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철학이 담긴 전통무술

[생활 속 무술] 웰빙 타이치
중국인의 철학이 담긴 전통무술

인간 자아의 생존방위 혹은 종족 유지를 위하여 자연 발생적으로 태어난 것이 무술이다. 타이치는 우리말 태극권(太極拳)의 중국어 발음으로 중화민족의 오랜 사회생활 속에서 점차적으로 쌓이고 풍부하게 발전해 온 귀중한 무예 문화 유산이다.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친 타이치는 중국 철학의 지혜, 미학(美學)의 정치, 예술의 운치, 문화의 정신이 응집되어 있다. 민족적인 체육활동과 문화현상으로서의 타이치는 세련되고 실용적인 아름다운 신체 활동이다.

중화민족의 우수한 전통 문화로서의 타이치의 핵심 특징은 보건성, 격투기성, 예술성의 삼위일체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타이치는 전통적인 체육활동 뿐 아니라 문화. 오락 활동으로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타이치라는 단어는 역경(易經)이란 문헌에 나오는 역유태극(易有太極)이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태극의 개념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일반적으로 태(太)는 극대라는 것이고, 극(極)은 무궁무진 하다는 것으로 태극은 ‘매우 크고 매우 높으며 지극하여 끝이 없다’는 뜻으로 시간과 공간의 무한함을 나타낸다.

동양 철학의 입장에서 보면 태극은 만물이 생겨나는 본원인 것이다. 남송(南宋)의 주희인(朱熹認)은 “모든 천지만물의 이치는 바로 태극이다” 라고 하였으며, 명(明)의 왕연상(王延相)도 태극을 천지가 아직 나기 전 태초에 혼돈하며 맑고 부족한 기(氣)라고 하였다.

몇 가지 설을 통하여 이해해야 되는 것은 태극은 음양이 나뉘어지기 전에 일종의 원시적 혼동상태(하나의 ○로 표시할 수 있음)다.

또 태극은 ‘一’로서 세계의 시작이요 만물의 뿌리이고 터전이며 모든 물질세계의 생성변화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태극이 한번 움직여 음과 양이 생겨나고, 음양이 있음으로써 곧 사상이 생겨나며, 사상이 있음으로 곧 팔괘가 이루어져 태극권의 동작이 형성되었다.

타이치 수련은 우리 몸에 잠재된 생명력을 충분히 조절하고, 화합하여, 인체 각종 기능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 특징이다. 태극권은 동양 양생학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여러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수련하여야 한다.

특별히 강조되는 요소로는, 수련자는 수련과 동시에 마음이 가라앉아야 되고, 식생활에 절도가 있어야 하며, 부지런해야 하는 등 여러 면에서 형태와 의식을 같이 기르도록 노력하여 심신을 모두 건강하게 하는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자랑하는 전통 무술 타이치는 중국인의 성격이 잘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태극권은 유권법(柔拳法) 또는 면권법(綿拳法)이라 할 정도로 움직임이 부드럽다.

어깨를 부드럽게 하여 자연스럽게 한다. 온몸에 힘을 빼고, 구름을 타고 공중을 나는 신선과 같은 마음이 되어 손발을 천천히 돌리며 온몸을 움직인다.

태극권에는 여러 가지 명칭이 붙은 형태가 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에 맞추어 같은 속도로 움직이며 절대로 멈추어서는 안 된다.

청대의 권법(拳法)의 명인이 “주먹은 장강대해 처럼 당당히 그치지 말 것” 이라 했던 바와 같이 겉 보기에는 부드럽게 춤을 추거나 느린 운동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동작이 호흡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도 움직임에 무리가 없다. 따라서 오랜 시간 연습을 해도 피로하지 않는다. 그 까닭은 태극권은 무술로서의 모양을 취함과 동시에 기를 연마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라고 하는 것은 수련을 함으로써 사람의 신체로부터 흘러 나오는 정신의 힘이라고 할 만한 것으로 이의 체득은 실제로 문학이나 말로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것이다.

근육에 힘을 붙게 하는 것은 얼마쯤 단련해도 그 힘은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진정 거대한 생명력이라 하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를 원천으로 한다는 도교의 가르침처럼 태극권 수련에 의해 기를 키울 수 있다.

태극권의 형태와 운동은 언제나 좌우의 원을 만들며 결코 직선적으로 움직이는 일은 없다. 무극으로 끝이 없기 때문에 한쪽 손이 쭉 뻗쳤을 때는 이미 다른 손은 같은 속도의 원운동을 시작하고 있으며, 태극의 운동은 잠시도 끊기지 않는다.

*알립니다=이번 호부터 허일웅 명지대 교수(대한우슈협회 부회장)가 집필하는 ‘생활속의 무술 웰빙 타이치’를 연재합니다. 중국 무술 타이치(태극권)를 통해 심신 수련과 건강을 다지는 길잡이가 될 새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허일웅 명지대 교수


입력시간 : 2005-10-17 16:29


허일웅 명지대 교수 heoilu@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