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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오동나무
곧고 빠른 성장, 악기·가구 재목으로 탁월





마을마다 오동나무 꽃이 한창이다. 오래 전부터 많이 들어오고 부르던 식물이어서 잘 알고 있는 듯 하지만, 정확한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도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마을 어구에 튼실한 줄기를 쭉 뻗어 올리고 초롱 같은 연보라 빛 꽃송이들을 매어단 곱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본때 없기도 한 개성 있는 이 나무를 만나면 이름을 궁금해 하고 오동나무라고 말하면 한번쯤 감탄사를 지르기도 한다.

오동나무는 현삼과에 속하는 큰 키의 낙엽이 지는 나무다. 우리나라에는 오동나무와 참오동나무 두 종류가 있다. 그 가운데 마을에 심어 놓은 대부분의 나무들은 참오동나무이고, 우리나라 특산식물의 목록에 들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귀한 그냥 오동나무는 생각보다 만나기가 아주 어렵다.

두 종류를 구별하려면 초롱 같은 꽃송이 안쪽에 자주색 점선들이 많이 나 있는 것은 참오동나무이고, 그냥 연보라 빛과 벌을 위한 연한 노란빛이 바탕 그대로인 꽃송이를 가졌다면 그건 오동나무다. 꽃은 두드러진 통꽃인데 길이가 손가락 두 마디 정도 길고 통통하다. 5월부터 피기 시작하여 6월까지 볼 수 있다.

오동나무는 꽃도 곱지만, 잎도 무성하다. 오각형의 어린아이 얼굴만큼 큼직한 잎들이 달린다. 잎 뒷면에는 갈색의 별 모양 털들이 가득하다. 꽃이 지고 난 자리에 생기는 달걀모양의 다소 딱딱한 껍질을 가진 열매도 보기 좋고, 겨울에는 황갈색의 털이 둥근 겨울눈도 개성 있다.

누구나 오동나무하면 딸을 낳으면 시집갈 때 장롱을 짜 주려고 심는 나무로 가장 먼저 떠올린다. 사실 그렇게 해보았다는 사람을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아주 통직하게 자라므로 이용하기가 좋다. 워낙 빨리 자라므로 조건만 좋다면 심고 나서 한 10년이면 이용이 가능하다.

그런 특성 때문에 목재로서 장점을 가진다. 곧고 빨리 크는 점 이외에 부드럽고 습기와 불에 잘 견디며, 가볍고 마찰에 강하고, 가공도 쉬우며, 좀처럼 트지 않고, 좀벌레도 잘 생기지 않아 여러 가지 가구를 만드는 재료로는 아주 좋다. 물론 아주 견고하고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무늬를 가지지는 못해서 일반적인 가구에 흔히 이용되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서민적이어서 상자나 여러 문방구 등 많은 생활도구에 사용되었다.

특별히 소리를 전달하는 성질이 좋아서 악기를 만드는데 유용하므로 거문고, 비파, 가야금 같은 악기를 만드는 데에도 쓰였다. 특히 거문고 재료로 가장 유명한 것은 산중에 폭포가 떨어지는 바위틈에서 자라는 나무로, 이를 석상동이라 하여 최고로 쳤다고 하는데 사실 이런 곳에 자라는 오동나무를 만나기란 정말 어렵다,

한방에서는 줄기와 껍질을 사용한다. 동피 또는 백동피라는 생약명으로 불리우며 타박상이나 삔 상처를 비롯한 여러 증상에 처방 하였다. 옛 어른들 가운데는 재래식 화장실을 쓰는데 구더기와 냄새를 줄이기 위해 오동나무의 잎을 화장실에 넣었던 기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을법하다. 그렇게 여러모로 우리 곁에 자라던 나무가 바로 오동나무다.

오동나무를 보며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도 돈으로 좌우되는 세상, 딸을 낳으면 한 그루 나무를 키우는 조상들의 그 마음이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입력시간 : 2005-06-0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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