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리의 일본 리포터] 드라마 '약속'


한류열풍을 타고 TBS(도쿄TV)가 최근 시작한 드라마 ‘약속’이 일본 주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의사 남편과 두 아이 등 모든 것을 다 갖춘 듯 아주 행복해 보이던 가정주부가 가족과의 관계에서 가슴 한편에 밀려오는 공허함을 느끼다 우연히 만난 청년과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가 일본 주부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 정성재(양진우 분)가 동생 정성우(UN 김정훈 분)을 찾아 일본에 오면서 가정주부 이데 요오코(미나미노 요오코 분)와 우여곡절을 겪으며 불륜이지만 결국 순수한 사랑을 이룬다는 게 대강의 줄거리다.

결혼 15년째에 접어들면서 대학병원 외과의사이며 가정을 돌보기보다 출세만을 지향하는 남편과 사춘기 중학생 딸, 초등학생 아들은 둔 가정주부에게 어느 여름 비오는 날, 우산 하나가 그녀 인생의 돌파구를 찾는 계기가 된다. 우산이 없어 곤란해 하는 요오코에게 어떤 한 청년이 우산을 건네주고 사라진다. 청년의 순수함과 친절함에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게 된 요오코는 운명처럼 그 청년과 재회를 하게 되고 다음날 다시 그 장소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 두 사람은 거듭되는 데이트를 통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한국 로케를 통해 현장감을 살린 이 드라마에서는 두 사람의 뜨거운 사랑을 확인하는 러브신이 자주 나온다고 한다. 두 사람은 러브신을 촬영할 때 가장 힘들었다고 엄살이지만, 시청자들의 눈에는 한류 드라마가 그렇듯이 많은 난관(불륜)을 극복하고 아름답게 승화된 작품(사랑)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주부들에게는 드라마에서 비춰지는 성재의 순수한 모습이 더없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한류 붐을 일으킨 한국 청년들의 “선하고 착하며 순수한 사랑을 이루는 이미지”가 배용준, 이병헌, 박용하, 권상우 등에 이어 양진우를 통해 계승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TV 게시판에는 양진우의 순수한 모습에 녹아버렸다는 평가와 함께 모든 난관(국경, 나이 등)을 초월한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을 이루어져 한국에 꼭 같이 가길 바란다는 네티즌 의견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주인공 미나미노 요오코는 양진우에 대해 “배용준의 부드러움과 이병헌의 남자다움에 섬세함까지 갖춘 멋있는 분”이라며, 실제로 “나이는 상관없어요. 사랑합니다”는 말을 듣는다면 아마 푹 빠져버릴 거라고 말한다.

지난달 말부터 낮 1시 30분부터 30분간 방영되는 이 드라마에서는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하는 양진우의 연기가 돋보이며 전통 사물놀이, 한복 등 한국문화가 자주 소개되고 있다.


성우리 해외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6-23 15:29


성우리 해외칼럼니스트 sunnyinj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