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여행 - 청담동 · 명동 딤섬

우리네 만두와 비슷한 중국의 ‘딤섬’. 몇 년 전까지 딤섬을 주메뉴로 내걸고 국내에서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 시내에 문을 연 딤섬 전문점 2곳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 잡으며 ‘중국 만두로는 어렵다’는 통설을 뒤엎고 나섰다.

서울 청담동에 자리잡은 ‘난시앙’(南翔)과 명동 시내 한복판에 들어선 ‘딘타이펑’(鼎泰豊).

나란히 지난해 오픈한 두 집은 모두 딤섬의 일종인 ‘소롱포’(小籠包)(딘타이펑에서는 원음대로 샤오롱바오라고 부른다)를 전문으로 한다. 각각 중국 상하이와 대만에서 명성을 날리는 곳들인데 한국에 처음 선을 보였다.

밀가루 피에 속을 넣어 싼 형태인 소롱포는 겉모양부터 만두와 똑같다. 다른 점이라면 만두피 안에 육즙이 가득 들어 있다는 것인데 소롱포는 정확히 ‘육즙이 가득 들어 있는 만두’를 뜻한다.

손으로 빚은 얇은 피가 투명한 듯 빛이 나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것이 특징. 두 곳 다 손님들이 직접 볼 수 있는 1층 홀 바로 옆에 유리로 둘러싸인 주방에서 조리사들이 소롱포를 직접 싸서 바로 쪄낸다.

‘렁쯔’라 불리는 대나무 찜그릇에 담겨 나오는 소롱포는 뜨거울 때 먹어야 한다. 뚜껑을 열자 마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보여 ‘김이 열기를 몰고 달아날까 봐’ 본능적으로 얼른 젓가락이 간다.

먹는 방법은 약간 독특하다. 이유는 육즙이 들어 있기 때문. 그대로 입 안에 넣어 씹어 버리면 뜨거운 육즙에 혀를 데기 십상이다. 그래서 소롱포를 수저에 얹은 뒤 살짝 깨물어 터뜨린 뒤 육즙을 먼저 마시는 것이 첫 순서다. 그래도 입안을 데일까 걱정되면 아예 젓가락으로 터뜨리면 된다.

소롱포 한 접시(6~10개)는 2명이서 나눠 먹기에 충분하다. 일행이 3~4명일 경우엔 속으로 새우나 게살, 부추 등이 들어간 다른 종류를 같이 시키면 여러 메뉴 맛을 보면서 양도 맞출 수 있다.

▲ 명동 '딘타이펑' 왕만두


딘타이펑에서는 꽃모양의 새우만두인 ‘샤런 샤오마이’나 야채고기 왕만두인 ‘차이로우 따바오’등이, 난시앙에서는 빨대로 속을 빨아 먹는 ‘탕빠오’가 또한 인기메뉴다. 만두라기보다 수프에 가까운 탕빠오는 만두피에 고기 게살 관자로 끓인 ‘뜨겁고 진한’ 육즙이 가득 담겨 있다.

식사 메뉴로는 면과 볶음밥이 다양하고 수프나 냉채 등 간단한 애피타이저 메뉴도 있다.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이기 때문에 포장은 해주지만 결코 권하지 않는다. 난시앙 경우는 중국 본점과 똑같이 밥 종류만 내놓으며 중국인 조리장이 절대로 포장을 못해주게 고집한다.

딘타이펑

메뉴 샤오롱바오 1접시 8,000원. 왕만두 3,500원. 면 종류는 3,000~8,000원.
찾아가는 길 명동 롯데 영플라자 건너편, 한글로 쓰인 '딘타이펑' 간판은 작아서 잘 안 보인다. 대신 빨간색 바탕에 한문으로 '鼎泰豊'이라고 쓰인 간판이 눈에 띈다. 1, 2층 230석. 10~30인용 룸(혹은 부스) 3개. (02)771-2778

난시앙

메뉴 6가지 소롱포가 각각 1접시 7,000~1만5,000원. 탕빠오 6,000원. 밥 종류는 1만1,000원.
찾아가는 길 청담동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청담4거리 사이 캘빈클라인 뒷블록 코모빌딩 2층. 모두 100석. 6~36인용 룸 4개. (02)3446-0874




글·사진=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