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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雪國' 선자령 눈꽃 트레킹
눈덮인 고갯마루에 서서 백두대간의 파노라마에 취하다



대관령은 우리나라에서 눈이 많이 내리는 다설지역에 속한다. 그래서 ‘폭설’하면 흔히 대관령을 떠올릴 정도로 영동지방은 눈이 잦지만, 올해엔 기상 이변으로 눈구름이 서해안 지역에만 폭설을 쏟아놓는 통에 정작 눈으로 뒤덮여야할 영동지방은 눈발이 뜸했다. 그래도 전통의 대설지역답게 1월이 되면 눈보라가 제법 휘날릴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장기 예보다.

완만하고 부드러운 선자령
대관령 고갯마루 북쪽에 있는 선자령(仙子嶺, 1,157m)은 맑은 날이면 강릉 시내와 동해의 파란 물결, 그리고 우리나라 최대의 고위평탄면인 대관령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남으로는 능경봉~고루포기산, 북쪽으론 황병산~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장쾌한 마루금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선자령의 높이는 1,157m에 이른다. 1,000m가 훌쩍 넘는 높이라 겨울 산행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레 겁을 집어먹을 수도 있으나, 산길 초입인 대관령 고갯마루가 832m이니 만큼, 정상과의 표고차는 마을 뒷산 정도인 325m밖에 안 된다.

게다가 산길 주변이 완만한 목장을 이루고 있어 초보자도 방풍덧옷이나 아이젠 등 장비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선자령은 겨울 눈꽃 트레킹의 대표적인 대상지로 손꼽힌다.

옛 영동고속도로 상행선휴게소 주차장 근처의 산불감시초소 옆으로 난 큰길을 따르면 대관령국사성황사와 산신각이 나온다. 이곳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목록에 오른 강릉단오제의 중요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단오 20일 전인 4월15일에 여기서 국사서낭제를 지낸다. 그리고 국사서낭신의 신체인 신목(神木)을 모셔 들고 산을 내려와 시내의 대관령국사여성황사로 모신 뒤에야 단오제의 막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 낭원대사 오진탑비 등 보물 두 점이 있는 보현사.

이어 국사성황사 오른쪽으로 난 산길을 오르면 곧 항공통제소까지 이어진 콘크리트 길을 만난다. 이 길을 300m 정도 걸으면 선자령 가는 본격 산길이다. 여기서 새봉 지나 선자령까지는 완만한 오르막. 산길은 키 작은 나무 사이로 나있고, 왼편으로는 대관령목장의 설원이 펼쳐진다.

이렇게 눈길을 헤치고 1시간 정도 걸으면 새봉에 도착하고, 새봉에서 선자령 정상까지는 40여 분 소요된다. 역시 산길은 널널하다. 그러나 만약 방한복을 완벽히 갖추어 입지 않으면 금방 동태가 될 정도의 칼바람이 부는 곳이다.

선자령에서 하산하는 방법은 세 가지. 우선 선자령 정상을 좀더 지난 ‘선자령 나즈목’에서 보현사가 있는 계곡으로 가는 방법이 있고, 선자령에서 대관령 방향으로 100여m 다시 되돌아와서 어흘리의 초막골로 내려가는 방법도 있다. 두 코스 모두 아이젠이 꼭 필요할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다. 그러므로 일행 중 노약자가 있거나 대관령휴게소에 주차해놓았다면 대관령으로 되돌아가는 게 안전하고 편리하다.

전체적으로 선자령 산길은 험하지 않지만 능선엔 늘 칼바람이 불고 산길은 꽁꽁 얼어있으므로 반드시 방한복과 아이젠을 준비해야만 한다. 왕복 3~4시간쯤 걸린다. 승용차 운전자는 눈길ㆍ빙판길에 대비해 반드시 스노체인을 준비해야 한다.

한편, 대관령눈꽃축제 행사 중의 하나인 선자령 눈꽃등반대회는 1월15일(일) 오전 10시에 옛대관령휴게소 앞에서 시작한다. 이 날은 산행 내내 줄서서 가야 할 정도로 인파가 많이 몰린다. 대관령눈꽃축제위원회 033-336-6112

설원으로 바뀌는 대관령 양떼목장
대관령 간 김에 들러 봐야 할 곳이 있다면 바로 대관령 양떼목장(033-335-1966 017-715-1966)이다. 선자령 초입인 옛 대관령휴게소(상행선)에서 왼쪽의 ‘대관령 양떼목장’ 이정표를 따라 진입하면 이내 목장이 나온다.

양떼가 푸른 초원에서 풀을 뜯는 평화로운 목가적인 분위기는 아쉽게도 겨울 목장에선 만날 수 없으나, 대신 우리 안에 있는 양들에게 먹이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건초를 한 봉지(어른 2,500원, 학생 2,000원) 사서 목을 빼고 기다리는 양들에게 내밀면 녀석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치운다.

목장엔 모두 200여 마리의 양이 있는데, 이 양들은 뉴질랜드 원산의 코리데일 종으로, 털과 고기 생산용으로 기르는 모육 겸용종. 2~3년 전까지는 양털을 깎아 양털이불 원료를 생산했으나 지금은 관광용으로만 기르고 있다.

양떼목장은 겨울엔 설원으로 탈바꿈한다. 눈 덮인 초원을 감상하며 눈길을 잠시 오르면 아담한 눈썰매장이 반긴다. 목장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비료 푸대 눈썰매장이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떠날 줄 모른다.

전망 좋은 언덕엔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세트장으로 쓰였던 통나무 움막 한 채가 있다. 목장 주변 산책로는 전체 1.4㎞. 온 가족이 눈길을 걸으며 양에게 먹이도 주고, 눈썰매를 타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별미 대관령 덕장에서 생산된 황태는 통통하고 껍질이 붉은 황색의 윤기가 나며 육질이 부드러워 인기가 있다. 황태 요리는 황태회관(033-335-5795), 송천회관(033-335-5943)이 유명하다. 황태해장국 1인분 5,000원, 황태구이정식 1만원. 횡계 로터리 근처의 납작집(033-335-5477)은 오징어와 삼겹살을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구워낸 오삼불고기를 잘한다. 1인분에 7,000원.



▲ 황태덕장

숙식 양떼목장에선 숙박을 할 수 없다. 대신 대관령휴게소에서 승용차로 10여분 거리의 해피그린(033-336-1234 www.happygreen.net)은 대관령목장 안에 콘도형 숙소를 여럿 마련해 놓았다. 숙박료는 4인 가족 기준 10만원 안팎. 이외에도 용평리조트 주변으로 대관령아름다운펜션(033-335-4178), 대관령가는길(033-336-8169) 등 펜션이 많다.

교통 △영동고속도로(강릉방면)→횡계 나들목(우회전)→횡계→456번 지방도→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상행선). △서울→횡계=동서울터미널에서 매일 12회(06:32~17:10) 운행하는 강릉행 시외버스를 이용해 횡계터미널 하차. 3시간 소요, 요금1만2,100원. 횡계터미널 전화 033-335-5289 △횡계터미널에서 대관령휴게소까지는 택시 이용. 택시비 7,000원. 횡계개인콜택시 전화 033-335-6263




글·사진 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


입력시간 : 2006-01-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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