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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 탐방] 세브란스병원
당겨주고 늘여주면 몸이 개운
목 뒤 '뻐근', 어깨죽지 '찌근'…장시간 컴퓨터 사용이 부른 현대병
근막동통·수근관 증후군, 안구건조증이 대표적 증상…직장인 80%가 고통 호소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교수가 VDT증후군 환자에서 스트레칭 시술을 하고 있다. / 임재범 기자



입사 이후 꼬박 2년간 컴퓨터와 밤낮 없이 씨름하면서 회사 일에 매진해온 30대 초반 회사원 C씨. C씨는 요즘 목 뒤가 뻐근하고 양 어깻죽지가 지끈거려 견디기가 힘들다. 일을 하기위해 자리에 앉아도 집중이 잘 안 되고 걸핏하면 짜증이 난다.

이 모든 게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면서 생기는 VDT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 때문이라는 사실은 잘 알지만, 뾰족한 치료법을 몰라 그냥 꾹 참고 지내고 있다. 회사 내에는 자신만 그런 것도 아니다. 증상을 말했더니 “나도 그렇다”고 너도나도 맞장구를 친다.

“컴퓨터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직장 내 근무환경이 달라지면서 생겨난 VDT 증후군은 이젠 IT관련 업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집집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흔한 병이 됐습니다.”

40~50대 중·장년층이 고통 심해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39)는 “VDT 증후군의 발병은 사내 근무환경의 변화 탓으로, 사내 복지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병의 성격을 규정하면서 “직장인 중에서도 40~50대 초반 중ㆍ장년층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과거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았던 세대입니다. 나이가 들어 신체 능력이 떨어진데다가 디지털화한 근무환경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하려다 보니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큰 것입니다. 반면 20~30대 젊은층은 외외로 적습니다. 어릴 적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해 왔을 뿐만 아니라 젤패드다 광마우스다 자기 몸을 보호하는 각종 기구들을 요모조모 이용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근골격계 질환과 통증 전문가로 그동안 숱한 VDT증후군 환자들을 치료해온 배 교수에 따르면, VDT 증후군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흔한 증상은 목이나 어깨ㆍ손목에 통증을 유발하는 근막동통ㆍ수근관 증후군과 눈이 뻑뻑하고 쉽게 피로해지는 안구건조증 등 3가지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VDT 증후군에 걸려있다”는 배 교수는 VDT 증후군이 만연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으로 컴퓨터 작업을 하는 직장인들의 잘못된 자세를 꼽으면서도 “직장인들의 건강과 체격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인 규격으로 제작된 책ㆍ걸상 탓도 크다”고 지적한다. “키보드 받침대가 밑에 달린 책상이 보급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모니터와 키보드를 큼지막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일 하고 있습니다. 그 뿐인가요. 컴퓨터 자판을 외우지 못 해 모니터와 키보드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독수리 타법’으로 자판을 탁탁 두들겨대고, 상사의 눈치를 흘깃흘깃 살피면서 긴장된 상태로 업무를 본다면 뒷골만 뻣뻣한 게 아니라 눈과 어깨, 팔꿈치, 손목, 허리 등 몸 구석구석이 쑤시고 아픈 게 당연합니다.”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장시간 일을 하게 되면 목 뒷편을 삼각형 모양으로 감싸고 있는 승모근이 뻣뻣하게 수축되고 탱탱하게 뭉쳐져 통증이 발생한다. 근막동통 증후군이다. 통증은 목 뒤쪽에만 머물지 않는다. 양 어깻죽지로 퍼져나간 뒤 팔꿈치를 거쳐 손목까지 점점 내려온다.

수근관 증후군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목의 높낮이나 각도가 잘못된 탓이다. 손목이 꺾이거나 뒤틀리면 손목 수근관(손목터널)의 압력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두께가 늘어난 인대가 손목을 지나가는 정중신경과 근육을 압박함으로써 손목 저림 증상이 발생한다.

배 교수에 따르면 VDT 증후군은 변덕이 심하다. “증세가 때에 따라 좋아졌다 나빠졌다 들쭉날쭉하다”는 것이다.

주로 목 뒤쪽과 양 어깻죽側?뻐근하게 쑤셔 견디기 힘든 근막동통 증후군을 치료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주사요법이다. 근육이 탱탱하게 뭉쳐 있는 ‘통증유발점(Trigger point)’에 국소마취제를 섞은 주사를 놓으면 근육 덩어리가 순식간에 쫙 펴진다. 주사 대신 스프레이 형태로 된 약을 뿌리기도 한다. 하지만 통증유발점을 찾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년 간 VDT증후군을 치료한 전문의들도 쉽게 찾아내지 못 한다. 국소마취제를 희석하고 주사를 여러 부위에 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확한 통증유발점이 아니더라도 근육이완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움은 통증유발점을 찾는 데 그치지 않는다. 통증이 일정한 부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몸 구석구석을 옮겨 다니는 ‘섬유성 근육통’과 자칫 혼동할 우려도 있다. 따라서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면 덜컥 주사를 맞을 게 아니라 전문의와 상담 후 자기 몸을 꾸준히 관찰하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정확한 부위를 가려낸 뒤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과 바른자세 유지 중요
근막동통 증후군과 달리, 수근관 증후군은 치료하더라도 증세가 금세 좋아지지 않는다. 손목 자세가 나빠 생긴 문제이기 때문에 잘못된 자세를 고치는 게 바로 치료다. 손목 저림이 심할 경우 통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를 살짝 뿌린 뒤 손목자세를 바로 잡는 스트레칭을 한다.

병원 치료는 ?게는 1주, 길어야 2~3주 정도면 끝난다. 하지만 재발을 막는 방법은 환자 스스로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잘못된 자세를 고치는 방법 외에는 없다.

배 교수는 이와 관련, “VDT 증후군은 결국 자신이 다스려야 하는 병”이라면서 “3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 돌리기 운동만 해도 증상의 50% 이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 VDT증후군을 물리치는 스트레칭

1. 두 손을 머리 뒤로 한 후 머리를 앞쪽으로 천천히 당긴다. 단, 통증이 일어날 경우 통증이 시작하는 위치까지만 하고 더 이상은 하지 않는다. 5~10 회 반복한다.

2. 왼쪽 겨드랑이를 보면서 왼쪽 손으로 오른쪽 귀 위쪽 머리를 잡은 후 고개가 왼쪽 아래로 향하도록 서서히 스트레칭 한다. 반대쪽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한다. 5~10 회 반복한다.

3. 양손을 편안히 내린 후 어깨를 으쓱으쓱하면서 위, 아래로 천천히 스트레칭을 한다.

4. 양손을 어깨 위로 한 자세에서 팔꿈치로 크게 원을 그린다고 생각하면서 어깨를 천천히 앞으로 그리고 뒤로 돌리기를 한다. 5~10회 반복한다.


◇ 다음 호에는 <폐경기 증후군> 치료 편이 소개됩니다.


송강섭 의학전문 기자 special@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입력시간 : 2005-07-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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