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해 희망을 애기하자꾸나

[출판]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
미래를 위해 희망을 애기하자꾸나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 오세훈 외 지음/ 황금가지 발행/ 1만5,000원

2004년 말, 저자들이 참석한 한 송년 모임.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우울한 이야기만 이어지던 중 누군가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우리라도 생각을 모아 우리 민족이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하자.”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화두를 던져 보자.

우리에겐 저마다 외국 사례를 공부하고 직접 보고 느낀 경험이 있다. 그것을 나라별로 정리해 보자.” 우연히도 유학 시절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던 나라 들이 모두 달랐다. 또 국가 발전에 대한 추상적 이론을 담은 책들은 많지만,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는 쉽지 않다는데 착안했다.

이 책은 이렇게 해서 나왔고, 그것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것은 우리가 역사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는 헤겔의 명제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역사는 침묵하면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하고 있지만, 우리는 애써 그것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런 어리석음을 반복할 것인가 라는 스스로를 향한 물음이 출발선이다.

위대하고 강한 나라는 우연히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데, 지금 우리는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이 흩어져 있다고 저자들은 진단한다. 그래서 지도자를 포함해 국민들도 함께 중요도와 우선 순위 등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을 모아보자고 제안한다.

젊은이들의 생각과 인생 목표가 온통 안정된 직장과 아파트 평수 늘리기에 있는 한 희망은 없다. 도태와 재도약의 갈림길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더 많은 국민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까. 그런 나라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한 마디로 선진국의 실패를 거울 삼아 한국이 나아갈 길을 찾는다는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가 이 책의 주제다. 이를 위해 정치 외교 사회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1부 ‘실패에서 배운다’에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남미 네덜란드 아일랜드 핀란드 등 우리보다 앞서 국가적 성공을 이루었던 나라들이 실패를 극복하고 재도약한 비결을 다루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상황과 조건이 우리와 다르지만, 1인 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언저리에서 몇 년째 정체되어 있는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영국 병에서, 프랑스 사회당 실패에서, 독일 경제위기에서, 중국 문화대혁명에서, 일본 잃어버린 10년에서, 남미 민중주의 실패에서, 강소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핀란드 성공에서 각각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배워야 하는가를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다.

2부 ‘강한 한국을 꿈꾼다’에서는 한국이 위대하고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한 방법론을 6개 분야로 나누어 말하고 있다. ▲경쟁의 활성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 ▲중견국으로서 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내는 대외 전략 ▲소프트파워 개발 ▲생산적 복지 도입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통일 대비 등이 그것이다.

또 우리나라가 위대하고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리더보다는 국민의 역할이 더 중요하며,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반드시 도달해야 할 7가지 합의 사항이 있다고 강조한다.

▲국가적 아젠다와 정권의 아젠다를 구분할 것 ▲정치의 목적을 정당의 집권이 아니라 국민의 행복에 둘 것 ▲과거를 보지 말고 미래를 볼 것 ▲미래 업종을 선택과 집중한 후 이를 뒷받침할 과감하고 효율적인 투자를 할 것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 ▲ 국제 관계에서는 실리를 우선시 할 것 ▲ 여론에 좌우되지 말고 먼 앞날의 국익을 내다볼 것 등이다. 풍부한 외국 사례를 바탕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앞날을 생각하며 차분히 읽으면 현실을 보는 시각을 재정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상호 편집위원


입력시간 : 2005-08-30 15:12


이상호 편집위원 s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