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물놀이, 래프팅, 트레킹, MTB…늦은 휴가 최고 대상지
[주말이 즐겁다] 영월 동강 낚시, 물놀이, 래프팅, 트레킹, MTB…늦은 휴가 최고 대상지
다행히 올 장마는 별탈 없이 잘 지나갔다. 그러나 이내 찾아온 무더위는 에어컨 앞을 한시도 떠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벌써 며칠째 인가. 이런 ‘인공의 피서’도 이젠 지겨워졌다. 시원하고 상쾌한 자연의 바람 속에 있는 나를 상상하며 휴가 날짜를 꼽아본다.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그러나 회사일 때문에 휴가 일정도 늦어진 데다가 아직 마땅한 대상지도 정하지 못했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영월의 동강(東江)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여름 무더위 식히기에 너무 좋은 동강 동강의 품에 안겨서 즐길 거리는 많다. 도보여행을 선호한다면 강변을 따라 트레킹을 하면 되고, MTB를 좋아하는 사람은 페달을 밟으면서 강변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그 옛날 뗏목꾼들이 느꼈던 운치를 맛보면서 동강의 속살을 엿보는 데는 역시 래프팅이 최고로 꼽힌다. 강변 자갈밭에 앉아 낚싯대 드리우면 초보자도 피라미, 불거지, 매자 같은 물고기를 심심하지 않게 낚을 수 있다. 상류쪽으로 가면 씨알 굵은 다슬기도 많다. 그리고 쏟아질 듯한 밤하늘의 별을 가까이서 보고싶다면 영월 별마로천문대(033-374-7460)를 찾으면 된다. 이도 저도 취미가 없는 이라면 흐르는 강물소리 들려오는 민박집 느릅나무 그늘에 가만히 누워있기만 해도 좋으리라.
동강 비경의 백미는 어라연(魚羅淵)이다. 영월읍 거운리의 거운교를 건너 거운초등학교에서 비포장 길을 100m쯤 가다 우회전해 산길을 약 3㎞ 가면 동강 기슭의 만지동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전 뗏목을 나르던 뗏사공들이 꼭 들렀다 갔다는 전설적인 주막집 ‘전산옥’터가 아직도 남아있다. 뗏목을 부리는 뗏사공들에게 밥도 해주고 술도 팔던 그녀는 동강과 함께 살아 숨쉬는 신화다. 지금은 래프팅 고무보트가 줄을 잇고 있지만,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뗏사공들이 뗏목에 애환을 싣고 흐르던 물길이었다. 정선 아우라지를 떠난 뗏사공들이 동강에서 가장 험한 물살인 황새여울과 된꼬까리여울을 무사히 지나 만지동에 이르면 일단 한숨을 돌렸다. 바로 여기에 전산옥의 술집이 있었다. 만지동에서 강변 비포장길을 2㎞ 간 다음 물가를 따라 돌밭과 모랫길을 지나 1㎞ 더 들어가면 어라연이 반긴다. 상선암ㆍ중선암ㆍ하선암 세 개의 암봉들이 어우러진 경치가 좋다. 영월로 유배를 왔다 억울하게 죽은 단종의 혼령이 이곳의 뛰어난 경치에 반해 신선처럼 살고자 하자 물고기들이 줄을 지어 반기는 바람에 그 일대가 고기 비늘로 덮인 연못처럼 보였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거운교에서 어라연까지는 40분~1시간 소요. 왕복은 최소 2시간 걸린다. 동강 래프팅 코스는 물흐름이 거칠지 않은 1~2급 코스로 가족 단위나 소규모 단체가 즐기기에 좋다. 여러 코스가 있는데, 대부분 동강 아름다움의 백미인 어라연을 거쳐 섭새에서 마무리를 한다. 참가비는 코스에 따라 당일 2만5,000원. 동강변의 삼옥리와 거운리에 한마음래프팅(033-374-2874) 등 60여 업체가 성업중이다. 래프팅 업체는 대부분 민박을 끼고 있다.
백운산은 염?최고의 전망대 첩첩산중의 뼝대를 굽이도는 옥빛 물살 기슭에는 누대에 걸쳐 이 척박한 땅에서 치열한 삶을 일궈온 주민들이 정답게 모여 사는 강마을이 드문드문 자리잡고 있다. 강 건너로는 언제부턴가 꿋꿋하게 ‘동강의 지킴이’ 역할을 해온 고성산성도 내려다보인다.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독수리도 전혀 부럽지 않은 조망이다. 좀더 오르면 백운산 본격 산행이 시작되지만 미경험자에게는 위험한 코스이므로 이쯤에서 하산하는 게 좋다.
입력시간 : 2005-08-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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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