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김종화의 대사증후군 바로알기] 비만치료


과거 산업화 이전 사회에서는 뚱뚱한 사람이 적었고 비만이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일도 없었다. 오히려 큰 체격의 사람이 풍요롭고 건강한 생활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마른 사람은 기아와 가난을 의미했을 정도였다.

‘살이 쪘다’라는 말이 ‘건강이 좋아졌다’는 뜻으로 사용돼 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풍요로운 현대사회에서 비만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만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등을 복합적으로 유발시키는 대사증후군의 핵임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퇴행성 관절염, 수면 무호흡증, 담석증, 우울증, 암 등 다양한 질병의 위험도를 높이며 결과적으로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큰 체격이 더 이상 ‘부의 상징’이 아닌 ‘치료해야 할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대개 부모가 비만이면 아이들도 비만인 경우가 많다. 이는 아이들이 부모의 비만체질을 물려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비만습관의 유전’이 원인일 수도 있다. 부모가 차리는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을 자녀가 함께 먹고 잘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도 그대로 물려받아 비만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비만치료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생활습관 조절이 가장 기본이 되며 가족 모두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식사 시 5W 1H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식사 시 지켜야 할 5W 1H는 다음과 같다. ▲When 항상 일정한 시간에 먹고 절대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식사를 거르게 되면 우리 몸은 열량을 소모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체중이 늘 수 있다. ▲Where 음식은 반드시 식탁에서만 먹는다. TV나 신문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먹는 습관을 버린다. ▲Who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식사한다. 혼자 식사하면 균형식을 하기 힘들다. ▲What 고지방, 고칼로리를 피하고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먹는다. ▲Why 무언가 먹고 싶다면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생각해본다. 정말로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음식을 거부한다. ▲How 천천히 여유를 갖고 먹는다. 급하게 식사를 하면 뇌에서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

운동을 안전하고 즐겁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나친 운동은 절대 금물이다. 부상을 예방하는 준비운동과 피로해진 근육을 풀어주는 정리운동도 잊어서는 안 된다. 운동 중 통증이 느껴지면 몸이 무리하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즉시 중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즐겁지 않은 운동은 노동일뿐이다.

즐거운 운동을 위해 하던 운동이 지루해 지면 새로운 것을 찾고 함께 할 파트너를 만드는 것이 좋다. 운동의 진행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운동일기 기록은 운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주며, 운동처방사의 조언은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비만은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건강의 적이다. 따라서 비만치료의 목적도 미용이 아닌 건강의 위험요소를 줄이는데 두어야 한다. 중간 정도의 체중 감소만으로 혈압, 혈당 및 비만에 따른 위험질환을 감소시킬 수 있으니 무리할 필요는 없으며 한 달에 2~3kg 정도의 체중감량이 가장 적당하다.

비만치료는 위에서 알아본 식사, 운동요법을 통한 생활습관교정이 가장 기본이면서도 확실하나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성공하기 힘들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생활습관교정이 어렵거나 심각한 비만이라면 병원의 도움을 받아 약물치료나 수술요법을 받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김종화 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입력시간 : 2005-07-28 14:21


김종화 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drangel@sejong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