~3만원만 내면 1시간쯤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낚시도구를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다. 6대째 연화도에 살고있는 최균주씨는 이런 가족단위 여행객들을 위해 도구를 준비하고 있다. 줄을 늘어뜨리고 있다가 손에 입질하는 느낌이 오는 순간 낚아채면 된다. 요즘은 술뱅이, 소래미가 많이 잡히지만, 여름이 오면 참돔, 볼락, 도다리 같은 고급어종도 낚인다는 게 최씨의 귀띔이다. 회를 뜨지 못할 땐 민박집 아주머니에게 부탁하면 저녁상에 같이 회로 올라온다.
가족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바다낚시 한려수도의 중심지인 통영항에서 남쪽으로 24km 해상에 위치한 연화도는 통영시 관내 43개 유인도 중 가장 먼저 사람이 살았다. 식수 사정이 그만큼 좋다는 증거다. 총면적 3.41㎢에 주민 294명(93가구)이 어업을 주업으로 고기를 잡고 섬 주위에서 생산되는 패류와 해초류를 채취,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입력시간 : 2005-05-25 17:57
|
글·사진 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