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주변에는 여러 가지 건강증진법이 있다. 이들 건강증진법의 목적은 대부분 건강증진, 질병예방, 체형조정, 잠재능력 개발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타이치는 일반 스포츠와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타이치는 음양오행 등 고대 철학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건강법으로 전통적인 경락의 기(氣)인 동양의학 이론도 도입되어 있다.

태극권은 원래 무술로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공방(攻防) 기술을 주요 목적으로 했으나 명, 청 양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동양의학 이론을 도입하여 몇 대에 걸쳐 태극권 각 가문의 재량에 의해 오늘날과 같은 동정공(動靜功)이 되었다.

둘째, 동양의학에 의하면 인체 속의 기가 경락 선상을 따라 운행하고 있기 때문에 타이치도 잡념을 버리고 단전에 의식을 집중해 ‘의(意)로서 기를 움직이며 기로서 의를 움직인다’ 고 하는 것과, ‘가능한 한 몸을 풀고 기와 혈(血)의 운행을 촉진한다’ 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셋째, 고대 철학에 의하면 우주만물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으며 강물처럼 낮과 밤이 흐르고 있다. 그 때문에 태극권도 동작을 그치지 않고 오래 지속시켜 경락운동을 하도록 엄중히 요구하고 있다.

넷째 고대 철학에 의하면 우주만물은 모두 음양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하늘은 양(陽)이며, 땅은 음(陰), 남자는 양이며, 여자는 음이다. 태극권 동작도 허실(虛實), 송긴(松緊), 강유(剛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줄곧 강경(剛勁ㆍ강한 힘), 혹은 강경 만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다섯째, 고대 철학자는 우주 진화의 동력을 신(神)이라 칭했다. 따라서 태극권은 마음(心)과 몸(身), 형(形)과 신(神)을 결합시키려 했다.

예를 들어, 태극권을 실습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요령을 지켜야만 한다. <심위주사(心爲主師), 체위구사(體爲驅師)>(마음은 원래 스승이며, 신체는 구사된 것이다), <선재심(先在心), 후재신(後在身)>(마음이 먼저이고, 몸은 나중이다), <의지선행(意志先行), 신수의동(信隨意動)>(의지가 앞장서고, 몸은 의지를 따라 움직인다). 따라서 타인과 이야기하면서 혹은 뭔가를 생각하면서 수족(手足)을 움직여서는 안 된다.

여섯째, 동양의 고대 철학 유파는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주동파(主動派), 주정파(主靜派)와, 동정중간파(動靜中間派)다.

태극권도 이상의 3파 속에서 요점을 따서 태극권의 동작에 대해<동중구정(動中求靜), 정중구동(靜中求動), 정극생동(靜極生動), 동극생정(動極生靜)>(동(動)속에서 정(靜)을 구하며, 정(靜) 속에서 동(動)을 구한다. 정(靜)의 극치에서 동(動)이 나오고, 동(動)의 극치에서 정(靜)이 나온다)을 구하고 있다.

일곱째, 우주는 원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태극권의 동작도 원형이다. 그 궤적은 소원(小圓), 대원(大圓), 타원(橢圓), 반원(半圓), 호형(弧形), 나선형(螺旋形)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동작은 <처처원활(處處圓活), 사곡비곡(私曲非曲)>(가는 곳마다 모두 활발한 원형을 보이고 있고, 구부러진 것 같지만, 실제는 구부러지지 않았다)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신체의 긴장을 풀고 원활하게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여덟째,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태극권은 <내외구련(內外俱鍊)>(체내의 경기(經氣)와 근육을 함께 단련시킨다)을 중시하고 주로 전신에 신경을 쓰고 있으나, 체조는 근육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서양적인 체조와 태극권과의 커다란 차이라 할 수 있다.


허일웅 heoilu@drean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