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병원 디스크 수핵 흘러 중추신경 압박하면 다리마비 등 증상6주~3개월 정도 보존적 치료 뒤 수술 여부 판단해야

요즘은 뜸한 편이지만, 척추ㆍ관절분야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최신 치료법이 쏟아져 나온 때가 있었다. 이름도 생소한 이런 치료법들 중에는 주사 한방이면 된다는 것도 있었고, 전기로 지져서 낫게 해준다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치료 효과를 검증받고 아직까지 살아남은 치료법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척추ㆍ관절 치료기술은 미국과 맞먹는 수준이지만 정작 중요한 재발률은 미국의 2배에 달하는 실정이다.

우리 주변에는 목디스크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목디스크란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자리잡아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노화ㆍ외부 충격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터져나와 척추 신경을 압박하면서 갖가지 증상을 유발하는 병이다.

목디스크 증상은 디스크가 빠져나온 위치와 신경압박 정도에 따라 다르다. 가장 흔한 것이 목의 통증이고, 어깨나 팔이 당길 수도 있다.

찢어진 디스크에서 흘러나온 수핵이 신경의 가지만 누르는 것이 아니라 중추신경을 심하게 압박하는 척수증 경우 다리에 힘이 점점 빠지는 마비 증세나 대소변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응급상황이기 때문에 곧바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목이 아프고 팔이 자꾸 당긴다”면서 척추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을 실제로 진단해 보면 목디스크, 즉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많다.

목과 팔의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에는 목뼈가 좁아지거나 염증이 생기는 경추 협착증이나 경추 관절염 등 다른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만일 청소년이 이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면 나쁜 자세나 잘못된 생활습관 탓에 골절이 뒤틀리고 염증이 생겨난 ‘만성 염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목디스크 환자는 주로 중년 이후의 40~60대층에 많다.

목디스크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은 디스크가 터져나와 척추 신경을 누르는 데다 상처 난 부위에 염증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통증이 아주 심하지 않으면 소염제와 물리치료를 먼저 받는 것이 보통이다.

스테로이드 성분이나 소염제를 투여함으로써 염증과 통증을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다. 주로 온열찜질이나 초음파를 이용하여 열을 가하는 물리치료는 혈액순환을 개선함으로써 통증을 완화시켜주지만 망가진 디스크를 근본적으로 고치하지는 못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신경치료 또는 신경차단술이라고도 부르는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이른바 보존적 치료다. 그렇다면 보존적 치료는 얼마나 받아야 하고, 또 수술은 언제 해야 하는 걸까.

척추ㆍ관절 전문병원 KS병원의 송금영(41)원장은 이와 관련 “보존적 치료 기간은 6주~3개월 정도 지속돼야 한다”면서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았는 데도 ‘너무 아파 못 살겠다’고 할 정도이거나 재발하는 경우라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수술로 넘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적 증상에다가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소견을 함께 참작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즉MRI 사진 판독 결과 디스크 상태가 아주 나쁜 경우라면 수술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6개월~1년 더 추적 관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중추신경 압박이 극심한 척수증으로 하반신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오면 지체 없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망가진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이다. 목의 앞부분으로부터 3~4㎝ 정도 째고 들어가 디스크를 파낸 다음 골반 뼈 등을 이식해 넣은 뒤 나사못 등으로 고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전방유합술이라고 한다. 목의 앞쪽부터 절개하는 이유는 중추신경을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뼈 이식은 척추 뼈가 맞닿아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요즘에는 인공디스크 수술을 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인공디스크 수술이란 망가진 디스크를 제거한 다음 인공디스크를 끼어넣는 것으로, 척추의 움직임이 좋다는 것이 큰 이점이다. 다만 치료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약점이다.

이에 대해 송 원장은 “병도 고치고 척추의 움직임도 좋아지기 때문에 꽤 괜찮을 방법일 수 있다”면서도 “퇴행성 변화가 심한 60대 이후 환자라면 시술 후 통증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신중한 결정을 당부한다.

"디스크 수술, 후유증 염두에 둬야"

송금영 원장이 목 디스크 치료볍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임재범 기자
송금영 원장이 목 디스크 치료볍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임재범 기자

디스크 치료법은 단순하게 보자면 크게 2가지다. 그냥 아픈 대로 살거나 아니면 왕창 뜯어 없애는 것.

환자도 두 부류다. 그냥 놔둬도 될 것을 “뿌리를 뽑아달라”며 강력히 요구해 공연히 건드렸다 사서 고생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수술하면 큰 일 난다던데”하면서 꾹 참고 방치하다가 다리 마비가 오고서야 가슴을 치고 후회하는 환자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KS병원 송금영 원장은 ‘보수파’다. 적어도 치료 원칙에서는 분명 그러하다.

“잘 모르겠습니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어요.” 디스크 치료법에 대해 또박또박 설명을 하다가도 말 중간 중간에 이런 미적지근한 표현이나 유보적인 답변을 자주 곁들인다.

심지어 “크게 손 대면 되레 크게 망가질 수 있다”며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망가진 만성 질환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치료에 대한 신중론까지 서슴없이 드러낸다.

송 원장은 또 의사들이 먼 훗날의 후유증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환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공디스크 수술을 하면 100년은 끄떡없다고 홍보하는 곳도 있다면서 “이는 아주 무책임한 말이다”고 비판한다.




송강섭 의학전문기자 speci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