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빈이 된 듯…품격의 맛과 서비스

[맛집 멋집] 분당 <스시 히까리>생선초밥
귀빈이 된 듯…품격의 맛과 서비스

한번 찾아 왔던 손님을 세세히 기억하고 있다면 손님 입장에서 그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는 것 같다. 매상을 많이 올려주어야만 단골인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찾아 맛있는 음식도 먹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면 그곳은 이미 식당이 아니라 휴식처가 된다.

분당구 정자동에 자리한 스시 히까리가 바로 그런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좀 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기존 스시전문점의 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곳이라고 할까. 바에 앉을 수 있도록 꾸며 회전초밥이 주 메뉴이겠거니 하고 들어서는 사람들이 있지만 전혀 다른 컨셉이다.

어느 새 일식하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레일이 떠오를 정도로 회전초밥 집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레일이 도는 동안 받는 할로겐 조명 때문에 수분이 증발하고 신선도가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그때 그때 조리사들이 음식을 내놓고 있다.

“흔히 고객들은 회전초밥에서 자신들이 선택한 초밥을 골라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만큼 일방적인 것도 없죠. 어떤 재료로 만들어진지도 잘 모른 채 모양만 보고 집는 거니까요” 스시 히까리 조리장의 설명이다.

모르는 것은 물어보고 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손님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건 당연한 일. 처음엔 바에 앉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손님도 있었지만 조금씩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마치 전담 요리사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점이 주효했다.

단순히 음식만 먹고 나오는 게 아니라 즐기는 것을 중시하는 스시 히까리의 철학을 알 수 있다. 초밥과 롤 사시미는 물론 튀김이나 면류도 맛볼 수 있다. 특히 바에 작은 쇼 케이스가 갖춰져 있어 싱싱한 재료와 활어를 손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은 특히나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찾고 있다. 낮에는 주부들의 소규모 모임이 있다면 저녁에는 직장인들의 회식이나 가족모임 그리고 늦은 밤에는 간단하게 한잔 즐기고자 하는 나홀로 손님이 많다.

외국이라면 단골 술집에 들러 바텐더와 사는 얘기를 주고받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닐 텐데, 아직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모습이다. 그렇지만 스시맨이 바텐더도 되어주고 친구도 되어주는 스시 히까리에서는 가능한 일들이다. 그래서 점심에는 식사 위주로, 저녁에는 안주류 위주로 분위기와 메뉴를 바꾼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점심에만 맛볼 수 있는 점심특선메뉴는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다. 히까리롤 2,500원, 초밥이 8,000원 선에 선보이고 있고 정식메뉴는 1만5,000~2만5,000원에 구이, 튀김, 초밥, 사시미, 면류를 모두 즐길 수 있다. 또 한가지, 테이블에는 독특한 주문 종이가 있다. 종류별로 메뉴를 나눠, 먹고 싶은 것을 펜으로 체크해 보여주면 즉석에서 활어초밥이며 튀김을 만들어준다.

인테리어 역시 인상적이다. 다른 재질 대신 대리석을 주로 사용해 무척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다. 스시가 담겨 나오는 접시 역시 대리석을 특수 제작, 항상 냉장 보관해 시원하게 유지한다. 본래 차가운 성질인 대리석에 초밥 등을 올리면 신선함이 비교적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고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메뉴 : 사모님정식(평일) 1만5,000원, 히까리정식 2만5,000원(낮)~3만5,000원(밤), 광어사시미(1인) 2만5,000원, 농어사시미(1인) 2만5,000원, 생선초밥(2p) 2,000원~, 데마끼(1p) 2,500~4,800원, 튀김류 3,800원~, 롤 1만원~.

찾아가는 길 : 분당선 정자역 4번 출구, 폴라리스II 빌딩 2층.

영업 시간 : 오전 11시부터 밤 10시 30분 까지. 연중무휴. 031-717-1789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5-08-29 16:45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