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국악축전 '종횡무진 우리음악'…11개 도시 순회공연

[문화가 산책] 우리가락 한마당, 전국이 "얼쑤"
2005 국악축전 '종횡무진 우리음악'…11개 도시 순회공연

황병기의 가야금과 안숙선의 소리가 인순이, 에스지(SG) 워너비 등과 어울려 한바탕 난장판을 벌인다. 세대와 품격, 지역에 얽매여왔던 국악이 모처럼 자유롭게 대중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내달 4일부터 9월 한달간 전국에서 펼쳐지는 ‘2005 국악축전’이 그것이다.

‘종횡무진 우리음악’이란 슬로건이 말해주듯, 전국 11개 도시에서 1,000명이 넘는 출연진이 모두 14회의 페스티벌을 연다. 지난 해보다 대중가수 들의 참여가 훨씬 많아진 게 두드러진다. 신해철, 한영애, 김현철, 여행스케치 등 국악축전 공식 음반에 참여한 가수뿐 아니라 이은미, 박화요비, 한대수, 안치환 등 인기가수 들이 대거 출연한다.

윤중강(국악평론가) 예술감독은 “국악이 대중과 친해지기 위해선 대중의 감성을 가장 잘 아는 대중가수 들과 함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이들 가수에게 최대한 국악의 감성을 살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한다.

국악이 종횡무진하는 데는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명창 안숙선(판소리), 이춘희(경기소리), 조순자(여창)와 기악명인 황병기(가야금-창작곡), 정재국(피리-정악), 박종선(아쟁-민속악) 등 국악계의 버팀목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젊음과 대중성에 아량을 보인 덕이 크다.

개막식은 다음달 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장사익, 인순이, 이상은, 바비소울, 에스지 워너비 등이 힘ㆍ얼ㆍ멋ㆍ흥 이란 네 가지 주제에 맞춰 퓨전 창작 국악은 물론 자신의 인기 곡을 선보인다.

이어 각각 특색 있는 테마를 지닌 13개의 국악 난장이 전국적으로 펼쳐진다. 9월 6일 경기고양에서 열리는 ‘사람, 악기가 되다’는 악기를 배제하고 사람의 목 소리와 행위로만 이루어지는 이색 공연이다.

국악계와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아티스트들의 무대인 ‘그녀들과 앞서가다!’(13일, 오산), 국악과 양악이 서로 주고받는 형식의 무대인 ‘사랑하면 부딪쳐라!’(15일, 안산), 전통음악 명인과 대중가수가 함께하는 ‘마음으로 하나되다’(28일, 군산) 등도 독특한 무대다.

16일 서울 클럽 아구아(AGUA)에서는 밤 늦게 추석파티가 열려, 황병기, 신세대 가야금 4중주단 여울, 피리와 가야금 소리에 자신의 음악을 얹힌 클래지콰이 등이 함께 어울린다. 폐막식(30일)에는 명창 안숙선이 ‘액맥이 타령’을, 신해철은 오고무의 이주희와 함께 2005 축전의 공식음악인 ‘혼불’을 선보인다.

이밖에 국악만화 2편과 국악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10편을 제작해 공연 시작 전과 중간에 상영하고 전국 학교와 도서관 등에도 배포한다. 12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에서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국악의 대중화와 대중음악의 국악화를 실현하고 세계 속의 월드뮤직으로 성장하는데 ‘국악축전’은 분명 디딤돌이 될 것이다. 모든 공연은 무료.

문의 02-760-4696~7.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5-08-30 13:53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