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여유 즐기며 '소박한 식사'

브런치(Brunch). 아침을 의미하는 브랙퍼스트(Breakfast)와 점심이라는 뜻을 가진 런치(Lunch)가 만나 새로운 단어와 문화가 탄생했다.

굳이 우리말로 바꾸자면 ‘아점’이라고 해두면 될 것 같다. 흔히들 브런치를 주말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부스스한 옷차림을 한 채 집 근처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게으름뱅이들의 전유물로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무겁지도 않은 식사를 할 수 있어 좋고 또 평일에는 엄두도 내지 못한 여유를 한껏 누려볼 수 있으니 색안경 끼고 볼 일만도 아닌 것 같다.

유럽이나 미국, 아니 가까운 홍콩에만 가 봐도 상당수의 레스토랑에서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우리나라 돈으로 1만원 정도면 샐러드와 토스트, 계란이나 베이컨, 그리고 커피나 티 정도의 음료를 먹을 수 있으니 그 모양새 또한 소박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엔 우리나라에도 브런치를 서비스하는 곳이 꽤 많이 생겨났다. 그 중 이태원과 청담동을 중심으로 브런치가 소개되면서 주말을 보다 특별하게 보내고자 하는 이들로부터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브런치가 ‘가정식’분위기를 띤데 반해 청담동 트라이베카 내에 자리한 카페 ‘그레잇(greEAT)’은 보다 스케일이 크다.

따로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미식가들 사이에서 이곳의 샐러드나 수프, 빵은 꽤 소문이 자자하다.

때문에 특정 시간만 브런치 메뉴를 운영하는 다른 곳과는 달리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브런치를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브런치에 어울리는 메뉴는 샌드위치와 수프, 샐러드가 기본. 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미니롤과 그라탕도 선보이고 있다.

자체 베이커리를 갖추고 있어 매일 따끈하고 신선한 빵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샐러드나 수프를 주문하면 그날 구운 빵을 함께 서비스한다.

샐러드 중에서는 상큼한 식초 드레싱을 얹은 트라이베카 모듬 샐러드와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연두부 샐러드가 인기다.

특히 연두부 샐러드에는 신선한 야채와 가쓰오부시가 함께 나와 식욕을 더욱 돋운다. 여기에 빵이나 수프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그레잇의 분위기도 편안하게 식사를 하는데 일조한다. 카페의 상당 부분을 유리로 마감한 글래스 하우스로, 항상 따뜻한 햇살이 내려 앉아 저절로 이완이 되게끔 해준다. 나무가 많아 마치 실내정원에 앉아 있는 듯하다.

한편 이름이 생소한 메뉴 탓에 주문을 망설이는 이들을 위해 사진을 따로 정리한 메뉴를 서비스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메뉴 : 파니니샌드위치 1만3,000원, 호박크림수프 1만1,000원, 트라이베카 모듬샐러드 1만4,000원, 연두부샐러드 1만5,000원, 미니롤 1만6,000원, 해산물탕면 1만8,000원, 스튜파스타 1만8,000원, 중화풍떡볶이 2만1,000원, 케?藥?6,000원. 모든 메뉴 테이크 아웃과 베이커리에서 빵 구입 가능.

찾아가는 길 : 학동사거리 디자이너클럽 옆길로 약 2~3분 가량 올라오면 왼쪽 회색건물에 ‘TriBeCA'가 보인다. greEAT은 3층에 자리.

영업시간 : 오전 10시30분부터, 명절 당일만 휴무. 02-3448-4555~6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