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대표적 석호, 갯배·아바이 순대 등 즐길거리·먹거리 풍성










남한 제일의 관광도시로 꼽히는 속초. 백두대간의 수려한 명산인 설악산이 솟아 있고, 영랑 · 청초호라는 석호가 아름다우며, 바다로 나가면 동해의 거센 파도가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곳이다.

속초의 중앙동 · 금호동 · 청학동 · 교동 · 조양동 · 청호동으로 둘러싸인 청초호(靑草湖)는 둘레가 5km 정도에 이르는 큰 호수다.

가까이에 영랑호와 청초호가 쌍둥이처럼 나란히 있다 하여 쌍성호(雙成湖)라고도 불렸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조선시대엔 수군만호영을 두고 병선을 정박시켰다고 한다.

일반적인 청초호 조망 포인트는 1999년 강원국제관광엑스포 때 세워진 엑스포타워. 그 꼭대기에선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 설악의 장관과 청초호와 동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이용 시간은 09:00~21:00. 요금은 어른 1,500원 어린이 800원.

엑스포공원 한쪽엔 강원도 도자미술의 산실인 석봉도자기미술관(033-638-7711)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엔 석봉 조무호 관장의 시대별 작품들을 비롯해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대형 원형 접시에서부터 중국 도자기, 일본 도자기 등 각국의 도예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 중 도자기벽화는 백두산 · 금강산 · 설악산 등 자연을 소재로 정밀묘사한 작품들과 세종대왕 · 명성황후 등 역사적 인물을 묘사한 작품들이다. 관람료는 성인 3,000원 어린이 1,000원. 관람 시간은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동명항 횟집타운은 자연산만 취급한다.

속초는 6 · 25전쟁이 터지기 전까지는 동해안의 작은 포구였다. 그러다 1 · 4후퇴 때 흥남철수작전으로 함경도 원산 · 함흥 · 청진 등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휴전이 되자 고향 가는 길목이면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속초로 하나 둘 몰려들었다.

그들은 청초호 옆의 청호동 모래톱 위에 아쉬운 대로 움막 같은 쪽방을 짓고 어려운 삶을 이어갔다. 이 마을은 함경도 노인들이 많이 산다고 하여 ‘아바이 마을’로 불린다. ‘아바이’는 할아버지, 노인을 뜻하는 함경도 사투리.

남북 이산가족문제가 불거졌을 때 외엔 관심 끌 일이 많지 않던 이 마을에도 요즘엔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이는 2000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가을동화’ 때문이다.

특이하게도 내국인보다 대만 · 중국 · 일본 등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이 더 많다. 이들은 은서(송혜교) 엄마가 장사하던 허름한 슈퍼마켓에서 물건도 사고 청초호 갯배도 타면서 은서와 준서(송승헌)의 애틋한 정을 느끼고 돌아간다.

갯배는 아바이마을의 교통수단이다. 긴 철선 두 가닥을 호수 양안에 느슨하게 매어 놓고 철선 하나에 각각 배를 한 대씩 고정시킨 다음 갈고리를 철선에 걸어 잡아당기면 건너편 선착장에 닿는다.

휴전 후 이곳에 정착한 ‘조막손영감’이라고 불리던 노인이 20명쯤 탈 수 있는 뗏목을 만들어 뱃삯을 받은 것이 갯배의 효시라고 한다. 뱃삯은 편도 200원.

동명항에서 바라보는 설악 풍광 일품 속초 시민들은 청초호 안쪽에 위치한 부두를 속초항, 바다 쪽 외항을 동명항이라 구분하여 부른다. 동명항에 붙어있는 영금정(靈琴亭)은 이 부근의 갯바위지대를 일컫는 명칭이다.

청초호에서 바라본 설악산.

해맞이 정자가 서있으나 정자 이름이 아니라, 파도가 바위산에 부딪치는 소리가 신비해 마치 신령한 거문고 소리 같다고 하여 유래한 지명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일제시대에 속초항을 개발할 때 이 바위산을 부숴 방파제를 쌓는 바람에 지금처럼 널찍한 갯바위 지대로 형태가 바뀌었다.

영금정에서 바로 옆 가파른 언덕의 계단길을 10분쯤 오르면 속초의 제1경인 속초등대가 나타난다.

설악산 쪽을 바라보면 대청봉과 달마봉, 울산바위를 비롯한 설악의 빼어난 산세와 속초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은 날엔 북쪽 해금강 자락도 보인다고 한다. 아쉽게도 현재는 보수공사 중이라 개방하지 않는다.

동명항 최고의 매력은 바로 청초호와 어울린 설악 풍광이다. 특히 항구 바깥쪽의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설악산은 감동적이다. 고깃배 오가는 청초호 너머로 속초 시가지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그 너머로는 울산바위의 거대한 몸체와 백두대간의 장쾌한 산줄기가 두 눈을 압도한다.

별미
청초호에 가면 돼지의 대창(큰 창자)과 막창을 손질해 찹쌀과 좁쌀, 선지와 고사리, 숙주 등을 넣고 쪄낸 함경도식 왕순대인 아바이순대를 맛봐야 한다. 갯배 선착장에서 아바이마을로 이어지는 골목 안엔 아바이순대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여럿 있다. 다신식당(033-633-3871)이 원조집이다. 아바이순대(1접시)1만~3만원, 오징어순대(1접시)1만~3만원, 순대국 5,000원.

교통
△ 서울→영동고속도로→대관령→강릉→현남 나들목→7번 국도→양양→속초. 서울→6번 국도→양평→44번 국도→홍천→인제→원통→한계령→양양→7번 국도→속초.
△ 서울→속초=강남터미널에서 매일 30분 간격(06:30~23:30) 운행. 서울서 4시간 소요. 요금 일반 13,900원 우등 20,500원 심야 22,600원. 동서울터미널에서 30여 회(06:25~23:00) 운행.
△ 부산→속초=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주간은 매일 8회(06:58~14:02), 심야는 매일 3회(21:00 22:20 23:30) 운행. 7시간 소요. 주간 33,800원 심야 37,200원.
△ 광주→속초=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매일 4회(09:00~19:00) 운행. 6시간 소요. 요금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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