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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멋집] 러시아요리전문점 <샤슬릭> 꼬치구이
뻐삼겹살의 오묘한 맛의 변신



러시아에서 공부를 하던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 노래를 불렀던 음식이 있다. 그 이름도 생소한 샤슬릭이다. 요즘이야 다국적 요리 전문점들이 꽤 많이 생겼지만 5~6년 전까지만 해도 베트남 쌀국수나 스파게티 정도가 손쉽게 맛볼 수 있는 이국 음식의 전부였다. 어쨌든 그 친구 덕분에 샤슬릭은 먹어본 적은 없어도 왠지 맛있을 것 같은 친숙한 음식이 되어버렸다.

샤슬릭은 러시아인들이 가장 즐기는 일반적인 음식 중 하나다. 어느 집에나 샤슬릭에 필요한 재료나 도구를 갖추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즐긴다. 샤슬릭은 러시아어로 꼬치구이라는 뜻이다. 고기뿐만 아니라 야채나 해산물 등 뭐든지 샤슬릭이 될 수 있다. 현지에서는 양고기를 즐겨 먹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돼지고기가 입에 맞는다.

서울 서초구 청계산 입구에 자리한 샤슬릭은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식당 중 하나다. 인천점에 이어 두 번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메뉴는 샤슬릭이다. 김찬형 사장이 카자흐스탄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문을 열었다. 평소 삼겹살에 소주를 좋아하던 완전 한국식 입맛을 갖고 있던 그를 매료시킨 음식이라면 한국인들도 분명 좋아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고기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돼지고기로 정했다. 그렇지만 한국식 샤슬릭에 맞는 고기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잘못하다간 그냥 평범한 삼겹살집으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처음엔 살코기를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 먹다 나중엔 손으로 뼈를 뜯는데, 한국에서 뼈째 뜯을 수 있는 고기는 갈비밖에 없다. 그러던 중에 발견한 것이 뼈째 뜯어먹을 수 있는 삼겹살이다. 삼겹살을 뼈째 뜯어먹는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터지만 실제 우리가 먹는 삼겹살에는 갈비뼈가 붙어있다고 한다.

불판에 구워먹도록 하기 위해 뼈를 뺐기 때문에 몰랐던 것이다. 뼈가 그대로 붙어 있는 삼겹살은 샤슬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부위다. 이때부터 식당에서 뼈삼겹살을 이용한 샤슬릭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인지라 반신반의하는 손님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마니아들이 생겼을 정도다. 고기는 순수 국내산 암퇘지만을 사용(거짓일 경우 1,000만원을 배상한단다)하고 꼬치는 자동으로 돌아가게끔 해 숯불로 초벌 구이를 한다.

샤슬릭의 고기는 그냥 먹어도 담백하고 맛이 있다. 그 맛의 비결은 좋은 돈육과 냉장 숙성에 있다. 돼지를 통째로 구입해 2~3일 가량을 숙성 시킨 뒤 뼈삼겹살 부위만 양념에 재어 다시 숙성에 들어간다. 최소 7일 정도의 숙성기를 갖는다. 상차림을 보면 일반 삼겹살 집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샤슬릭을 먹는 방법은 다소 틀리다.

먹기 좋게 잘라준 고기와 러시아식 샐러드를 함께 싸 먹는다. 우리가 상추, 깻잎 등과 함께 고기를 먹는 것처럼 러시아인들은 토마토, 양파, 오이와 함께 고기를 먹는다. 특히 토마토에 싸서 먹는 샤슬릭의 맛은 깔끔해 별미다. 고기는 그냥 먹어도 되고, 러시아식 소스 또는 자체 개발한 특제 소스에 찍어 먹어도 된다. 그래도 한국적인 맛을 잊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 상추 샐러드와 무절임은 기본으로 내놓고 있다. 돼지고기 한 가지로 최소 5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뼈삼겹살의 화려한 변신이다.

* 매뉴 : 2만원(2인분)~2만7,000원(2~3인분), 모듬야채샤슬릭 7,000원, 냉면과 비빔밥 5,000원. 인천점은 3,000~4,000원 가량 저렴.

* 찾아가는 길 : 지하철 3호선 양재역 7번 출구, 성남 방향으로 나와 녹색 버스 4432번을 타고 청계산 입구에서 하차한다. 맞은편 대각선에 위치. 출발 10분 전에 전화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 영업 시간 : 오전 11시~오후 11시. 오후 3시~5시는 쉰다. 02-575-9233/ 032-777-9898 www.shashlyk.co.kr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


입력시간 : 2005-07-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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