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오싹 혹은 재미…더위사냥 떠나볼까
한국의 연쇄 살인/ 표창원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발행/ 12,000원
시체농장/ 퍼트리샤 콘웰 지음ㆍ 유소영 옮김/ 노블하우스 발행/ 1, 2권 각 8,000원
디지털 포트리스/ 댄 브라운 지음ㆍ 이창식 옮김/ 대교베텔스만 발행/ 1, 2권 각 7,800원
한 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 미하엘 쾰마이어 지음ㆍ 김희상 옮김/ 작가정신 발행/ 10,000원



여름은 소설이나 그와 비슷한 내용의 책을 읽기에 적당한 계절이다. 특별히 소설을 가까이하기에 좋은 때가 따로 없겠지만, 그래도 덥디 더운 여름에 재미있거나 소름이 끼치는 이야기를 옆에 두고 읽으면 나름대로 좋은 피서법이 될 것이다.

‘한국의 연쇄 살인’은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영국에서 경찰학과 범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가 희대의 살인마에 대한 범죄 수사와 심리 분석을 담은 책이다. 연쇄 살인범을 다시 끄집어내 생각하기란 전혀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저자는 왜 ‘정밀 분석’을 했을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수 많은 연쇄 살인 사건은 몸 전체에 퍼져가는 암 세포처럼 끔찍한 악몽으로 남을 것 같다. 들추고 싶지않은 환부라도 드러내고 진단해야 한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라 하더라도 연쇄 살인범을 만들어낸 개인적 사회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설명해내야 한다. 그래서 효과적인 처방과 치료약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누구나 안에는 악마가 살고 있다”고 강조한다.

‘시체농장’은 USA투데이가 선정한 최우수 미스터리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다. 법 의학 스릴러다. 미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11세 소녀가 유괴된 지 6일만에 시체로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살인마 템플 골트가 등장하는 저자이 두 번째 시리즈인 ‘스카페타 시리즈’ 중 제5권이다.

‘디지털 포트리스’는 ‘다 빈치 코드’로 유명한 저자의 처녀작이다. 1998년에 출간된 이 책은 미국 국가안보국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풀기 위해 벌어지는 두뇌 게임을 다루고 있다. 치밀한 구성과 정교한 복선이 돋보인다. 이런 종류의 소설들은 줄거리를 더 이상 말하면 실제로 읽는 재미가 무척 떨어진다. 영화의 결말을 미리 아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그러니 책 소개는 이쯤에서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

‘한 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는 일단 셰익스피어를 아주 경제적으로 접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이미 그의 작품을 읽었거나, 아직 읽지 못했어도 상관이 없다. 독일의 신화 작가인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가운데 재미도 있고 사랑 받는 11편을 골라 현대적 감각의 소설로 재구성했다. 원전에 충실하면서 핵심 부분을 최대로 살리고, 어떤 부분은 과감히 압축해 속도와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셰익스피어 연구가인 헤럴드 블룸은 “셰익스피어는 인간을 새롭게 창조했다”고 말했다. 그 만큼 인간사의 모든 희로애락이 그의 작품 속에 녹아있는 것이다. 그것을 저자는 다시 소설로 재구성했다. 맥베스, 오셀로, 겨울 이야기, 한 여름 밤의 꿈, 아테네의 티몬, 리어왕, 뜻대로 하세요, 로미오와 줄리엣, 줄리어스 시저, 끝이 좋으면 다 좋아, 햄릿 등을 다루었다.


이상호 편집위원


입력시간 : 2005-06-30 16:27


이상호 편집위원 s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