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중 부상은 운동으로 치료해야부상정도나 치료단계에 따른 맞춤처방으로 '원상회복'근골격계 손상 예방 위해선 유연성·근력·지구력 고루 길러야

[클리닉 탐방] 강서솔병원<스포츠 재활운동 치료>
운동중 부상은 운동으로 치료해야
부상정도나 치료단계에 따른 맞춤처방으로 '원상회복'
근골격계 손상 예방 위해선 유연성·근력·지구력 고루 길러야


나영무 원장이 경기 중 부상으로 입원한 운동선수에게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 임재범 기자

요가ㆍ조깅ㆍ인라인 등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직장 동료들도 하나 둘씩 담배를 끊고는 헬스클럽으로 향한다.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아 지면서 직장 내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달라지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농구를 하다가 손가락을 삐었다거나 인라인을 타다가 인대를 다쳤다거나 하는 등 스포츠 운동 중 부상을 당하는 사람들이 덩달아 속출하고 있다. 주말마다 조기축구를 즐기던 직장 동료가 어느날 갑자기 목발을 하고 절뚝거리면서 나타나는 것도 우리가 종종 마주하는 풍경이다.

직장 체육대회 날 동료들과 족구를 즐기다가 엉덩이 관절을 다쳤으나 스포츠 재활운동 치료를 받고 보름 만에 퇴원한 최모(34ㆍ남) 씨는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였다. 조금만 기다리면 인라인, 웨이트트레이닝, 배드민턴 등 좋아하는 운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부상 초기 꼼짝 못하고 병실에 누워있을 때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으나 관절가동 운동ㆍ근육강화 운동ㆍ신경근육 조절운동과 지구력을 키우는 유산소 운동을 닷새 정도 차례로 하고 난 뒤부터는 자신감이 붙었다. 몸의 움직임이 한결 좋아진 데다가 팔 다리 근육에서도 하루가 다르게 힘이 샘솟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14개월 간 운동을 하다 다쳐 입원한 15~19세 청소년 선수 200명을 대상으로 척추 엑스선 촬영을 한 결과, 90% 이상이 척추가 휘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 선수들은 팔 다리 등 근골격계가 손상을 입어 입원한 환자들이었거든요. 그동안 척추가 잘못된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채 운동을 한 셈이지요. 만약 급작스런 부상이라도 당했더라면…. 일반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부상치료
국내 손꼽히는 스포츠 재활의학 전문가인 강서솔병원 나영무 원장(43)은 스포츠를 즐기다가 다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고 있다고 안타까워 한다. “운동을 하다 다친 경우 진통제를 맞거나 수술을 했다고 끝이 난 게 아닙니다. 다치기 이전의 몸으로 돌아가야 치료가 된 것입니다. ”

나 원장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스포츠 재활운동 치료 전문의다. 연세대 의대ㆍ대학원 졸업 후 영동세브란스ㆍ일산백병원 교수를 거쳐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 위원장과 국가대표 축구팀 닥터를 역임한 이 분야 권위자다. 그가 운영하는 강서솔병원은 문 연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병원이지만 스포츠 경기 중 부상을 당한 선수들로 항상 꽉 차 있다. 이영표ㆍ김남일ㆍ이천수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을 때 찾은 사람도 바로 나 원장이다.

“근골격계 손상은 진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근골격계 특수진찰법으로 근육ㆍ관절ㆍ인대ㆍ힘줄ㆍ활액막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자세가 비뚤어 진 것은 아닌지, 척추는 휘었는지, 다리 길이에 차이가 생겼는지, 근육이 뒤틀리지 않았는지, 힘줄에 염증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신경의 손상 여부를 보는 근전도 검사도 필요합니다. ”

운동 중 다쳐 근골격계 손상이 발생했을 경우 물리치료ㆍ주사치료ㆍ교정치료ㆍ운동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쓴다. 부상 초기에는 통증을 없애거나, 붓기를 빼거나, 피 흐름을 좋게 하는 물리치료와 주사치료를 먼저 하는 게 일반적이다. 환자가 도착했을 때, 나 원장이 가장 먼저하는 것도 붓기를 빼는 냉찜질이다.

강서솔병원 나영무 원장. 나 원장은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 위원장과 축구 국가대표팀 닥터를 역임하면서 이영표ㆍ김남일ㆍ이천수 등 국가대표 선수들의 재활치료를 도맡았던 스포츠 재활의학 권위자다.

나 원장에 따르면, 수술로 뒤틀린 뼈를 고쳤거나 혹은 통증을 가라앉혔다고 해서 치료가 끝났다고 방심하면 잘못이다. 스포츠 운동이란 게 대부분 팔과 다리 등 신체의 어느 한 쪽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몸의 균형이 깨져 척추 무릎 발목 어깨 등을 다치기가 십상이다. 또 근육골격계는 한 번 손상을 입게 되면 근력 약화, 관절 움직임의 둔화 등 후유증을 반드시 유발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다 다친 것은 운동으로 풀어야 합니다. 몸을 다쳤다고 가만히 있다가는 근육이 약해지거나 관절이 뻣뻣해져 운동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무조건 운동만 한다고, 또는 아무렇게나 한다고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상 정도나 치료 단계에 따라 그에 맞은 운동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또 환자의 상태를 봐 가면서 치료시기나 치료강도 등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나 원장이 재활운동 치료를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은 관절가동운동이다. 관절가동운동이란 다친 관절이 뻣뻣하게 굳지 않도록 부드럽게, 자꾸만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주의할 것도 많다. 통증이 일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즉 관절의 움직임 각도를 조금씩 늘려 나가야 한다. 관절의 움직임이 좋아지면 근육강화운동으로 넘어간다. 근력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근력을 회복했어도 신경이 다친 상태라면 또다시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아 주는 것은 신경근육 조절운동이다. 발이나 손을 한 곳에 고정시킨 채 체중을 싣거나 힘을 주면서 하는 운동이다. 무릎관절을 다친 경우라면 무릎을 앞으로 약간 구부리고 한발로 서기를 30초 정도씩 반복한다.

부상으로 쉬는 동안 환자들의 심폐지구력과 근지구력은 50% 이하로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지구력을 키우는 유산소운동도 해야 한다. 근지구력 운동은 환자가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힘의 50% 정도를 반복하여 사용토록 하는 훈련이다. 심폐지구력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상체를 다친 경우라면 달리기를 하고, 하체를 다쳤다면 에르고미터(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또는 물속에서 걷기, 수영이 좋다. 재활치료의 마무리는 기능적 운동이라는 것이다. 이 운동은 다치기 이전에 하던 운동과 유사한 동작을 함으로써 몸이 미리 적응토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축구를 즐겼다면 고무밴드를 걸고 발차기 운동을 하는 식이다.

“근육골격계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연성, 근력, 지구력을 고루 길러야 한다”고 말하는 나 원장은 “평소 맨손 체조나 스트레칭 등을 꾸준히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예방책을 일러준다.



◇ 다음 호에는 <내시경 시술>편이 소개됩니다.


송강섭 의학전문기자


입력시간 : 2005-06-01 16:11


송강섭 의학전문기자 speci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