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야 잼 듬뿍 바른 바삭한 빵 "일미네"

[맛집 멋집] 싱가포르 음식점 <야쿤 카야 토스트>
카야 잼 듬뿍 바른 바삭한 빵 "일미네"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여행이 일반화되면서 이들 지역의 음식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특유의 향 때문에 꺼리는 사람이 많았던 태국이나 베트남 음식에 마니아 계층이 생길 정도로 일반화되어가면서 중식이나 일식에 불과했던 외국 레스토랑의 종류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최근에는 중국, 페라나칸(중국인과 말레이인의 결혼으로 생겨난 문화), 말레이 등 수많은 민족들의 음식 문화가 혼합된 싱가포르 음식에 대한 관심이 꽤 높아졌다. 동남아 문화와 비즈니스의 허브로 싱가포르가 부각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싱가포르하면 단순히 현대적이고 세련된 도시를 떠올리지만 실제 싱가포르를 다녀온 사람들은 이들의 다채로운 음식 문화에 흠뻑 빠지곤 한다.

최근 학동 사거리에 문을 연 야쿤 카야 토스트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된 싱가포르 음식점. 메뉴를 보니 간단하기로 소문난 토스트다. 음식이라고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 쉬워 보이는 음식일수록 제 맛을 내기가 쉽지 않은 법. 60년 전통을 가진 카야 토스트 맛의 비법은 카야 잼에 숨어 있다.

카야 잼은 싱가포르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데, 현지인들이 아침식사로 가장 즐겨먹는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야쿤(Yakun)은 이 토스트 가게를 처음 만든 창업자의 이름이고, 카야는 코코넛과 계란에 판단이라는 허브를 넣어 만든 잼의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토스트에 발라도 먹고 찍어도 먹는다. 색소나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저콜레스테롤 음식으로 노인들과 어린이들의 영양식으로 특히 유명하다. 물론 카야잼을 싱가포르 어디에서나 쉽게 살 수 있지만 야쿤 카야 토스트가 가장 유명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겉은 바삭하고 안에는 잼을 발라 촉촉함을 살린 것이 비결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특수 제작된 오븐에서 빵을 굽고 버터나 치즈 등을 곁들인다.

싱가포르 사람들의 아침 식사를 잠깐 살펴보자. 연유가 듬뿍 들어간 커피 또는 홍차, 바삭하게 구운 토스트 그리고 계란 한 두 알이면 OK. 야쿤에서 역시 이와 비슷한 세트 메뉴를 선보이는데, 이때 함께 나오는 계란이 특이하다. 삶은 것도 아니고 프라이도 아닌 것이 독특하다. 날계란을 껍질 채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시간을 맞춰 꺼낸 뒤 접시에 깨뜨려 담아내는데, 후추와 간장을 넣고 스푼으로 휘휘 저어 마시거나 토스트를 찍어 먹는 것. 날계란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예상 외로 좋아한다고.

또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커피나 홍차도 색다르다.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에스프레소 기계조차 없다. 망과 주전자를 이용해 일일이 손으로 걸러내는 것. 종이 필터를 사용하면 본래 맛을 해치기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공수해 온 특수 필터를 사용하는 등 1944년 창업자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 메뉴 : 카야토스트 2,300원, 버터슈가토스트 2,300원, 프렌치토스트 2,000원 반숙달걀 2개 700원, 세트 4,500원(오전 11시까지)~5,300원, 커피/티 3,000원, 커피O/티O(설탕만 첨가) 3,000원, 커피C/티C(무당연유 첨가) 3,000원.

* 찾아가는 길 : 학동 사거리 씨네시티 옆 골목, SK텔레콤 바로 옆.

* 영업시간 : 금~토요일 오전 8시 30분~밤 11시, 일~목요일은 밤 10시까지. 02-543-9760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5-06-22 15:10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