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수확 체험 - 남양주·논산·거창 등 딸기농장 가족 탐방코스 인기

꽃이 만발하나 싶더니 어느새 봄이 무르익었다.

봄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과일, 딸기. 상큼한 딸기 농장에서 무르익은 봄을 맛볼 수 있다. 요즘은 비닐하우스 재배가 좋아져 딸기 수확이 겨울부터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제철에 체험하는 게 제맛이다.

먹음직스러운 딸기를 직접 따는 재미가 쏠쏠하며 수확한 딸기로 잼이나 주스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고, 도자기 빚기나 나무 곤충 만들기 등도 체험할 수 있어 가족 봄나들이로 그만이다.

유기농 건강 딸기

다산유적지로 유명한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마현마을. 이곳에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딸기농장이 있다.

800여 평의 딸기밭을 가꾸는 대가농원이다. 13년 전부터 유기농법으로 채소를 가꾸기 시작해 몇 해 전부터는 딸기도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키우고 있다. 한창 딸기가 익는 요즘은 우유나 계란을 영양제로 준다고.

비닐하우스 안은 후텁지근한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이마에서 땀이 송글송글 굴러 떨어진다.

하지만 탐스럽게 익은 딸기를 보노라면 땀 좀 흐른들 대수냐 싶다. 빨갛게 잘 익은 것으로 골라 맛을 본다. 달콤하면서도 싱싱한 딸기 과즙이 입안에 가득 고인다. 유기농 딸기라 씻지 않고 그냥 먹어도 안심이다.

이곳 딸기는 일반적인 판매 루트를 거치지 않는다. 수확 체험을 하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아 굳이 일반에 판매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주중에는 유치원에서 체험을 오고 주말에는 단체, 가족 등이 줄이어 방문한다. 원하면 딸기잼 만들기도 해볼 수 있다. 요즘은 수확 체험, 점심 식사, 잼 만들기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즐기는 이들이 많다. 농장에서 기른 유기농 채소로 차린 점심도 별미이다.

딸기 수확 외에도 감자·고구마 캐기, 두부 만들기, 김치 담기 등 시기별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5평 규모의 주말농장을 분양받아 직접 채소를 키울 수도 있다. 주말농장의 첫 번째 규칙은 무농약, 무화학비료.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해야 한다는 농장주의 철학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두물머리의 봄바람

딸기농장 바로 앞이 다산 유적지다. 정약용 선생의 생가, 묘, 기념관, 사당, 동상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선생이 발명해 실생활에 이용한 기중기 모형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유적지에서 나와 마현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시원스런 강물이 펼쳐진다. 호수 바로 앞에 차를 주차할 수 있어 편리하다. 드넓은 팔당호를 가운데 두고 마주 보이는 곳은 광주 분원리. 공터 주변에 한창 봄물이 오르는 버드나무 고목들과 흐드러진 야생화, 봄나물이 지천이다.

▲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강물 위에 유유히 떠 있는 황포돛단배가 고풍스런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이왕 내친 걸음, 조금만 더 움직여 두물머리 나루터까지 가보는 건 어떨까.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하나의 강으로 어우러져 춤추는 곳. 영화, 드라마, CF에 자주 등장해 너무나 익숙하다.

특히 커다란 느티나무는 두물머리의 터줏대감. 요즘엔 커다란 황포돛배가 떠 있어 더욱 고풍스런 풍경을 연출한다. 짙은 연둣빛으로 휘감은 버드나무와 개나리, 진달래가 두물머리의 봄을 화사하게 장식하고 있다.

논산, 거창도 인기

딸기 주산지로 알려진 논산에서는 딸기 수확뿐만 아니라 천연 염색, 도예 체험, 나무 곤충 만들기 등 여러 가지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농장에 도착하면 준비된 용기를 받아 딸기를 따서 담고 그 자리에서 마음껏 먹어도 좋다.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천연염색 체험은 황톳물, 소목물, 치자물 가운데 골라 물을 들인다. 현장에 체험 재료가 모두 구비되어 있지만 물들이고 싶은 옷이나 손수건 등을 가져가면 나중에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도예체험은 말랑말랑한 점토로 자신만의 토우나 테라코타를 만드는 것이다. 나무 곤충 만들기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나무 조각이 풍뎅이나 잠자리 같은 곤충들로 변신하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다.

경남 거창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딸기 산지다. 12월부터 5월 초까지 딸기 수확 체험을 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직접 딴 딸기로 잼과 주스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농장에 도착하면 농장주가 딸기가 자라는 과정이나 수확 방법에 대해 설명해 준다. 탐스럽게 주렁주렁 매달린 딸기를 보는 것만으로 입안에 침이 고인다. 농장에서 준비한 딸기 도시락에 가득 따 담으면 된다.

더 다양한 체험을 원한다면 딸기 수확 후 도자기 공예를 신청하는 게 좋다.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접시, 그릇, 컵 등 자신이 원하는 생활 자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체험정보

*남양주 마현마을 : 다산 유적지 바로 맞은 편에 대가농원이 있다. 5월 중순이나 말까지 딸기 따기, 잼 만들기, 유기농 점심식사 체험이 가능하다. 비용은 홈페이지(www.daega620.co.kr)나 전화로 문의. 대가농원 010-2225-6641

*논산 그린투어 : 논산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포도, 가을엔 사과 따기 체험을 한다. 비용은 딸기 수확 7,000원(300g), 천연 염색 5,000원, 도예체험 6,000원, 나무 곤충 만들기 7,000원, 점심식사 5,000원. 논산 그린투어 041-730-3385 www.nonsangt.net

*거창 서변마을 : 거창에서도 딸기 생산이 많은 거창읍 서변리. 딸기 수확 체험은 5월 초까지 가능하다. 비용은 어른 7,000원, 어린이 6,500원. 도자기 공예까지 포함할 경우 어른 1만7,000원, 어린이 1만6,500원. 수확 체험 시간은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홈페이지(seobyeon.invil.org) 혹은 전화로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서변마을 055-940-3841




글·사진 김숙현 자유기고가 pararang@empal.com