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타이거 어흥, "맛도 왕입니다요"

동남아시아 여행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태국이나 필리핀 여행 중에 절대 빠지지 않는 요리가 바로 씨푸드 바비큐. 우리나라에서 평소 큰맘 먹고 사먹을 수 있는 랍스터나 게, 대하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기회다.

그중 블랙타이거라는 새우는 우리나라 서해에서 잡히는 대하보다도 훨씬 큰, 동남아시아의 특산품. 태국 요리에서 코리엔더만큼이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게 바로 이 블랙타이거다.

?c얌꿍과 같은 수프 요리, 볶음밥이나 면요리, 바비큐 등 그 응용범위가 꽤 넓은 편이다. 이렇게 크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새우를 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환호하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런 블랙타이거를 손쉽게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태국으로 직접 가야하는 건 아니니 안심하길. 태국산 새우를 서울로 공수해오는 것이다.

바로 아차산역 부근에 자리잡은 새우요리전문점 ‘꿍꾸라담’이다. 생소한 이름처럼 들리지만 태국어로 꿍은 ‘새우’를, 꾸라담은 ‘검은색’을 의미한다. 쉽게 풀어 검은 새우, 즉 블랙타이거다.

꿍꾸라담에 들어서면 얼음 속에 담겨진 새우들이 가장 먼저 손님을 반긴다. 새우는 크기에 따라 A~D사이즈까지 구분을 해 놓았는데, 이중 A가 블랙타이거, B가 우리나라의 대하 정도의 크기다.

직접 그날 판매되는 새우를 보고 고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3일에 한번 태국의 새우양식장에서 냉장상태로 공수해 오기 때문에 수입산이지만 맛과 신선도에 있어서만큼은 국산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새우 요리도 다양하다. 가장 일반화된 소금구이 외에 볶음, 찜, 튀김류를 선보이고 있다. 일단 새우만 고르고 원하는 스타일을 주문하면 된다. 구이는 소금구이뿐만 아니라 살사소스나 매콤한 간장소스 구이도 있다.

볶음류는 약간 중식에 가깝다. 두반장이 가미된 매콤한 소스는 여성들에게, 통후추와 콩소스가 가미된 새우볶음은 아이들에게 인기다.

튀김류는 얇게 옷을 입혀 껍질째 고온에서 튀겨내 통째로 먹을 수 있다. 원래 먹는 것 반, 버리는 것 반인 게 새우지만 튀김만큼은 버리는 게 하나도 없다.

머리까지 알뜰하게 먹을 수 있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마늘소스와 간장소스, 칠리와 발사믹 등 고를 수 있는 소스도 여러 가지다.

새우는 꽤 푸짐하다. 라지 사이즈는 500g, 미디움은 250g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블랙타이거 라지는 5~6마리가 올라가고, 이는 여성들 3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다음으로 작은 새우는 B로 분류되는데, 500g 기준으로 대략 10~12마리 정도다. 새우를 적게 주문하고 샐러드나 볶음밥을 곁들이는 것도 방법이다.

볶음밥에도 칵테일 새우가 아닌 블랙타이거가 들어간다. 새우춘권과 새우부추만두는 애피타이저로 잘 어울린다. 점심에는 얼큰한 새우뚝배기탕과 지리, 쌀국수로 만든 꿍꾸라담특면 등을 선보이고 있다.

메뉴: A/B-(L사이즈)30,000원~(M사이즈)15,000원,C-(L사이즈)19,000원~(M사이즈)10,000원, D-(L사이즈)17,000원~(M사이즈)9,000원. 새우샐러드 7,000원, 새우춘권 4,000원, 새우뚝배기 6,000원, 꿍꾸라담특면 7,000원.

영업시간 : 오전 11시~밤 12시까지. 연중무휴.

찾아가는 길 : 5호선 아차산역 1번 출구에서 군자역 방향으로 약 5분간 직진. 대로변에 큰 새우가 달린 간판이 보인다. 02-452-6780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