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건강을 80세까지

노인에게 겨울철 감기만큼이나 흔하게 찾아오는 관절염. 관절 및 그 주위의 근육이나 뼈가 아프고 뻣뻣해지는 질병을 통틀어 말한다.

크게 나이가 들면서 관절연골이 닳아 생기는 퇴행성관절염과 만성적인 염증을 동반하는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나뉜다. 이밖에 통풍, 혈우병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이 있다.

이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 퇴행성관절염이다. 퇴행성관절염은 55세 이상자의 약 80%에서 나타나며 75세 이상의 노인은 거의 모두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관절을 오래 사용한 결과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발생하지만 비만이나 심한 운동으로 관절에 무리를 많이 주거나 젊은 시절 관절을 다친 경우엔 조기에 발병할 수도 있다.

자동차를 오래 타면 낡아서 고장이 잘 나거나, 이전에 고장이 났는데도 고치지 않고 타서 내부가 쉽게 망가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엉덩이, 무릎, 척추처럼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에 잘 생긴다. 관절을 오랜 시간 사용한 뒤에 통증이 나타나므로 주로 저녁이나 잠자기 전에 고통이 심하다.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면역계 이상으로 인한 ‘자가 면역성 질환’으로 주로 손가락이나 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에 침범하며 주로 아침에 뻣뻣함과 통증을 호소한다.

관절염 통증은 평소에도 거동과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지만 기온이 내려가면 통증은 더 심해진다. 겨울의 찬바람에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관절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새벽부터 온찜질 등을 통해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면 관절 부위의 경직이 풀려 낮 동안 움직임으로 인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가는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처럼 퇴행성관절염도 일단 시작되면 진행을 막거나 이전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관절기능을 향상시킬 수는 있다.

우선 관절이 많이 아프고 붓거나 열이 나면, 관절염이 한창 진행 중이므로 가능한 안정을 취하면서 물리치료나 약물, 주사치료를 받아야 한다.

뜨거운 목욕이나 샤워, 찜질 등으로 관절을 따뜻하게 해주면 통증과 뻣뻣한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열성 질환인 류머티스 관절염의 경우 따뜻한 찜질은 오히려 독이 되므로 금물이다. 차가운 얼음찜질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흔히 통증 때문에 운동을 꺼리기 쉬운데 장기간 운동을 하지 않으면 관절이 굳어지고 근육도 약해져 더욱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무릎 관절염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에는 무릎을 최대한 구부렸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는 관절 가동범위 운동이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엔 움직이지 않은 자세에서 근육에 힘만 주는 것을 5~10초 정도 반복 시행해도 근육이 강화돼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누워서 무릎을 편 상태로 다리에 힘을 준 후 천천히 올렸다가 5~10초 후에 내리는 운동도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관절염 환자의 경우 조깅, 에어로빅, 등산 등 관절에 무리를 주기 쉬운 운동은 피해야 한다. 수영이나 수중보행, 실내 자전거타기 등이 효과적이다.

과다한 운동은 통증을 유발하므로, ‘조금씩 자주’ 시작해 점차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관절이 지탱해야 하는 힘도 커지므로 생선이나 과일 등 열량이 적은 식사를 하고 활동량을 늘려 체중조절을 해야 한다.

체중조절과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인 치료를 계속하는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통증이 계속 심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퇴행성 변화가 심하여 처음부터 다른 치료로는 증상이 좋아질 것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엔 관절내시경 수술, 연골이식술, 인공관절 치환술 등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김선구 세종병원 정형외과 과장 sjhosp@sejong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